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신의 한수' 남미 구상 대해부

‘총리 김무성’ ‘당대표 서청원’ 카드는 어때요?

[일요시사] 최현목 기자 = ‘인사가 만사다.’ 인사관리에 관한 옛말을 바탕으로 박근혜정부를 평가한다면 어떤 말이 나올까. 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 20일 사의를 표하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더불어 재임기간 63일, 사실상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청와대는 6번째 총리 지명자를 찾고 있다. 그간 다른 자리에 비해 총리직 선임과정은 수난의 연속이었다. 총리만 국한해 본다면 ‘인사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후 지금까지 김용준, 정홍원, 안대희, 문창극, 이완구 등 총 5명의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그 중 이 전 총리를 포함해 2명만 실제 총리가 됐다. 이제 그 두 사람 중 한 명마저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정홍원 전 총리만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유일한 총리로 남아있다.

불명예 퇴진
총리 잔혹사

박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는 현재 차기 총리를 골라내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누리당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완구 총리가 사실상 마지막 카드였다”며 “후임 인사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르게 말하면 이는 앞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고를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많은 후보자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리가 사의를 표한 후 언론을 통해서는 차기 총리에 대한 여러 기준들이 거론되고 있다. ‘정치인이냐 비정치인을 뽑을 것이냐’란 문제도 중요한 기준 중에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퇴한 것에 비춰봤을 때 비정치인 출신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들려온다.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비정치인 출신 후보자는 조무제, 김영란, 목영준, 윤증현 등이다. 이들은 모두 도덕성과 청렴함에 있어서 검증 받은 사람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조무제 전 대법관은 ‘딸깍발이 판사’로 알려질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유지한 인물로 손꼽힌다. 조 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전관예우’ 의혹에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권 교체마다 차기 총리로 모셔오고 싶어 하는 인물 1순위로 꼽힌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잘 알려진 ‘김영란법’을 발의한 사람이다. 김영란이란 이름이 국민들에게 누구보다 긍정적으로 각인돼 있다는 측면에서 만약 총리로 임명된다면 그간 보여준 인사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 역시 대법관 출신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아 ‘전관예우’에 자유롭다.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의 이름도 들려온다. 청렴한 법조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목 전 재판관이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특히 그는 ‘헌법 재판관’이란 이력을 가지고 있어 향후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카드로 거론된다.


행정경험을 중시한다면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장관도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국정의 2인자이자 행정부를 총괄하는 국무총리 자리에 현장행정가를 투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혼란을 벗어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분석이다.

도덕·청렴 우선
비정치계 거론

그러나 들려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본다면 그래도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근혜정부에서 ‘정무감각’이란 달콤한 열매를 버릴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청렴함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많은 선거를 통해 검증된 인물들이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유다.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본다면 누가 앞서 있는지 쉽사리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쟁쟁하다. 황우여, 최경환 부총리의 이름도 자주 들려온다. 두 사람은 친박의 핵심실세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라 박 대통령과의 소통에도 무난하다는 진단이다.

황 부총리 측 관계자는 전화인터뷰에서 “황 부총리는 아셈회의를 위해 해외출장 중이다”라며 “전혀 그에 대한 말씀이 없으셨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도 유력한 후보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이완구 전 총리가 선임되기 전 후보자로 이름이 자주 거론된 바 있으며 서민적 이미지로 도덕적인 부분에서 결함이 없다는 평가다.

행정 경험 또한 다른 인물에 비해 풍부해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실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를 맡아달라고 하면 수락할 것이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가정법을 가지고 거기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좀 이상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답한 바 있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장관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친박계 핵심인물로 꼽혀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4선에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국민의 검증은 끝났다는 점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말도 있다.

‘세월호 사건’을 수습했을 때 보여준 진정성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이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의원님께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은 알고 계실 것이다”라면서도 “지금 해외출장 중에 계신다. 의원님으로부터 총리에 대한 어떤 언급도 전달 받은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마평 줄줄, 이완구 다음 누구?
정치인은 물론 비정치인도 물망

같은 4선 의원으로 꼽히는 이한구 의원도 유력한 후보자로 손꼽힌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어 리더십이 검증됐으며 당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등 경제관련 현안을 보는 눈이 밝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라 박근혜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가장 적임자라는 평가다.

