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아빌딩 안양역 ‘흉물’ 사연

도심에 뼈대만 앙상한 텅 빈 건물 ‘왜?’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경기도 안양시 안양역 맞은 편 한복판에는 거대한 흉물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코아빌딩’은 무려 19년째 뼈대만 앙상한 상태로 도시 중심가에 버티고 있다. 20여년의 세월 동안 건물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둘러싼 마찰도 잦았다. 현재까지 공사 재개 여부를 두고 말이 많다. 도대체 이 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국철 1호선 안양역 맞은편에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위치하고 있다. 터미널 뒤로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오래된 ‘흉물’이 있다. 이 흉물은 현대코아 건물로 알려져 있다. 무려 19년째 방치돼 있다. 이 건물 뒤편으로는 그 유명한 ‘안양1번가’가 자리하고 있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현대코아 건물과 인근 상가는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는다. 현재 현대코아 건물 사방에는 펜스가 쳐져 있어 안전한 편이다. 사방에는 CCTV도 설치돼 있다.

외부골조만 덩그러니
 
현대코아 건물 좌측은 개방돼 있다. 이 건물 1층에는 컨테이너와 차량 여러 대가 주차돼 있다. 건물주 등 관계자들이 상주하는 곳이다. 건물을 지키는 경비직원도 보인다. 경비 관계자는 “관계자들이 이곳으로 출퇴근 한다. 보통 오후 7~8시에 퇴근한다”고 말했다. 텅 빈 건물에 비행청소년이 들락날락 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민들은 현대코아빌딩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일부 시민만이 현대코아에 얽힌 사연을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안양역 앞에 방치돼 있는 현대코아에 대해 “(공사가) 잘 진행될 것으로 안다”며 “다른 부동산에 가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건물에 얽힌 사연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이미 다 끝난 얘기 아니냐”며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오래된 얘기 꺼내지 말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복수의 부동산 관계자는 현대코아 건물이 흉물로 남아 있기 보다는 하루빨리 공사가 재개되길 원하고 있다. 공사가 완료되면 웨딩홀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허가만 떨어지면 바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공사를 두고 수년째 말이 많았다. 최근에는 이달 공사가 진행된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현대코아 건물은 여전히 흉물로 남아있다.

 
 
안양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현대코아 건물 공사 재개 여부에 대해 “과거에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것이어서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받고 있다”며 “관계부처가 공사 재개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건물주가 공사 재개를 위해 노력 중이며, 시가 비협조적으로 나올 이유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안양시와 현대코아 분양 피해자들은 해당 건물 공사 재개 여부를 둘러싸고 대립한 바 있다. 당시 현대코아 분양 피해자들은 “안양시는 현대코아 상가 공사 재개 여부를 묻는 민원에 대해 ‘접수된 서류는 단 한건도 없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건축주를 봐주기 위한 전형적인 밀실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안양역 시외버스 터미널 뒤 어두운 건물
1998년 IMF 여파로 부도나 공사 중단…
 
현대코아 건물주는 진전 없는 공사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2013년 1월 안양시에 시공사 변경신고를 한데 이어 같은해 3월 구조안전진단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코아 분양 피해자들은 “시는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린 분양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건축주 편에 서 행정을 펴고 있어 민관유착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이들은 “시는 건물의 공사가 중단된 지 19년이 지나 붕괴 위험이 있는 만큼 건축 재 인·허가 때 반드시 바뀐 건축법을 적용해야 것”이라며 “시는 분양 피해자들이 분양대금을 돌려 받을 때까지 건축허가를 보류”하라고 했다.
 
당시 안양시 관계자는 “현대코아 지하 8층 누수와 출입구 보수공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를 재개한 것은 아니다”며 “시는 분양 피해자와 건물주 간의 민사에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코아는 지난 1996년 6월 시공사인 현대건설(주)이 (주)하운산업을 시행자로 하여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대지 2741㎡, 연면적 3만8400㎡, 지하 8층~지상 12층 규모의 안양역 앞 초대형 쇼핑센터로 상가분양에 나서 ‘안양 명물’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대형 건축물이다. 하지만 98년 IMF(국제통화기금) 여파로 시행사가 부도나면서 공정률 67%의 외부골조공사만 마무리한 채 같은해 1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법적 공방전이 진행되고 도심 속 흉물로 자리했다.

 
 
당시 현대코아 441개의 상가를 분양 받은 326명의 수분양자들이 입은 피해는 1인당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430억여 원에 달한다. 2001년 9월 법원경매를 통해 토지가 제3자인 이모씨에게 감정가의 21%인 40억2800만원에 경락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토지주가 된 이씨는 2002년 4월 시행사, 시공사, 상가수분양자를 상대로 건축철거 및 대지인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에 들어가 지난 2008년 12월 최종 승소했다.
 
공사 재개 시기 불분명
 
이씨는 건물철거 대체집행을 신청해 경매절차를 진행해 짓다만 건물마저 2011년 12월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53억여원에 낙찰받았다. 수백억대 고층빌딩의 토지와 건물이 각각 경매를 거치면서 제3자에게 헐값에 넘어간 것이다.
 
수양분양자들은 탄원서를 통해 “건물 매각이 허가되면 300명이 넘는 서민들이 입는 피해규모는 너무 크다”며 경매입찰 철회와 건물매각승인 중단을 호소했으나 법은 냉정했다. 다만 전체 수분양자 중에서 170여 명 정도만이 분양대금의 17%만을 돌려받았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방치된 자전거, 어느덧 흉물…
길거리서 한 해 1만3000대 수거
 
국내 자전거 이용인구 1200만 시대. 자건거 이용인구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버려진 자전거 또한 급증하고 있다. 길거리와 자전거 보관대 등에 방치된 자전거들은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시민들 보행에도 불편을 끼치고 있다.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수거한 방치 자전거는 총 1만3022대로 전년도 8482대보다 4540대(53.52%) 증가했다. 2012년 5989대와 비교해서는 7033대(117.43%) 급증해 2년새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어나고 수거지역을 공공장소에서 일반 아파트지역까지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아파트지역에서 수거한 자전거만 3793대였다. 서울시는 관공서·공원·지하철역 등 공공장소 주변 자전거 보관대에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들을 수거하고 있다.
 
방치된 자전거는 우선 10일간 처분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기간이 지나면 각 구청마다 보관소로 수거해 간 뒤 10~15일 정도 보관한다. 그 이후로는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자전거를 매각 또는 재활용하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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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