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줄이 항상 빡빡해 인터뷰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연예인 스타들. 88올림픽을 치를 때만 해도 연예인을 인터뷰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올림픽 이후 강산이 두 번 바뀌는 20년이라는 시간과 2년이 더 지난 시점에서 인기 연예인의 인터뷰는 물론 뜨는 신예들까지 별 따기가 됐다.
인터넷 활성화…포털과 제휴 매체 영향력 커
지면·포털에 기사 안 실리면 인터뷰 거부도
최근 새 영화 개봉을 앞둔 영화배우 A씨의 깐깐한 인터뷰 검열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홍보 관계자들에게 “아무 매체하고나 만나지 않겠다. 인터뷰를 하러 오는 기자들로부터 미리 질문지를 받지 않으면 인터뷰에 절대로 응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과 만날 때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전에 질문지를 제출하는 경우는 있지만 국내 배우가 자국 취재진과 인터뷰하면서 질문지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인터뷰하려면 질문지 먼저!”
한 관계자는 “작품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편하게 내뱉은 한 마디가 일본과 중국 등에 잘못 전해지는 일이 자주 벌어져 어쩔 수 없이 고육지책을 동원한 것 같다”며 애써 A씨를 두둔했다.
최근 인터뷰는 매니저와 기획사에 수 없이 전화를 해야 성사된다. 이렇게 성사된 인터뷰는 몇 개의 매체가 함께 한다. 릴레이 인터뷰다. 그렇다고 시간을 넉넉히 주는 것도 아니다. 시간에 쫓기는 스케줄에 20분 정도가 할애된다.
연예인 인터뷰가 이렇듯 어려워진 데는 무엇보다도 포털의 힘이 크다. 포털의 출범은 인터넷의 활성화가 이루어진 90년대 중반부터다. 다음, 드림위즈, 한미르, 네띠앙, 파란, 야후, 라이코스, 엠파스, 네이버, 네이트 등의 출현과, 출시 시기가 가장 짧은 싸이월드가 이를 반증한다. 현재 이 포털 중 5대 포털이라 불리는 네이버, 야후, 파란, 다음, 네이트에 매체들의 기사가 업로드되고 있다.
또한 요즘 블로그와 개인 UCC의 활성화와 싸이월드는 가히 상상하기 힘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포털과 개인 블로그는 연예인들에게 관심이 많은 10대부터 30대가 주로 이용을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언론 매체들은 이들 포털과 기사공급 제휴를 맺게 됐다. 대표적인 기사공급 제휴는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다. 네이버에 기사가 올라가게 되면 인기가 급상승한다. 그만큼 클릭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포털과 기사공급을 하는 매체들은 국내 주요 내로라하는 지면 일간지와 7종의 타블로이드판 무가지와 주간 무가지, 그리고 온라인 매체 등이 있다. 특히 온라인 매체의 급성장은 연예인들의 인기를 급상승시키는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온라인 매체는 성장을 위해 연예를 전문으로 하는 매체들이 많다. 이들 매체는 매니저와 기획사 관계자들은 물론 소속 연예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있다. 여기에 속한 기자들은 인터뷰가 원활하게 이뤄진다. 우선 순위가 부여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온라인 매체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면 매니저와 기획사 관계자들의 태도는 변한다. 대뜸 이렇게 묻는다. “지면매체가 아니네요, 온라인이시라면 포털에 기사가 올라가나요”라고 말이다. 소위 튕기기다.
요즘 매니저와 기획사는 우선적으로 매체의 역량이 얼마나 되는가, 포털에 기사를 올리는가, 협조적으로 인터뷰를 하는가 등을 예의 주시한다. 이 같은 상황은 기획사와 매니저 파워가 거대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모 언론사에서 스타 연예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매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한다. 매니저가 결정을 했다는 것. 매니저가 연예인보다 권위를 더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례로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의 일이다. 모 드라마에 출연한 한 한류스타는 언론 관계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경호원이 막아서며 접근금지라며 통제를 했다. 떨어져서 질문을 하라는 것이었다.
매체 영향력 우선
각 언론 매체들과 마주보고 공동 인터뷰를 하는 제작발표회 현장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외에도 매니저의 거만한 행동도 자주 목격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팔짱을 끼고서 기자들의 질문에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이 연예인이 된 것처럼 행동이 안하무인이다. 모두가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예의를 지키면서 정중하게 응대하는 연예인 매니저들이 소수의 몰지각한 매니저들로 인해 욕을 먹고 있다.
한류스타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들은 지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평이 결코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듯이 양면적이다. 스타 연예인들의 인터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되는 이유 중에 중요한 것은 쉴 틈 없이 몰려드는 스케줄 소화다. 급하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주목을 받게되면 이들은 하루 일과 중 쉴 틈이 없다. 쫓기는 스케줄 소화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들게 한다.
결론은 기획사의 빨리 스타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증과 타 매체와의 경쟁이 불러낸 행동이 스타 연예인들의 인터뷰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