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실력파 아이돌의 재발견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우와~"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화려한 댄스 실력으로 10대 팬들의 환심을 사고 있는 아이돌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끊임없는 가창력·연기력 논란을 야기시켰던 아이돌들이 완전 무장으로 가창력과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복면가왕>을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은 B1A4의 산들부터 드라마 <미생>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제국의아이들 임시완까지 실력파 아이돌들의 화려한 변신을 누리꾼들의 반응을 통해 살펴보자.

지난달 12일, 연예계의 숨은 노래 고수를 찾는 프로그램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 izi의 ‘응급실’, 임재범의 ‘낙인’ 등의 노래를 부른 '꽃 피는 오골계'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면을 벗었다. 작곡가 김형석으로부터 “두성, 흉성, 호흡, 발성이 완벽하다” 등의 호평으로 실력파 가수임을 인정받은 그는 다름 아닌 아이돌 가수 B1A4의 산들이었다. 패널들은 일제히 예상 밖의 인물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밖 대반전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시청자들도 SNS 및 인터넷을 통해 아이돌 가수의 대반전이라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DADA 블로그 운영자 다다별(lne****)은 “그동안 산들의 노래 실력이 아이돌이라는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나보다”며 “내 심장에 낙인되어버린 산들”이라고 칭찬했다. B1A4 팬이라는 들오리(jogung****)는 산들의 노래 실력을 입증한 과거 동영상을 대거 공개하며 “아이돌이 노래를 부르지 못할 거라는 선입견을 바꾸기 위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산들은 지난 2013년 10월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임재범 2편에 출연해 최종우승을 차지, '아이돌계의 김광석'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걸그룹 씨스타의 효린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로 유명하다. 특히 실력파 가수들의 서바이벌 노래 경연이 펼쳐지는 <나는 가수다> 시즌3에 합류해 첫 번째 탈락자라는 고배를 마셨지만 가창력 호평은 끊이지 않는다. 훈남훈녀카페 크림치즈스파게티(1197****)는 “아이돌 가수 통틀어 최고의 가창력을 지닌 가수는 효린”이라며 “허스키한 목소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라고 칭찬했다. 성형커뮤니티 카페의 핫썸머(sioe****)는 “건강미인 효린은 미국의 비욘세와 비슷해 효욘세라 불린다”며 “아이유를 꺾은 정상급 가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Mnet의 랩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걸그룹 AOA의 리더 지민이 등장해 화려한 랩 실력을 뽐냈다. 그동안 섹시한 댄스에 랩 실력이 가려졌던 지민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팬층이 더욱 두터워졌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하루(suls****)는 “걸그룹이 넘쳐나다 보니 그룹 AOA는 알아도 멤버 개개인은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민의 위치를 확고히 드러낸 거 같다”며 “랩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조차도 ‘랩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끼게 해준 지민은 세계 실력파 래퍼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9월, Mnet의 <쇼미더머니3>에서 아이돌그룹 아이콘의 멤버 바비가 최종 우승자로 지목됐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 총총총달려가면폭안아주세요는 “언더가 아닌 YG 소속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입견으로 인해 평가 절하 받아왔다”며 “랩 실력뿐만 아니라 무대 장악력, 가사 전달 등 관객들의 눈과 귀를 제대로 즐겁게 해주는 진정한 실력자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차우진 음악 평론가는 “바비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며 실전에 강하다”고 칭찬한 바 있다.

라이브 가요 프로그램 통해 가창력 자랑
브라운관·스크린서도 종횡무진 활약 중

가창력을 인정받은 아이돌도 있지만 스크린과 안방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아이돌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SBS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남자주인공을 맡은 한인상 역의 이준은 2009년 데뷔한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다. 엠블랙으로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낸 이준은 그동안 드라마 <아이리스2> <미스터 백>을 비롯해 영화 <정글피쉬2> <배우는 배우다>에서도 주인공을 맡아왔다.

특히 할리우드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가수 비(정지훈)의 아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기 무대에 뛰어들었다. 인터텟 카페 화려한변신에성공하려면여기의 푸근(dlrl****) 회원은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지만 연기력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시청자들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준의 연기를 계속 보길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감자(qll****)는 “가수보다 할리우드 영화로 먼저 데뷔한 이준의 작품은 일단 믿고 보게 된다”며 “디스패치에서 이준을 쫓다가 김밥천국만 찍고 왔다는 소문이 떠돌 정도로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니, 연예인보다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다 더 좋은 연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아이돌의 연기력하면 제국의아이들의 임시완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평균 시청률 8.2%, 최고 시청률 10.3%를 기록한 tvN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 역을 맡은 임시완은 이미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을 통해 MBC 연기대상 남자신인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임시완은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는 달>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으며, 이후 영화 <연애를 기대해>, <변호인> 등에서 주연 및 조연을 맡아왔다.

블로거 두봄(do****)은 “임시완의 연기는 한마디로 담담한 아픔”이라며 “도대체 임시완은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장그래의 비극적 소년기를 내재화 시킬 수 있었을까”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드라마 리뷰 블로그 운영자 닥터콜은 “임시완 특유의 청아한 아름다움으로 ‘연민의 청춘’ 장그래를 완벽 실시화시켰다”며 “서글픈 눈빛, 무언가 위축돼 있는 걸음걸이 등 디테일 하나하나가 장그래였다”고 설명했다.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는 영화 <건축학개론>에 출연, 국민 첫사랑이 됐지만 MBC 드라마 <구가의 서>를 통해 2013년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세비(inuel****)는 “수지에게 최우수상을 주는 건 연기대상이 아니라 인기대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어떻게 고현정, 최강희 보다 연기를 더 잘했다고 보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카루스83도 “드라마의 아킬레스건은 다름 아닌 수지의 연기력이었다”고 지적했다. 수지는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도리화가>에서 조선 최초의 명창 진채선 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성 인정 

 

아이돌 출신 남자 배우는 빅뱅 탑, 신화 김동완과 에릭, 2AM 임슬옹, GOD 윤계상, 젝스키스 장수원, JYJ 박유천, 동방신기 정윤호 등이 있다. 여자 배우는 핑클 성유리와 이진, SES 유진, 샤크라 정려원, 시크릿 한선화, 베이비복스 윤은혜, 원더걸스 소희, 소녀시대 윤아, 슈가 박수진과 황정음 등이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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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