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키스하는 방송 논란

아무렇지 않게 ‘물고 빨고’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TV드라마의 키스신 및 배드신 수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키스신을 선보이고 있어 방송심의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로부터 화제를 모은 예능, 드라마, CF, 뮤직비디오의 키스신을 정리해봤다.

방송 사상 최초로 불륜을 소재로 다룬 MBC 일일연속극 <개구리 남편>(1969년작)은 스크린 최초로 키스신을 선보였다가 방송윤리위원회로부터 드라마작가의 근신처분을 통보 받았다. 당시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최불암은 KBS 2TV <여유만만>(2011년 2월1일 방송분)에 출연해 “당시 청와대에서 불륜 내용을 수정하라며 재촬영 명령을 내렸었다”며 “원래 100회분이 예정돼 있었는데 60회 정도에서 끝이 났고 불륜 내용은 없었던 걸로 바뀌었다”고 당시 드라마의 키스신 연출의 어려움을 밝혔다.

예능용, 웃기세요?

1976년 TBC 드라마 <오늘도 남풍>은 남녀주인공의 키스신을 나뭇가지로 가린 채 방영했다가 비난 여론에 휘말렸다. 이후 한동안 방송 드라마에서 키스신이 금기시돼 왔으나 1985년 6월25일 MBC 드라마 <영웅시대>와 KBS 드라마 <광장>이 동 시간대에 키스신을 선보이면서 서서히 키스신이 드라마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드라마의 소재가 가족에서 멜로 위주로 그려지면서 키스신이 자주 연출됐다. 특히 기존 드라마 키스신 촬영 방식인 원거리 촬영 및 사물 가림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정면 키스가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수차례에 걸쳐 방송 수위 논란에 휘말렸으나 1991년작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철조망 키스신으로 여론은 키스신에 대한 옹호 입장으로 바뀌었다. 1992년작 MBC 사극드라마 <일출봉>과 SBS 드라마 <금잔화>가 <여명의 눈동자>에 이은 화제의 키스신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제 드라마의 키스신은 선정성이 아닌 로맨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MBC 예능 <궁금타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청자가 뽑은 높은 시청률의 요인은 ‘키스신’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MBC 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정일우-유이의 멱살키스로 시청률이 21%로 상승했으며 드라마 <사랑해서 남 주나>에서도 황혼 로맨스를 선보인 박근형-차화연의 자동차키스에 시청률이 18%를 기록했다.
 


MBC 드라마 역대 최고의 키스신 BEST3에는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의 2단 키스(시청률 19%), <최고의 사랑> 차승원-공효진의 충전키스(시청률 24%),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윤은혜의 외계인키스(시청률 30%)가 뽑혔다.

누리꾼 Beauty Artist는 블로그에서 ‘드라마 속 최고의 키스신 모음’이라는 제목으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인성-송혜교 솜사탕키스,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신하균-이민정 가슴팍키스,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유아인-김태희 빗속키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이종석-이보영 수족관키스를 꼽았다.

누리꾼 핑크똥꼬(pinkddong****)는 <시크릿가든>의 현빈-하지원 카푸치노키스, SBS <신사의 품격> 장동건-김하늘 벚꽃키스와 함께 드라마 촬영 이후 실제 연인이 된 <인현왕후의 남자>의 지현우-유인나의 2분3초짜리 자동차키스를 선정했다. 이외에도 <아이리스> 이병헌-김태희의 사탕키스와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전지현의 15초키스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최고의 키스신으로 꼽힌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러브멍뭉(smiles****)은 SBS 드라마 <상류사회>에서 박형식-임지연의 키스신 메이킹 필름 영상을 공개하며 “달콤한 키스 스킬을 가진 심장폭행범”이라며 키스신에 대한 부러움을 남겼다. 뜨개질하는뇨자(ck****)는 성준-유이 커플의 키스신을 두고 “연기 같지 않고 실제 연인처럼 자연스러워 보는 내내 흐뭇했다”고 밝혔다.

시청률에 ‘쪽쪽’…실제 사이 오해
‘논란 넘어 파문’ 기준 강화 지적도

로맨틱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키스신이 예능계에서도 선보이고 있어 일부 누리꾼들이 ‘도가 지나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방송된 JTBC <님과 함께 2- 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에서 윤건-장서희 커플이 초콜릿키스를 연출해 누리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성인판 <우리 결혼했어요>로 여겨진 이 프로그램에서 윤건이 입 속에 있던 초콜릿을 장서희의 입에 넘겨준 것이다. 인제동청년(jj****)과 임팩트제이(girlsi****)가 “솔로들 부럽게 왜 이래요? 나이스 윤건 형님” “어머머머머머머∼초콜릿키스를”이라고 블로그에 게시글을 남긴 반면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연출된 키스”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 등의 반발성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방송된 JTBC <5일간의 썸머>에서도 출연 중인 유상무-장도연 커플과 홍진호-레이디제인 커플이 돌발 키스신을 선보였다. 유상무-장도연 커플의 키스에 대해 블로그 운영자 보름달(81ss****)은 “<코미디 빅리그>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키스를 하더니 썸 프로그램에서도 공개적으로 계획에 없던 키스를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보여줘 실제 연인이 아닌지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럽여행 중 프라하 천문 시계탑에서 키스를 한 홍진호-레이디제인 커플에 대해 블로그 운영자 블랙뮤젤은 “비즈니스 관계 속에서 실제 연인 관계인 척 데이트를 하는 썸 프로그램을 선호하지 않고 그들의 행동이 모두 연출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홍진호는 연기자가 아닌데도 너무 자연스러워 실제 연인이 아닐까 의심해 본다”고 설명했다.

가상연애 예능의 시초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커플간 키스신이 여러 차례에 걸쳐 연출됐으나 송재림-김소은 커플 출연 당시 각기 다른 연인과의 열애설이 불거져 ‘예능용 키스’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리얼버라이어티 가상연애의 대본 논란이 일자 <우리 결혼했어요> 제작진이 해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딸과의 스킨십을 원하는 아버지와 17세 여고생 딸의 일상을 담은 장면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수차례에 걸쳐 뽀뽀를 시도하자 누리꾼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인터넷을 비롯한 SNS까지 논란이 확산되자 출연자의 큰 딸이 SNS를 통해 “방송이라 만들어진 장면이 많다”며 “방송작가들이 촬영 내내 메시지를 보내 ‘00 좀 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25일 방송에서 진행자 유재석과 김구라가 뒤늦게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시청률을 위해 별짓 다하는 예능” “도를 넘어선 방송” “논란을 넘어서 파장을 일으키는 동상이몽”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성 입맞춤도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은 여고생 키스신 연출로 방송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으며, 가수 테이의 ‘새벽 3시’, 화요비의 ‘반쪽’, 몽니의 ‘나를 떠나가던’ 뮤직비디오는 키스신 연출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롱테이크 키스신 영화는 <만추>(2분27초), 드라마는 <구가의 서>(1분26초)이며, 최연소 키스신은 MBC 드라마 <단팥빵>에서의 강성현-심은경, 최연장 키스신은 <아들 녀석들>의 박인환-나문희 커플이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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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