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공영주차장 특혜 의혹

주차장 주면 시민들은 어디에?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HDC신라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으로 확정된 데에는 용산아이파크몰 시설 활용을 통한 투자비 절감과 대규모 주차공간 확보가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아이파크몰 내 옥외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던 HDC신라면세점에 용산구청이 ‘황금티켓’인 공영주차장을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을 기업에 지원해 준 것에 대한 구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5일, 서울시가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기준에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공간 확보’를 최우선 조건으로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시 주차난 심각지대인 명동과 동대문 등지를 면세점 부지로 제출한 신세계그룹,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는 확정 발표를 앞두고 난항에 겪게 됐다.

면세점 주차공간 
막판 변수로 작용

주차공간 확보가 신규 시내면세점 선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한 데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시내면세점이 소재한 명동·광화문 일대의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경우 평일 200여대, 주말 300여대의 관광버스가 방문하지만 관광버스 주차공간이 15대 정도에 불과해 명동 일대의 주차난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화문에 소재한 동화면세점도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신규 시내면세점 발표를 5일 앞두고 ‘주차공간 확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입찰 평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롯데는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면세점 부지로 선정했으나 승용차 16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만을 확보했다.

동대문 케레스타를 면세점 부지로 선정한 SK네트웍스도 인근 300m 반경에 대형주차 150여대 수용 주차공간만을 확보했고, 이랜드그룹(서교동 자이 갤러리)도 망원지구 공영주차장과 상암동 평화의공원 주차장 연계 계획과 함께 선정 예정 부지 내 대형버스 10대와 승용차 13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만을 확보했다.


‘황금티켓’ 거머쥔 결정적 이유는 교통
옥외 신설 대신 용산구가 나서서 해결

반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현대아이파크몰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현대아이파크몰)과 현대백화점(삼성동 무역센터점), 한화갤러리아(여의도 63빌딩)는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해 안정권에 진입, 시내면세점 경쟁에 대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세계 최대 시내면세점 입점 계획을 밝힌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아이파크몰 내 주차공간 신설 계획(350여대 관광버스 주차)과 함께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43대 관광버스 주차)을 지원받아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 뛰어든 기업 가운데 최대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한화갤러리아도 63빌딩 주차장과 한강 고수부지 주차장 활용 및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인근 부지 매입 계획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과 무역센터점 별관주차장을 통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강남구가 계획 중인 아셈로 지하주차장 추가 조성 계획을 밝혔다.

연말 조기 개점
동네 사람은 불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지난 10일, 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SM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으로 확정됐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선정된 데에는 충분한 주차공간 확보가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정된 세 기업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대비해 내년 초에서 올해 연말 조기 개점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이달 중 개점을 위한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9월 초 면세점 선정 부지에 대한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마친 직후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아이파크몰의 3층~7층(문화관)에 해당하는 2만7400㎡ 규모를 면세점으로 조성하고 면세점과 전자상가 사이에 3만7600㎡ 규모의 관광차량 진입도로, 전용주차장, 한류공연장, 한류관광홍보관 등의 연계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용산구청이 지원하는 공영주차장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

하지만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을 지원받은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용산구민들의 반발이 거세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시내면세점 입찰 계획에 이미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했음에도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을 추가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HDC신라면세점의 설립 예정 주차장의 관광버스 주차면수는 350여대로 용산구청의 43대 주차공간 지원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관광버스가 동 시간대에 한꺼번에 유입되지 않고 순환식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 시내면세점 중 매출이 가장 높은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동시간대 최대 관광버스 유입량은 100여대로 추정된다. HDC신라면세점은 롯데면세점 규모의 1.5배 수준으로 150여대 주차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왜 기업 지원?” 구민들 반발 거세
안그래도…주차난 더욱 악화될 전망

용산구 후암동에 거주하는 김남권(32)씨는 “그렇지 않아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용산구가 주차난을 겪고 있는데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이용공간인 공영주차장을 활용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면세점이 오픈하고 나면 주말마다 이 일대가 주차난으로 인한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구청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공영주차장의 일부를 기업에 지원해줬다는 건 특혜 제공으로 해석돼 아쉬울 따름이다”고 강조했다.

용산구가 HDC신라면세점에 지원하는 주차공간은 한강로3가 23-1에 해당하는 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이다. 현재 공영주차장(전체 면적 1만9950.8㎡)의 주차 가능대수는 제1공영주차장이 202대, 제2공영주차장이 196대다. 승용차의 주차구획은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3조(주차장의 주차구획)에 따라 너비 2.5m×길이 5m로 규정돼 있으므로 해당 주차장의 승용차 한 대당 차지하는 면적은 대략 50㎡다.
 

따라서 용산구청이 HDC신라면세점에 제공하는 공영주차장의 43대의 관광버스(3.5m×18m)에 해당하는 주차면적은 1만836㎡로 예상된다. 즉 HDC신라면세점의 관광버스 주차공간 제공으로 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에 승용차 250여대가 주차할 수 없으며 주차 가능 대수는 150여대에 불과한 셈이다.

‘이제 어디에 대나’
승용차 주차 축소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일대의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인근에는 2017년 6월 개점 예정인 엠버서더호텔용산의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HDC신라면세점에 이어 앰버서더호텔용산까지 개점하면 용산역과 용산전자상가 이용객까지 더해져 해당 일대의 자동차 유입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엠버서더호텔용산과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사이의 도로는 양방향 2차로로 도로 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상가의 한 전자제품수리업체 운영자는 “호텔과 면세점이 들어서 이 일대가 활성화되는 것은 좋지만 교통체증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도로 확장과 충분한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청이 지원하는 공영주차장의 사용료에 대한 기업 임대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영주차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유료로 운영되며 5분 기준 250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월정기권은 13만원이며 장애인 및 저공해차량은 50%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HDC신라면세점 이용 관광버스의 주차요금은 현재 용산구시설관리공단과 협의 중이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을 지원하는 것은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전부터 합의된 사항이나 구체적으로 공영주차장을 언제 사용할 지와 사용료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일대의 유입 자동차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소음과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구민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용산구는 10만8234개면의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용산구민의 자동차 보유량이 7만5450대로 나타나 외부 유입 자동차 3만2784대가 용산구에 추가 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용산역 하루 이용객만 1만5000명, 엠버서더호텔용산의 객실수는 1730객실, 용산전자상가 2800여개 전자판매상, HDC신라면세점 예상 매출 2조4000억원 등을 미루어 보면 현재 용산아이파크몰 일대의 주차면수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소음과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구민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기업 특혜?
구 위한 혜택?

한편 용산구는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한남동 일대에 25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주차장을 신설하고 이태원-녹사평역-한강진역의 길거리 주차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는 2018년까지 관광버스 주차장을 571대에서 927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장충체육관 인근 버스주차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며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만 너무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시의 주차난에 의한 교통혼잡지역은 남산, 남대문, 명동, 동대문 일대 등으로 주차장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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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