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완종 리스트’ 수사 출구전략

막다른 길에 선 검찰…청와대가 알려준 길 가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어 국민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최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기소로 확정됐다. 특별수사팀 내 특수3부는 ‘불법대선자금’과 ‘특별사면의혹’ 수사를 동시 진행 중이다. 출구전략이 발동된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진실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들인 시간에 비해 결과는 실망스럽다. 최근 ‘특별사면’에 대한 수사가 더해지면서 수사력이 흐트러졌다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도 들리고 있다. 검찰이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새삼스럽지 않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라는 수사 본질에서 이미 많이 벗어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얘기가 야권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성과 없는 수사
출구전략 발동?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불구속 기소를 확정짓고 수사대상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성완종 리스트 8인 중 지금껏 드러난 의혹이 가장 많았던 두 사람이 불구속 기소됐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 봐주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중 한 사람은 과거 ‘모래시계’ 검사로 불렸던 법조인 출신이고, 다른 한 사람은 최근까지 검찰총장 위에 있었던 전직 국무총리다.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짙어지는 이유다.

국민들의 관심은 불구속 기소 이유로 모아졌다. 검찰에서는 당초 구속 가능성도 나왔지만 불구속 기소로 결정한 것을 두고 “이들이 증거인멸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고 뒷돈의 액수가 관행적인 구속 기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의 경우 금액이 2억원 이상일 때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관례’가 있다. 홍 지사는 1억, 이 전 총리는 3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연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검찰이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며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하면서 이완구, 홍준표의 증거인멸은 눈감아주고 있다. 현저히 편파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그동안 숱한 증거인멸과 관련자 회유 의혹을 받아왔다. 홍 지사의 경우 측근들이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상대로 “(홍 지사가 아니라) 보좌관에게 돈을 준 것으로 하면 안 되겠느냐. 안 받은 걸로 해달라”는 등 말맞추기 또는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에서는 홍 지사가 직접 측근들에게 회유를 지시했는지 아닌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해왔으나 결정적인 진술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준표·이완구
불구속 기소

이 전 총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동안 끊임없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과 관련자에 대한 회유 등 증거인멸 정황이 의심된 바 있다. 일례로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로 알려진 A씨가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했다”고 말한 이후 이 전 총리와 새누리당 측에서 A씨와 수차례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된 적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회유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고, 특히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돈의 액수가 3000만원에 불과해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됐다.

그렇다 해도 ‘시간을 지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 4월12일 특별수사팀이 출범한 지 40일 만에 첫 사법처리 대상자가 나왔지만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인사들이 증거인멸·회유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실제로 불구속 기소가 발표된 직후 시민단체들은 이에 반발하며 “그 긴 시간 동안 (리스트에) 이름이 적힌 정치인들이 입맞춤을 하고 증거를 은폐하고 심지어 증인을 회유하는 것을 버젓이 보고도 검찰은 신속히 수사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두 사람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나머지 6명에 대한 수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2012년 불법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리스트에 적힌 사람 중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던 인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을 알렸다.

40일 만에 불구속 기소 ‘봐주기 의혹’
불법대선자금·특별사면의혹 동시 수사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나 진술이 확보되지 않았고, 이들이 성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시점과 장소, 전달 방식, 전달자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사실상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법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선상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3명, 2012년 박근혜 캠프의 핵심 인사들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이다. 이들은 모두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으로 각각 2억, 3억, 2억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직접적으로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 남긴 녹취록에서 서 시장의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3인의 당시 캠프 내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조직총괄본부장, 유정복 시장은 직능총괄본부장, 서병수 시장은 당 사무총장 겸 당무조정본부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들은 ‘3대 조직책’으로 불릴 정도로 캠프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선거캠프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이 많이 나가는 자리”라고 말할 정도, 정치자금이 많이 필요한 자리라는 측면에서 불법적으로 수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의혹만으로 수사가 되지 않듯, 이들 3인에 대한 수사가 홍준표·이완구 등 이전 2명에 대한 수사보다 더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고 검찰 쪽은 밝히고 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성완종 메모에 등장하는 8명 가운데 이 전 총리나 홍 지사는 확실한 증언과 물증을 확보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6명은 구체적 진술이나 의혹이 뚜렷하지 않아 동선 복원, 행적 재현 작업이 훨씬 더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동시 수사 진행
진술 확보 노력

수사를 맡고 있는 특수3팀은 경남기업 전 재무담당부사장이 “지난 대선 기간에 경남기업 회장실로 찾아온 새누리당 인사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대상자들의 재산 변동 및 당시 행적에 대한 복기를 위해 진술확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근거가 부족하고 핵심물증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증 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검찰은 서산장학재단에서 나온 압수물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산장학재단은 성 전 회장이 비자금을 세탁한 곳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검은돈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다.


