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유승민 ‘4월 승부수’ 속내

2박3일 공들인 비수 ‘청와대 겨눴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4월 국회가 시작됐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해결해야 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세월호 1주기는 물론 공무원연금개혁, 자원외교국정조사 등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대 국회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시험대가 막이 올랐다.

난항이냐 순항이냐. 4월 임시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에는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담겨있다.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안들의 무게가 경중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안산적
책임막중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임시국회가 위기이자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후 리더십을 보여줄 확실한 기회가 그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 몇몇 사안에 대해 본인의 목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김무성 대표와 겹쳐 폭발력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완구 흔적지우기’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이번 임시국회는 유 원내대표에게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 원내대표였던 이완구 의원이 총리로 부임하면서 넘겨준 현안들이 아직 많다. 이번 4월 국회를 통해 확실히 털고 가지 못한다면 원내대표단의 사기도 저하될 수 있다.

이에 지난 8일 유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대표단은 이완구 총리와 긴급 오찬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 모인 그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경제활성화 법안처리 등 4월 임시국회 주요 입법 현안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동은 이 총리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청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자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알려지기로 이 총리는 오찬에서 주로 공무원연금법, 경제활성화법 등 법안 통과에 관해 언급했다. 공무원연금법에 관해서는 소통을 통한 합의의 과정에 대해 말하며 야당의 적극적 지원을 끌어낼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창조경제 해법 아냐 증세없는 복지 허구” 일침
청와대 “논평 삼가겠다” 함구 속으론 부글부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이나 인양 문제에 대해서는 회동 때 특별한 얘기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회동이 끝난 후 이 총리가 “유가족들의 입장을 헤아리고 경청하며 국민 통합이나 화합 등 전체적인 면을 균형 있게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찬 회동이 있기 전 유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가졌다. 그런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서 ‘명연설’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여당과 청와대에서는 ‘개인의 생각’으로 치부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유 원내대표가 연설을 끝내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야당 의원들이 몰려들어 덕담을 전했을 만큼 연설문 내용에는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 중 일부에 대해선 실패했다고 평가했으며 정책기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도 거론이 됐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이었던 134조원의 공약 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창조경제에 대해서는 “성장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다소 단언하듯이 말했다. 당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유 원내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날카롭게 들렸다는 후문이다.

세월호 인양
가족 한 풀자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번 연설에 대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집권여당을 향한 이례적인 칭찬이었다. 또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찬사를 보낸다”며 “드디어 보수가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례적인 여당 대표의 연설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개인 SNS를 통해 “야당 원내대표가 연설하는 줄 알았다”면서도 “말은 여당도 옳고 야당도 옳다는 황희 정승 같은 말씀이었다. 민생경제 파탄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처방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한 당직자는 “어차피 선거용 아니냐”며 평가 절하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설이 끝난 후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박수소리가 나왔지만 당황한 듯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의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김무성 대표의 반응도 화제가 됐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포함되어 있는 재벌개혁에 관한 내용이 김 대표를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내다봤다. 유 원내대표는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재벌대기업은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해 재계를 중심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유 원대대표의 연설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석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켜세운 점도 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 경제기조 비판에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JTBC가 뉴스를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 중 한 명은 평가 절하하는 어투로 “참 잘하더라. 대단한 정치인의 정치철학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두고 정치적으로 영리한 연설이라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들은 이번 연설로 여당 지도부와는 대립각을 세우게 됐지만 야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게 됐다고 내다봤다. 이는 4월 국회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계산이 전제된 행보라는 것이다.

특히 ‘대화가 통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4월 국회를 마지막으로 임기가 종료가 되기 때문에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복지 문제를 여야합의기구를 통해 해결해 나가자고 유승민·우윤근 양 원내대표가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만큼 둘 사이는 정책적으로 ‘통’하는 것이 있다.

재벌·대기업
천민자본주의


새정치연합과 긴밀한 합의를 이뤄야 하는 개혁안은 ▲공무원연금개혁 ▲노동시장개혁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크게 3가지가 꼽힌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새누리당 입장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연금특위 활동 시한을 두고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우 원내대표도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과제로 공무원연금개혁을 꼽은 만큼 대타협기구를 통한 합의 도출에 집중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시장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도 주요 현안으로 분류된다. 노동시장개혁과 관련해서는 최근 한국노총이 대타협 결렬을 선언한 상태라 여·야 간 긴밀한 논의가 불가피하게 됐다. 향후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정부 주도의 법·제도 정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측면에서 자칫 노동계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에는 박 대통령과 김무성·문재인 대표가 지난달 17일 청와대 회동에서 4월 국회 처리를 합의했을 정도로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당초 새정치연합이 요구한대로 보건·의료 부문을 제외키로 합의했기 때문에 조속한 처리가 예상된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사드 같은 경우에는 한국배치를 놓고 청와대와 유 원내대표 간 갈등기류를 빚고 있어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유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이 핵 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란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당초 청와대·친박계의 만류에도 지난 1일 ‘사드 의원총회’를 강행했던 그였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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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월 국회에서 다루어질 가장 중요한 현안은 따로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 1주기가 그것이다.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한 세월호 인양 문제에 대해 4월16일 전에 윤곽을 잡지 못한다면 전국적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공산이 크다.

이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세월호 선체 인양과 관련한 긴급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인양해야 한다’가 65.8%로 ‘인양하지 말아야 한다’의 16.0%와 비교해 4배가 넘는 수치로 나타났다. 만약 인양 문제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진다면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대표연설을 세월호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했다. 특히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양의 이름을 부르며 연설을 시작했다는 점은 국민여론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다”며 단상에서 세월호 실종자 이름을 한명씩 불렀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인양에 대한 의지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선을 정부에 촉구한 점은 특히 야당으로서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세월호 언급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심판론’을 들고 나와 4·29재보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을 미연에 차단하기위한 목적으로 세월호를 이용한 것이라 주장한다.

보수 새지평
진보 아젠다

수많은 해석이 난무하고 있는 유 원내대표의 승부수. A4용지 87매 분량, 40분 가량 진행된 연설문을 이틀 밤낮을 새며 직접 썼을 정도로 유 원내대표는 이번 연설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당내에서 사전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을 몰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여당 지도부내에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심(朴心)’으로 통하고 있는 이정현 최고위원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조율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언급했고, 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보수성향의 정치전문가들 중 유 원내대표가 경솔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연설이 대정부질문이라면 괜찮지만 대표연설이기에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말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당 지도부가 대표연설문 내용을 서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새누리당 지도부 내에서 정책 방향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가족 울린 유승민 연설, “실종자 가족 한 풀어드려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선보인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이 화제다.

취임 후 처음 가진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유 원내대표는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이 있었던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삭발을 한 세월호 유가족이 참석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유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다”면서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되물어 유가족의 공감을 얻었다.

그는 이어서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한다”며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며 세월호에 대한 연설을 마무리했다.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는 인양비에 대해서는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유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바른 생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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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