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최근 국회 관련 기사 한 토막 실어본다.
『군 복무에 대한 사회적 보상 방안의 일환으로 대학이 장학생을 선발할 때 군 복무기간에 비례해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국회가 정부에 제안했다.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는 최근 활동을 종료하면서 채택한 활동결과보고서에서 이런 내용의 권고안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교육부는 대학 장학생 선발 시 다수가 똑같은 점수일 경우 의무복무를 마친 군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누이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세비 그냥 타 먹더라도 제발 일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었다. 일하지 않고 가만히 국고만 축내는 게 그나마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일을 하는데, 하면 상기와 같다.
툭하면 입사 시험 시 군 가산점 운운하며 헛소리하더니 급기야 대학에서 장학생 선발하는 일에도 군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가당치 않다. 신성한 국방의무의 본질을 떠나, 이 부분을 살피면 흡사 머리는 그저 장식용으로 달고 다니는 듯하다.
왜 그런지 상기의 내용을 차근하게 살펴보자. 두 부분에서 실기하고 있다. 먼저 국회가 왜 대학의 일에 참견하느냐의 문제다. 제 밑도 닦지 못하는 주제에, 하도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그저 가소롭기 그지없다.
다음은 병역의무가 대학생들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대학생의 경우 자신의 목표와 의지에 따라 재학 중에 혹은 졸업 후에 병역의 위무를 이행할 수 있다.
그런데 상기 내용대로라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혹은 입학 전에 군에 다녀오라는 의미로 비쳐진다. 건강한 남자라면 시간상의 문제지 예외 없이 병역을 필해야 하는데 장학금을 받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이유 불문하고 병역 먼저 필하라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이 땅의 남자들이 병역을 이행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려하지 않고 그저 생색내는데 안달하니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병역의무 이행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병역을 기피 혹은 면제받아 전혀 모르는 듯 보이는 인간들에게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겠다. 아울러 그를 통해서 병역을 이행함에 있어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살펴보기 바란다.
우리가 군 복무할 당시 복무기간은 33개월이었다. 하여 병역의무를 필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 3년을 휴학해야했다. 필자 역시 3년이란 기간을 휴학하고 병역을 필했다. 그 순간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는 뿌듯함이 알게 모르게 내게 스며있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자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군 복무를 위해 휴학했던 3년이란 기간이 선후배 사이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1, 2년 후배들은 직장에서 상사로 또 3년이나 후배 되는 인간들은 당당하게 나의 동기가 되어 있던 것이다.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는 뿌듯함이 직장생활하면서 상실감으로 바뀌었고 바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공정해야할 시험에 가산점 운운하는 헛소리가 아니고.
각설하고, 상기 내용을 살피면서 국회의원들의 생색내기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동조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문득 일어난다. 어차피 그 사람이야 병역을 이상한 방식으로 대체했으니 그 실상을 알 리 없기 때문이다.
여하튼 국회의원들에게 한마디 하자. 정말 올바로 일하고 싶다면 병역미필자들의 고위공직자 임명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또 우리가 후진국일 때 시행했었던, 운동선수들이 메달 땄다고 병역면제 시켜주는 한심한 제도를 당장 폐지토록 할 일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