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삼진 아이러브그린 대표

“‘녹색소비’만이 병든 지구 살린다”

지구가 ‘열병’을 앓고 있다.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이 상승해 섬이 사라지고 홍수와 가뭄이 잇따르는 등 극심한 자연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인명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그 어느 때 보다 ‘환경’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 아래 지난 4월22일 지구의 날, 국내 최초 녹색포털서비스 아이러브 그린(www.ilovegreen.net)이 첫발을 내딛었다. “환경을 위해 ‘녹색소비’를 이끌겠다”며 출범한 그들의 행보를 들어보기 위해 ‘아이러브그린’의 임삼진 대표를 만나봤다. 

녹색정보, 칼럼 등 녹색소비 위한 정보 제공
“환경 살리는 ‘녹색소비’ 한국에 뿌리내린다”


환경파괴는 가속화되고 인류는 탄생이후 유래에 없는 존망의 기로에 섰다. “생산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인류에 미래는 없다”는 임삼진 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녹색소비’다. 녹색소비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란 의미다.
green.net

“녹색소비=윤리소비”

임 대표는 “녹색소비야말로 우리 사회를 근본부터 ‘녹색’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소비는 생산을 바꾸는 힘’이다. 소비자가 친환경상품을 계속해서 소비하면 기업 역시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친환경제품을 생산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환경은 자연스레 호전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그는 “녹색소비야 말로 책임 있고 윤리적인 소비”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임 대표는 ‘녹색소비’를 그토록 목 놓아 주장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다. 특히 온난화문제의 경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세계인의 문제가 돼 버렸다. 지구의 기온이 2℃ 상승하게 되면 아마존 열대림의 20~40%가 파괴되며, 100만 종이 멸종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와 같이 진행되면 히말라야, 티베트, 안데스의 빙하가 20년 안에 녹아버리고, 바다 산성화의 부작용이 10년 이내에 가시화되며, 북극의 빙하가 불과 금세기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 문제의 방안은 녹색경제의 달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녹색경제 달성을 위한 첫걸음이 바로 녹색소비인 것이다.

‘포털을 만들게 된 과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임 대표는 대답 대신 ‘절수기’를 꺼내 들었다. 절수기는 수도에 직접 부착해 물 소비량을 줄여주는 도구로 30%에서 최고 70%까지의 수도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로써 줄어드는 수도세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연간 약 1만5000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절약되는 금액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연간 약 8만원의 도시가스요금 역시 절약할 수 있다. 샤워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물 중 상당량이 온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 비용이 도시가스 비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그 이유다. 손가락 한마디만한 절수기 하나로 아파트 관리비를 연간 9만5000원 이상 줄일 수 있단 말이다. 귀가 솔깃해지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국민 대부분이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임 대표는 “친환경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알리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때문에 그는 ‘아이러브 그린’을 통해 녹색뉴스를 비롯한 환경정보, 녹색칼럼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녹색소비를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아이러브그린’은 직접 친환경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판매되는 상품은 유기농 먹거리부터 친환경 화장품,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에야 판매대에 오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독립기관인 ‘지속가능성평가위원회’의 정기적인 검사를 거쳐 상품의 질과 친환경성 등을 평가한다.

‘아이러브그린’에서 판매하는 것은 비단 ‘물건’ 뿐만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인테리어나 청소, 건물유지관리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테리어 분야의 경우, ‘그린인테리어포럼’을 만들어 인테리어 소재부터 조명, 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상품을 선정한다.

또 인테리어 공사 이후 오염물질 측정 농도의 목표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대표는 “그간 친환경 인테리어 사업에 존재하지 않던 ‘표준’을 설정하기 위함”이라며 “표준이 전체 인테리어 업계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서비스도

하지만 상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는 행위는 ‘시민운동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던 그의 말과 대조적이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환경단체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해 비판 밖에 하지 못한다”라며 “환경운동가가 판매에 나서면 ‘깨끗하지 못하다’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환경을 호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친환경 상품과 친환경 서비스를 선정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양팔을 걷어붙였다. 환경운동가의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을 채우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아이러브그린’은 일부기업에서 낭비되고 있는 전기나 수도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임 대표는 “앞으로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친환경 컨설팅을 할 것”이라며 “녹색소비사업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녹색소비가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아이러브그린’은 매출액의 1%를 적립해 녹색운동의 발전과 독립유공자후손돕기운동, 빈곤국가 교육사업지원 등의 사업을 지원하고 그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