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백수오 조짐’ 댕기머리 사태 막후

믿고 쓴 탈모자들 뒤통수 ‘퍽’

[일요시사 경제부] 박호민 기자 = 댕기머리샴푸가 소비자와의 약속을 저버렸다. 댕기머리가 제조공정을 속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화된 공정방식 덕에 식약처로부터 CGMP(우수화장품 제조·품질관리기준)를 받았지만 슬그머니 공정을 바꾼 사실이 포착된 것이다. 1999년 세상에 등장한 댕기머리의 15년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댕기머리샴푸를 제조하는 두리화장품이 샴푸 제조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신고한 방법과 다른 제조공정을 거친 사실이 드러났다. 댕기머리 측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발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애매한 내용으로 사과해 논란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었다. 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조혜정 두리화장품 사장이 직접 나서서 사과를 해야했다. 

딱 걸렸네 

지난달 29일 댕기머리가 식약처에 신고한 제조방식과 다르게 제품을 제조한 사실이 담긴 내부문서가 유출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파장은 컸다.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며 댕기머리 제조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내부문건에 따르면 ‘의약외품에 사용되는 추출물 식약처 허가사항에 개별추출로 허가를 받음. (금산공장 혼합추출) 또, 약초추출실 소형추출기 부족 및 저장조(미생물검사 대기 저장조) 부족함’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식약처에는 ‘개별 추출’, 즉 약재를 따로따로 달여 원료를 얻는다고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섞어 달이는 ‘혼합 추출’을 하고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댕기머리는 그동안 홈쇼핑 등을 통해 여러 한약재를 각각의 성질에 맞게 개별적으로 달여 약효 성분을 추출했다고 소비자들에게 홍보해 왔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과장 광고를 한 셈이다. 


댕기머리의 한 관계자가 “(식약처에 신고한 대로) 개별추출로 48시간 달이려면 소형 추출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보유한 설비로는 현실적으로 (개별추출이) 어렵다”는 내부증언도 함께 나오면서 회사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제조 공정을 속이는 것이 문제될 수 있는 것은 제조 방식에 따라 변형된 한약의 효과가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성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댕기머리는 한약재를 몇 가지를 무려 34가지나 사용한다. 그런데 이런 걸 혼합하게 되면 이러한 약리효과가 검증을 받을 수 없고 특히 다른 것들이 혼합됐을 때 안전성에 있어서 이렇게 검증이 되지 않으면, 안전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 공정의 차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점은 댕기머리 제조사 두리화장품 측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댕기머리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혼합 추출을 하고 있는데 대외적으로 개별 추출하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지 않냐”며 “그게 몇 년 전부터 나온 얘기인데 아직도 해결을 못하냐”며 직원들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댕기머리는 제조공정을 속인 혐의가 드러나자 논란의소지가 있는 사과문을 발표해 빈축을 샀다. 

지난달 29일 제조공정 문제를 제기한 보도가 처음으로 나가자 댕기머리는 그날 바로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내용이 문제였다. 사과문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댕기머리는 의약외품과 화장품류로 분류되는 제품군이 있는데 그중 문제가 되는 제품군은 화장품류였으며,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댕기머리 제품은 개별추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탈모방지에 의약적 효과가 있는 의약외품의 댕기머리 제품군은 정상적인 공정으로 출시가 되고 있으니 소비자는 안심하고 사용할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의약외품은 질병의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의 효능과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제조허가와 등록허가의 기준이 화장품류보다 높다) 

하지만 사과문은 역효과였다. 의약외품에 대한 제품도 개별추출이 아닌 혼합추출 방식을 사용해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댕기머리는 논란이 된 사과문을 내리고 조 사장이 직접 나서서 제조공정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해야 했다. 