반면 강력한 후보임에도 위험부담이 있는 후보자들이 있다. 오세훈, 황교안이 그들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최근 새누리당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이미 정계 복귀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것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총리직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복지’와 관련해 야당과 대척점에 있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사항에 대해 문의하려 오 전 시장 측 측근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황 장관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그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 등 굵직한 사안을 박 대통령과 소통하며 진행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국정 공백을 불러온 ‘성완종 사건’이 수사 중에 있다는 점에서 황 장관이 총리로 낙점될 경우 정가 내외에서 반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각·경험 우선
정치계 후보들

지역적 기준으로 총리를 선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와 눈길을 끈다.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충청권과 호남권이다. 충청권이 거론되는 것은 다시 한 번 박 대통령이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를 가져갈 때 충청민심이 많은 힘을 실어줬다는 점이 아직 청와대 내부에서 작용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이다.
 

그런 채무의식이 충청 총리를 밀어줄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현재 거론되는 충청권 인사는 이인제, 강창희, 정우택 등이다. 이들 의원실과 통화해본 결과 공통적으로 “의원님으로부터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면서도 “하마평에 거론되는 것은 언론을 통해 아마 알고 계실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 인사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인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출신으로 충청북도지사를 역임하는 등 이력과 경험에 있어선 충분하다는 평가다. 3선 의원까지 성공해 준비된 카드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들려오고 있다. 정 의원실 한 관계자는 “공식입장은 없다”면서도 “충청민들이 느꼈을 아픔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후보만 10명 이상, 일인지하 만인지상은?
누가 되더라도 ‘독이 든 성배’ 변함없어

호남지역 총리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당대표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3일 4·29재보선 광주 서구 지원유세에서 “박근혜 대통령께 말씀 드린다”며 “이번 기회에 이완구 총리가 경질되면 그 자리에 전라도 사람 한번 총리를 시켜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정현 최고위원이 총리를 하면 얼마나 잘하겠냐”며 “또 정 승 후보가 이번 선거에 당선돼 최고위원이 되고, (이 최고위원이) 총리를 하면 얼마나 일을 잘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즉, 이 최고위원이 총리로 가면 공석이 된 자리에 정 승 후보를 앉히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 당선을 위한 파격 공약 중 하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정작 친박계를 통해서는 ‘김무성 총리 임명’이라는 파격적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 최고위원을 총리로, 정 후보를 최고위원으로’라고 밝힌 김 대표의 발언과 유사한 전략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친박계 내부에서 나온 말을 종합해보면 ‘김무성 대표를 총리로, 공석이 된 당대표 자리에는 서청원 최고위원을 앉힌다’는 시나리오다.

김 대표가 총리가 됐을 때 박근혜정부가 가질 수 있는 득을 생각해본다면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니다. 청와대 입장에서 봤을 때 ‘양수겸장’ 측면에서 김 대표가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첫 번째 김 대표는 여당 최고의 유력 대권주자다. 그런 대권주자를 총리로 임명한다면 떨어지는 지지율을 붙잡을 수 있다. 최근 언론은 물론 정계에서는 이번 성완종 사태로 인한 ‘조기 레임덕’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데드덕’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비박계 최고 핵심을 곁에 둘 수 있다는 이점이다. ‘적은 가까이 두라’는 옛말처럼 최근 기치를 높이고 있는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만약 서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대신해 당대표가 된다면 국정 운영에 있어서 순풍을 달 수 있다고 친박계는 풀이한다.

김무성 총리?
서청원 대표?

이에 대해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누가 얘길 꺼냈는지 모르지만 재미있는 발상”이라며 “전혀 들어본 적 없는 허무맹랑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 역시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총리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으시다”고 말했다. 두 관계자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흔히 들리는 소문 중 하나로 받아들였다.


남미 4개국 순방길에서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을까? 아직 결정권자인 박 대통령의 ‘신의 한수’가 미정인 상황에서 총리 후보자에 대한 하마평은 어디까지나 예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끊이지 않는 ‘이완구 잔혹사’

최근 <조선일보>를 통해 이완구 전 총리가 인척관계에 있는 검찰 관계자에게 수사상황을 문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 측은 이 전 총리가 직접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내용에 따르면 검찰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전화 통화내역 등을 살펴보던 중 이 전 총리와 인척관계에 있는 검찰 간부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 전 총리도 성 전 회장의 자살 이후 해당 간부와 자주 통화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총리실 직원, 검찰 측에 수사 문의 논란

이러한 기사가 나간 이후 총리실 관계자는 <KBS>를 통해 “총리 본인이 검찰 간부와 직접 통화한 적은 없다”며 “다만 총리실 직원 이모씨가 이 전 총리와 인척인 검찰 간부에게 전화해 수사상황을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수사상황을 문의한 이씨는 이 전 총리가 충남지사로 근무할 때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측근으로 이 총리 취임 이후 총리비서실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조만간 총리실에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이 전 총리의 인척이자 성 전 회장이 이끈 ‘충청포럼’ 멤버로 알려진 검찰 간부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