<와글와글NET세상> 뜨기 위해 벗는 걸그룹

일부러 속옷 노출 “벗어야 뜬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노출의 계절 여름을 맞아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최정상급 걸그룹들이 잇따라 컴백하며 ‘걸그룹 대전’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씨스타, 소녀시대, 원더걸스, 티아라, AOA, 에이핑크 등의 걸그룹에 이어 현아(포미닛), 미료(브아걸), 구하라(카라)까지 섹시 여가수들이 여름철 남심(男心)을 저격하러 나선 것이다. 이에 질세라 신인·무명 걸그룹들이 걸그룹 대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노출과 노골적인 댄스를 선보이고 있어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달 10일, 제4회 군산중앙고등학교 중앙페스티벌 축가공연에서 선보인 4인조 걸그룹 ‘밤비노’의 섹시댄스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밤비노의 리더 하담의 섹시댄스 유튜브 동영상이 업로드 2주 만에 820만4000건의 조회수(8월11일 기준)를 넘어섰다. 성인인증을 해야만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음에도 아찔한 노출 의상과 수위 높은 섹시댄스가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킨 결과다.

No팬티

해당 영상(1분31초 분량)에서 하담은 미국 힙합가수 Redfoo의 ‘New Thang’ 음악에 맞춰 섹시댄스를 선보였는데 양다리를 벌린 채 허리돌림을 강조한 댄스, 일명 ‘쩍벌춤’에서 주요부위 일부가 노출돼 누리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특히 공연을 주최한 해당 학교 측과 고등학교 축제임을 알고도 의상에 대한 규제를 가하지 않은 소속사 측은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다.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과 관련된 뉴스 보도에 ‘천박함의 끝’(Bunchson), ‘청소년들에게 섹시댄스가수 섭외라니’(hkhk****), ‘스트립쇼인 줄’(피돌이맨), ‘학교장 엄벌하라’(행운만복), ‘노팬티, 중요부위 보일랑 말랑’(만송이)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해당 유튜브 동영상의 댓글은 대부분 영어로 작성돼 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는 증거다. Yuu_Ren은 ‘Surprised. So many Korean girls group dress with so little on, dance and act too provocatively(놀랐다. 한국 걸그룹은 의상과 댄스, 그리고 행동이 너무 도발적이다)’, BornFreeCassie는 ‘What has happened to K-pop?(한국대중가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WaSiN Krak는 ‘No Underwear?(노팬티?) 등의 반응으로 호평보다는 불평을 한 외국인들이 많았다.

지난 6월23일 데뷔한 신인 걸그룹 밤비노의 멤버 은솔도 건양대, 영동대, 상명대, 전북대 등에서 과감한 노출 의상을 착용한 채 섹시댄스를 선보였다가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은솔의 직캠 유튜브 동영상은 이미 건양대(379만3400건), 영동대(154만800건), 상명대(257만8680건), 전북대(120만6600여건)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은솔 움짤’ ‘은솔 레전드’ 등의 연관 검색어를 통해 남성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밤비노의 타이틀곡 ‘오빠오빠’ 360VR영상(상하좌우가 모두 보이는 영상)은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497만3000건의 조회수를 넘어섰다.(이하 8월11일 기준)


지난해 1월 데뷔해 5장의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매한 걸그룹 ‘7학년1반’도 걸그룹 대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노출’을 강행했다가 과한 노출에 누리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지난달 9일, KNN틴틴콘서트 녹화 공연에서 7학년1반의 리더 백세희가 속옷퍼포먼스로 속바지가 아닌 팬티를 과감하게 노출시킨 것이다. 이 직캠 유튜브 동영상은 업로드 2주 만에 33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7학년1반에 대한 선정성 논란과 함께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신인·무명 걸그룹의 생존전략 ‘벗기’
“과연 실수일까?” 노이즈마케팅 지적

커뮤니티사이트 ‘뽐뿌’에서 누리꾼 아나이것참은 ‘백세희가 멤버 맏언니로서 총대를 멘 게 아니냐’, 아이쿵은 ‘요즘 걸그룹들은 실력이 아닌 노출 수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려 한다’, 익명요구자는 ‘꼭 저렇게 해야 뜨는 것일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외 수많은 누리꾼들이 백세희의 직캠 동영상의 속옷 노출 부분만을 캡쳐해 블로그에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직캠 동영상이 인터넷 및 SNS로 확산되면서 선정성 논란이 확대되자 7학년1반 소속사인 다른별엔터테인먼트는 “녹화 직전 의상 누락을 알게 돼 당황스러웠다”며 “바로 무대에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지난달 20일, 뒤늦은 해명을 제시했다. 속옷 노출 당사자인 백세희는 “평소와 똑같이 열심히 안무를 했고, 속바지를 안 입은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7학년1반은 그동안 용문고, 서해고, 동성고 등의 고등학교에서 공연 도중 짧은 치마를 걷어 올려 속바지를 노출시키는 속옷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달 20일 디지털 싱글앨범 ‘떨려요’로 컴백한 4인조 걸그룹 ‘스텔라’도 일명 ‘뜨기 위해 벗는 걸그룹’이라는 누리꾼들의 평이다. 스텔라의 이번 앨범 재킷 이미지와 티저 영상만 보아도 노출 수위가 얼마나 높은지 가늠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번 앨범의 재킷 이미지에서 스텔라는 밑단에서 허리까지 옆라인이 그대로 드러난 레드 치파오를 입고 끈팬티를 노출시켰다. 소속사 측은 끈팬티에 대한 선정성 논란에 대해 “끈팬티로 알려진 의상은 사실은 수영복이고 겉에 치마를 입으니 마치 끈팬티처럼 보인 것일 뿐”이라고 뒤늦게 해명 의사를 밝혔다.


2011년 8월 데뷔한 스텔라는 3년간의 무명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4번째 앨범 ‘마리오네트’(2014년 2월) 발매와 함께 섹시 컨셉을 내세운 ‘19금돌’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AV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자극적인 의상과 노골적인 댄스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나 끊임없는 선정성 논란에 휘말려야만 했다. 

지난 4월, KBS 2TV 파일럿 프로그램 <역지사지 소통쇼-대변인들>에 출연한 스텔라의 멤버 가영이 선정성 논란에 대해 “대형 기획사에 있는 분들은 천천히 계속 음반을 낼 수 있지만 우리처럼 작은 기획사는 힘이 세거나 돈이 많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번 낼 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이 논란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스텔라라는 그룹을 알리고 싶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과한 노출

개인블로그 운영자 욕망의항아리(vividx****)는 “스텔라의 이번 앨범의 테마는 뮤직비디오와 가사로 보아 ‘여성의 첫 경험’인 것 같다”며 “선정성 논란으로 수차례 지적을 받은 스텔라가 이번에는 더욱 과감한 섹시미를 안고 컴백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주목받지 못하면 끝나버리는 걸그룹의 세계에서 다른 걸그룹보다 더 야한 섹시 콘셉트로 가요무대에 선 스텔라의 용기가 대단하다”며 “선정성을 두고 더 이상 욕하고 싶지 않다”고 평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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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