조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희(댕기머리)가 허가상으로 개별 추출을 했는데 혼합 추출을 했다는 건 어느 누가 볼 때도 잘못된 내용이다. 모든 책임은 위에서 관리·감독을 못 한 저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은 최근 터진 ‘백수오 사태(아래 기사 참조)’와 오버랩 된다”며 “댕기머리의 심각한 이미지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댕기머리는 광고와 제조 업무가 정지될 전망이다. 지난 4일 식약처에서 두리화장품이 제조한 ‘댕기머리진기현샴푸액’ 등 75개 품목에서 약사법 위반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주요 위반 내용을 살펴보면 제조방법 미준수(55개 품목), 품질시험검사 일부 누락(20개 품목) 등으로 내부 문서의 내용과 유사했다. 

제조 정지될 듯 

식약처는 댕기머리진기현샴푸액 등 55개 품목은 제조과정에서 각각의 첨가제를 개별 추출하도록 정해진 제조방법을 준수하지 않고 혼합·추출했으며, 제조·품질관리 기록서도 허위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제품 가운데 2개 품목은 제조·광고 업무를 정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수오 사태는?
 
백수오 사태는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을 조사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9.4%에 불과하다고 발표하면서 발발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대부분의 백수오 원료를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당시 코스닥 시총 9위)은 엄청난 위기를 맞았다. 또, 백수오 제품을 시중에 유통 시킨 홈쇼핑 등은 수천억 단위의 환불 문제로 현재까지도 소비자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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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정치권이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보사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한 분위기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보다 더 많은 간첩을 잡으려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이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여당이다. 한 달여 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 추진’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만 두 당의 개정안에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과 관련해 차이가 있다. 국회 본회의 테이블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예상 못한 내부 세작 간첩법 개정안은 지난달 군검찰이 군 정보요원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언급됐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정보사 요원 A씨를 기소하면서 ▲군형법상 일반이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처음 A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수사기록 검토 결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군형법과 형법은 ‘적’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간첩죄를 적용하는데, 여기서 적은 북한을 의미한다. 군검찰이 A씨에게 간첩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북한과 연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씨에게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연일 논란이 이어졌다. 먼저 한 대표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적국’으로 한정했던 간첩죄 적용 범위를 ‘외국’으로 대폭 넓히는 간첩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국회서 열린 간첩법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국회서 두 가지를 반드시 해내자”며 “간첩법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자. 그리고 그 법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키자”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스파이를 적국에 한정해 처벌한 나라가 있느냐”며 “형법 조항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난 1일 당 최고위원회의서도 “민주당이 찬성만 하면 ‘적국’서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명 간첩법은 형법 98조다.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북한 연관성 없으면 관련법 적용 불가 적국 아닌 외국으로 조항 신설 추진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인 북한으로 한정해 북한 외 다른 나라를 위해 간첩 행위를 하더라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적국’을 ‘외국 및 외국인 단체’로 고치는 개정안이 지난 2004년부터 끊임없이 발의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간첩법 개정안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국민의힘이다. 강승규 의원은 지난달 같은 당 의원 24명과 함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엔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수행하다 적발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았다. ‘외국, 외국인 단체나 외국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자(안보위협인물)가 허위 사실과 왜곡된 정보를 유포할 경우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간첩 행위를 하거나 간첩을 방조한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인지전을 통해 정부 정책 결정 또는 외교관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쳐 국가안보를 위협한 경우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특히 정보기관 소속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지난달 말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적국서 외국과 국내외 단체 및 비국가행위자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안(형법·군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외국이 국내에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할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고, 군사기밀뿐 아니라 국가의 핵심기술 및 방위산업기술에 대한 유출 행위에 대해서도 간첩죄를 적용토록 했다. 