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눈치 보는 최경환 딜레마

남들도 다 돌아간다는데…“나 돌아갈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가에서는 친박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와 관련해 두 가지 설이 존재한다. 하나는 ‘8월 복귀설’, 또 하나는 ‘12월 복귀설’이다. 이미 몇몇 장관의 경우 복귀가 기정사실화 됐다고 봐도 무방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고심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친박계 의원겸직 장관 5인의 거취에 대한 얘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가에서 나돌던 ‘8월 복귀설’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여의도가 조용하지만 청와대에서 나오는 뒷얘기는 무성하다. 의원겸직 장관들이 달력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7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개인정치 불가’를 주문했지만, 장관들의 들썩거리는 엉덩이를 붙들어놓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정가
8월 복귀설

박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국무위원들께서도 국민을 대신해서 각 부처를 잘 이끌어주셔야 한다”며 “여기에는 개인적인 행로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고 1차 경고를 날렸다. 지난달 21일에는 “모든 개인적인 일정은 내려놓고 국가경제와 개혁을 위해서 매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2차 경고장을 던졌다.

그러나 일부 친박 장관들의 8월 복귀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월부터는 정기국회가 열리기 때문에 복귀 시점을 잡는다면 8월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아니면 국회가 종료되는 12월이 적기다. 그래서 8월·12월 복귀설이 정가에서 들려오는 것이다.

그중 정가 복귀는 8월이 가장 최상이라는 얘기가 많다. 공직선거법을 봐도 12월 복귀를 예상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2016년 4월13일로 예정된 20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1월14일(선거일 90일 전)까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 어쩌면 선거준비 없이 바로 실전에 돌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장관들 다수가 내년 1월14일까지 공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전 새누리당 관계자 중 한 명은 “(박 대통령의 발언 중) 2차 경고에서 좀 더 순화적인 표현을 썼다”며 “어느 정도 장관들의 사정을 봐주기 시작한 것 같다”는 해석을 달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의원겸직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 가운데 줄사퇴로 번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박근혜정부가 국정동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 한 명의 장관이 관가에 남아 장관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전문가들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꼽는다.

12월 복귀설
복귀 시동

나머지 장관들의 복귀를 암시하는 듯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들려온다. 대표적으로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있다. 김 장관은 대표적으로 8월 중 여의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이다. 지난 7월14일 김 장관은 박 대통령이 1차 경고를 했음에도 기자들 앞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언론을 통해 1월14일까지 공직을 수행한 후 출마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말하며 수습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8월 중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다.


지역구의 반응이 좋지 못하다는 소문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 지역지의 소식에 따르면 김 장관의 지역구인 부산 연제구에서 ‘반 김희정’ 연대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소문들이 김 장관의 마음을 조급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8월 복귀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황 부총리의 8월 복귀 움직임도 이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유력인사들의 출마 소식에 계획된 것보다 장관직 퇴임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중이다. 송일국·송영길, 두 송씨 성을 가진 유력인사들의 출마소식이 황 부총리 측을 긴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부터 떠돌기 시작한 배우 송일국의 인천 연구수 출마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가시화 되는 모양새다. 송일국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의원겸직 장관 8월·12월 ‘복귀설’ 솔솔 
황우여·김희정·유기준·유일호 8월 복귀?


송영길 전 인천시장 또한 경계대상이다. 최근 중국에서 돌아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연수구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 부총리는 그동안 본인의 정치인생 마지막 꿈이 국회의장이라는 점을 누차 밝혀왔었기 때문에 20대 총선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강력한 후보자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 장관직 퇴임의 촉매제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정치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 황 부총리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 부총리는 주중에는 세종시에 업무를 보다가 주말에는 연수구를 찾는 등 지역 활동에 힘을 쏟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예배를 드리는 활동도 빠지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과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의 경우에는 사석에서 측근들에게 20대 총선 출마를 얘기한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짧은 근무기간이 8월 복귀를 가로막는 요소로 지적된다. 지난 3월 취임한 두 사람은 아직 장관이 된 지 4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적어도 6개월 이상 공직에 머물러야 한다는 여론을 생각해 봤을 때 12월 복귀가 예상된다. 단 ‘10개월 장관’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유기준 장관의 경우 선거구 관리가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12월 복귀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다. 부산 서구가 지역구인 유 장관은 해수부장관이기 때문에 다른 장관들에 비해 지역구 챙기기가 쉽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 장관은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부산 서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해양대 특강, 동아고 동문행사 등 주로 공식 일정을 중심으로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황우여·김희정
유기준·유일호

그러나 최근 선거구 재획정 문제가 떠올라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유 장관이 맡고 있는 부산 서구는 인구수 기준에 미달해 재편 예상지역에 포함된 상태다. 따라서 최근 발족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유 장관의 입장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5명의 장관 중 4명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데 반해 나머지 한 명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최 부총리에게는 힘든 8월이 예상된다. 최근 휴가기간 동안 지역구인 경북 청도를 방문, 민생행보를 보였지만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 많다. 최 부총리는 행사 후 “경제부처의 수장으로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투구하다 보니 지역에 자주 오지 못했고 휴가를 이용해 지역구 현안을 챙기겠다”며 취지를 알렸다.

‘초이노믹스’에 발목 잡힌 최경환
12월 복귀? 총선준비는 어떡하나


그렇다면 왜 최 부총리만 유독 대통령 눈치를 보는 것일까. 박근혜정부 내 역할론이 다르기 때문이란 얘기가 지배적이다. 최 부총리는 경제 관련정책 집행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였던 추경예산안이 최근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되면서 최 부총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최 부총리는 추경이 통과된 직후 “추경예산이 최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여·야의 쟁점사항으로 떠오른 노동개혁 역시 최 부총리의 여의도 복귀를 가로막는 요소 중 하나다. 공식석상에서 최 부총리는 “4대 구조개혁 중 노동개혁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모든 정책역량을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과의 약속도 무시 못할 부분이다. 어느 정권보다 경제성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니 최 부총리의 역할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최경환의 ‘최’, 경제학을 나타내는 이코노믹스라는 단어를 합쳐 ‘초이노믹스’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경제부문에 있어 박 대통령이 최 부총리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최근 경제인들과 스킨십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최 부총리의 역할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와 오찬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 재계에서 내로라하는 총수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 최 부총리도 참석해 교류를 가졌다.


초이노믹스
반전 이루나

박 대통령이 누차 강조했던 4대 국정핵심구조개혁(공공·노동·금융·교육)을 이끌기 위해서도 최 부총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연속성이 생명과도 같은 개혁추진에서 수장이 빠진다면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내년 예산안 통과 문제도 걸려있어 최소 법정처리시한인 12월 초까지는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당분간 최 부총리의 딜레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여부가 10월경 결판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복귀시기를 놓고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평가 엇갈리는 초이노믹스

최경환표 부동산 정책이 과연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말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거래량이 지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맞게 됐다며 성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빚내서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액이 10년 전에 비해 2배가 넘는 500조원에 가까워지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최경환표 부동산정책 ‘성공이냐 실패냐’

새정치민주연합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이끌었다”고 자평한 ‘최경환표’ 부동산정책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위원회 위원들은 갈지자를 보인 부동산정책으로 인해 전세가가 급등하는 등 과열양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여의도 증권가 쪽에서는 칭찬하는 목소리 일색이다.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최 부총리의 리더십을 칭찬하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서로 정책공조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부동산 등 자산시장 안정 및 활성화를 유도하며 정책의 일치성을 보여줬다”는 주장도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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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