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질질 짜는 스타들 설왕설래

카메라 불러놓고 눈물 '기자회견 레퍼토리'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계약 갈등으로 분쟁 중인 가수 길건과 소울샵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가수인 김태우가 각각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이처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연예인들은 평소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나 눈물을 호소하곤 한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두고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과도한 액션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장을 찾은 가수 김태우가 눈물을 흘렸다. 소울샵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김태우는 가수 길 건과의 분쟁으로 인해 가시화된 가족경영에 대해 “내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다”며 고개 숙여 눈물을 흘렸다.

악어의 눈물?

이 자리에서 김태우는 아내의 유언비어와 딸을 향한 욕설 등의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연 길 건은 김태우의 아내이자 소속사 이사인 A씨로부터 언어폭력, 모멸감, 모욕, 왕따를 당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눈물로 내비췄다.

당시 기자회견을 갖던 도중 소속사 측이 길 건과 김태우의 모습을 담은 무음의 CCTV 영상을 공개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이후 김태우가 긴급 기자회견을 마련해 소속 가수 길 건과 메건리에 대해 아무 조건 없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잠재웠다.

인터넷의 한 카페를 통해 아이**는 “<용감한 기자들>에서 나온 이야기가 김태우와 그 아내에 대한 얘기가 맞다면 김태우 아내는 보통 여자가 아닐 것이다”며 길 건의 편을 들었다. 이 의견에 29**는 “결혼 전 돈 많은 척했으나 결혼하니 다 뻥. 상견례 당시 장인어른도 가짜. 다 알고서도 이혼 못하는 연예인 A씨 내용”이라고 추가 댓글을 남겼다. 이는 김태우가 언급한 김태우 가족의 유언비어 중 하나다.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년6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수영선수 박태환도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장에서 눈물로 사과했다. 박태환은 “늘 좋은 모습, 웃는 얼굴로 만났는데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돼 말로 다할 수 없이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다”며 “부족한 제게 늘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네이버의 한 카페에서 아이디 amor****는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나보다. 눈물을 훔치는데 마음이 짠하더라. 더 열심히 훈련하는 방법으로 만회하길 바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격려했다.  

억대 원정 도박설에 휘말린 가수 태진아도 지난달 24일 진실 규명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쏟았다. 당시 태진아는 “억대 도박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원정 도박설을 제기한 <시사저널USA> 측을 비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눈물이 주르르 흐르지 않아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느낌이다” “눈물의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대성통곡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초췌한 모습으로 ‘뚝뚝’…진심? 연기?
진실 여부 떠나 일단 동정심 유발 성공

지난해 8월에는 배우 송혜교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25억원의 탈세 혐의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당시 송혜교는 “2년 전 갑작스럽게 수사 요청을 받고 직접 조사를 받으면서 탈세 사실을 알게 돼 무척 놀랐고 즉시 누락된 세금과 가산금을 납부했다”고 해명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눈물과 함께 인정했다.

2013년 3월에는 배우 김혜수는 논문 표절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실수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또한 2011년에는 탈세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방송인 강호동이 고개 숙여 사죄를 하며 은퇴를 선언했으며 가수 MC몽도 병역기피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또한 같은 해 가수 김성수가 전 여친을 폭행한 혐의로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2008년 70대 노인 폭행 혐의를 받은 최민수와 신체 중요 부위 훼손 루머에 휩싸인 나훈아도 대표적인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 연예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선거에 참여한 고승덕 변호사도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아들이 다음 '아고라'에 아버지를 지지해달라는 글을 게시해 논란을 일으키자 고 변호사는 다음날인 5월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아들은 건들지 말아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미국에 거주 중인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식을 버린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고 변호사는 낙마하고 말았다.


한편 <시크뉴스>에서는 길 건, 송혜교와 더불어 성매매 알선 행위 여부와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성현아까지 눈물의 기자회견장에서의 화장 규칙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세 스타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색조 화장을 최소화했으나 머리색과 동일하게 눈썹을 그리고 위아래 속눈썹을 따라 가볍게 아이라인을 채워줘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트레**는 “자신의 잘못과 관련된 기자회견장에 연예인은 매번 똑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며 “화장기 없는 얼굴과 수수한 옷차림으로 나와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손수건으로 꺼내 눈물을 훔친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말 억울해서 우는 경우도 있겠지만 마치 눈물 흘리는 모습이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카미**는 “너무 그릇된 시선으로 연예인을 보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잘못된 점을 하나라도 더 캐내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누가 진실일까

한편 MBC 예능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에서는 여군으로 참여한 여자 연예인들이 잦은 눈물을 보여 “지겹다”는 지적이다. 개그맨 장동민은 KBS2 <작정하고 본방사수> 프로그램에서 <진짜사나이>를 보며 “그만 좀 울어라. 지겹다”고 독직구 발언을 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배우 김부선은 지각한 강예원에 대해 “꼭 배우들 중에 저렇게 늦게 가는 경우가 있다. 튀려고 나중에 간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그러면 카메라를 좀 더 받는다”며 “나 좀 불러주지. 나. 아줌마는 여군 아니고 남군이야?”라고 발언해 출연 의사를 밝혔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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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