윤 의원 측은 “현행 간첩법인 형법 98조는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돼있다”며 “군형법 13조서도 비슷한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적국에 해당하는 북한 외에 어느 나라를 위해서든 간첩 행위를 하거나 방조할 경우나 외국이 국내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하게 되면 처벌을 할 수 없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신중한 민주당 민주당은 국정원장을 지낸 박 의원을 필두로 간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의 법안은 법망 미비를 보완하기 위해 ‘적국’은 물론 ‘외국 정부 또는 그에 준하는 단체 및 외국 정부 산하단체’를 이롭게 하기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자도 7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간첩 행위는 ‘국가기밀을 수집·탐지·보관·누설·전달·중개하는 행위’로 명확히 규정했다. 허위·날조 정보를 온·오프라인상에서 가짜뉴스 형태로 퍼뜨려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정부 정책과 외교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처벌하는 조항도 담았다. 이런 행위를 외국 등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저지르는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신분을 위조한 외국 정보기관원(흑색요원)이 인지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하겠단 구상이다. 박 의원은 “지금도 사이버상으로 자생적 공산주의 친북 세력이 교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서 접선을 하지 않고 중국, 동남아시아 쪽에서 접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서도 간첩법 개정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진보적인 민주당서 내가 주장해야 국민을 설득하고 법안이 통과돼 국가를 지탱하고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의힘 측 법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국정원 대공수사권과 관련해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12월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주도로 통과돼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한 대표가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했다고 해도 야권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야권은 대공수사권 폐지는 불법사찰과 간첩 조작 사건 등 국정원의 공안 탄압을 없애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반도 지금 정보전쟁 중 특히 여야는 최근까지도 대공수사·조사와 관련한 국정원 역할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나아가 대공수사권을 넘어 조사권까지 대폭 축소하자면서 사실상 국정원의 대공수사 ‘완박(완전박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민주당 이기헌·김현·박홍근·윤건영 의원 등은 지난달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과 관련 사실조회 및 자료 제출 요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가정보원법은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국가보안법 위반, 반국가단체와 연계가 의심되는 안보침해행위에 대한 정보 ▲사이버안보와 안보 관련 우주 정보 등에 대해 ‘조사권’을 보장하고 있다. 대공수사권이 없는 대신 현장 조사·문서 열람·시료 채취·자료 제출 요구와 진술 요청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정안에는 이 조사권이 오히려 수사권보다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의 경우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과 영장주의가 엄격하게 적용되지만, 조사권은 이런 견제는 받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압수수색과 신문 조사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다만 민주당 내부서도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까지 없애는 건 과도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 국정원 근무 경력이 있는 박지원·박선원·김병기 의원은 해당 법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경찰의 대공수사가 제대로 자리 잡히지도 않은 상황서 과거로 회귀하면 경찰 내부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국정원이 경찰 대공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협력관계로 가는 게 더 옳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의원은 “대공수사와 정보수집 기능을 분리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핵심요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국정원 및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들은 간첩법 개정이 10년 전부터 추진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으며 외국 간첩과 스파이들이 국내서 활동하는 경우가 적었으나 경제 대국이 된 지금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야 국정원 대조권 두고 기싸움 한국은 미·중·러·일 스파이 ‘천국’ 국정원 파견 업무를 수행했던 부장검사는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간첩과 산업스파이 등 국익에 해가 되는 조직과 인물의 범죄 행위를 포착해도 법률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게 축소된 건 사실”이라며 “중국과 북한 간첩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우리의 우방국도 간첩이 존재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는 “중국, 북한은 기본이고 일본, 미국, 러시아, 독일 등 해외 강국들은 국내 수도권서 정보활동을 벌인다. 이들은 외교관(회색), 언론사 특파원, 유학생 등으로 신분을 세탁해 블랙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해외 각국 대사관에는 정보기관 담당 인사만 2명 이상 근무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중국인 ‘산업스파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산업스파이들이 유학생과 연구자로 위장해 국내 대학의 연구실, 연구기관 등에서 암약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대학의 연구실을 매개로 대기업 등의 첨단기술 연구소까지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 역시 이 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중국인 유학생을 받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산업스파이 문제를 공론화했다가 중국인 학생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2022년 기준 16만6892명으로 2013년(8만 5923명)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중 중국인 비중은 통상 4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은 중국인 전용 강의까지 개설할 정도다. 본희의 통과 가능성은? 앞으로 한국을 향한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가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비영리기구인 국제교육원(IIE)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22~2023학년 28만9526명으로 집계돼 37만2532명을 기록했던 2019~2020학년 대비 22% 급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