이에 검찰은 압수물품을 분석하면서 2012년 대선을 앞둔 시기에 유력 정치인들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돈이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확인된 상태다. 서산장학재단의 돈줄이 2012년에 급격히 끊겼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재단은 매년 3000명의 학생들에게 60만원에서 70만원가량 지원해왔다. 연단위로 계산하면 19억원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그러나 2012년 불과 266만원만 지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12년은 대선이 있었던 해로 검찰은 1년 전인 2011년에 비해 0.1%로 장학금 지급이 줄어든 것을 두고 돈이 어딘가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금감원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그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졸업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금감원 수뇌부가 경남기업을 살리기 위해 특혜성 자금지원을 해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이다. 검찰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김진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비롯한 금감원 고위층이 워크아웃 신청 이전부터 경남기업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검찰 내부 부정적 분위기 확산 “어렵다”
야권 “박근혜 알려준 출구전략 발동”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성 전 회장은 3차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직전인 2013년 10월27일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을 맡고 있던 김 전 부원장보를 국회의원실로 불렀다. 성 전 회장은 그 자리에서 “추가대출을 받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김 전 부원장보는 “추가대출 대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신규 자금지원도 빨리 되고 실사도 할 수 있다”며 워크아웃을 권했다는 것이다. 성 전 회장은 당시 금감원을 감독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다.

검찰의 이러한 수사가 무색하게 지속적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결정적으로 2012년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진행하는 특수3팀에서 2007년 특별사면의혹 수사를 병행하고 있어 수사력이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9일 “대통령 말씀을 좇아 실체도, 명분도 없는 특별사면 의혹을 수사하느라 허공에 애꿎은 활을 겨누겠다는 검찰의 처지가 참으로 답답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결정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검찰 수사가 방향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28일 “최근 성완종씨에 대한 두 차례 사면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제도적으로 고쳐져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문 대표에 대한 표적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시그널
검찰 따르나?

검찰의 ‘투트랙’ 수사가 여·야 지도부와 모두 관련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한 국회관계자는 “2012년 불법대선자금 수사는 김 대표에게 2007년 특별사면 수사는 문 대표에게 맞춰져 있다”며 “처음과는 다르게 검날이 방향을 이상하게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총괄 선대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숱한 의혹을 짊어지고 달리고 있는 ‘성완종 사태’, 과연 국민이 바라보는 것처럼 출구전략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의 시그널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의 검찰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본 강제징용피해자 배상, 물 건너갔나?

과연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징용을 당한 피해자들은 온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지난 24일 민법상 3년이라는 소멸시한을 넘겼다. 이에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온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준이 되는 시점은 지난 2012년 5월24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박탈된 것으로 여겨졌던 손해배상 청구권한이 대법원의 판결로 소멸되지 않았음이 알려진 날이다. 대법원은 당시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지 아니했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아니했다’고 판결해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처 전범기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 피해자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멸시효를 연장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효 연장을 위한 ‘일제강점하 강제징용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특례법안(이하 특례법안)’ 통과를 강력히 주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이언주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법원의 선고일을 기준으로 시효를 계산하면 오는 24일 시효가 만료돼 수많은 피해자가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없게 될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특례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이어서 이 의원은 “새누리당은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특례법안을 반대했다”며 특례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청구권 상실 가능성 제기

실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전에 특례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법사위 심의가 지난 4일 있었지만 ‘일본과의 외교마찰’ ‘소멸시효 예외 인정’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처리되지 못했다. 이후 6일 법사위에서 재논의 할 것을 약속했으나 끝내 논의되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위한 시민모임’ 측은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아쉽다”며 “90세를 넘은 할머니 개개인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일본의 경우에는 외무성이 직접나서 전범 기업을 도와주는데 비해 대한민국은 개인 문제로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의 힘겨운 싸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구권이 박탈됐는지 여부가 관심이 가고 있다. 이에 이언주 의원실 관계자는 “민법상 안날로부터 3년인데 안날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며 “‘선고일’을 기준으로 하면 24일이지만, ‘확정판결’을 기준으로 하면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나중의 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두 개의 판례가 모두 존재하는 상황이라 소멸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 의원께서는 6월에는 이런 걸 다 포함해 심의해 충분한 기회를 드릴 예정이다. 6월 심의에서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