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화발 ‘개 브루셀라’ 집단 발병

감염견 전국에 팔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인천 강화군의 개 번식장에서 일명 ‘가축 성병’이라 불리는 ‘브루셀라병’이 집단 발생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감염된 개들이 펫숍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방역당국의 추적은 더딘 상황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오늘도 펫숍들은 영업 중이다.

<일요시사>의 취재에 따르면 브루셀라병이 발견된 것은 동물권 단체들이 강화군 소재 한 번식장의 개들을 구조하면서다. 해당 번식장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개체 분리 없이 무분별한 교배를 시켜 번식하던 곳으로, 제보를 받은 동물권 단체들이 현장을 적발했다.

확산 비상

적발 당시 번식장 내부는 열악한 위생 상태와 부실한 관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한 구조자는 “암수 분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무분별한 교배가 있었고, 축산 부산물과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핏물이 묻은 분쇄용 기계와 금속 도구까지 발견됐다”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힘을 모아 이곳에서 약 300마리의 번식견들을 구조했다. 구조 직후 300마리의 개들은 여러 동물보호 단체로 분산돼 이동됐다. 이 가운데 사회적협동조합 ‘브라운’은 초기 배정된 30마리와 추가로 옮겨온 개들을 포함해 총 51마리를 보호하게 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구조된 만큼 전염병 감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브라운은 부설 동물병원에서 1차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브루셀라병을 발견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지자체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브루셀라병은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확진뿐 아니라 의심 증상만으로도 즉시 신고해야 하는 질병이다. 가축 소유자, 관리자, 수의사 등은 감염이 의심될 경우 지체없이 관할 지자체나 방역 당국에 알리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방역 당국은 신고를 받고 51마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 검사 결과, 51마리 중 31마리가 양성 반응을 보여 감염률은 60.7%에 달했다. 구조된 300마리 전체를 감안하면 실제 감염 개체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300마리 번식 각지 이동
검사 개체 중 60% 감염

브루셀라병은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이자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감염병으로, 동물 간 성적 접촉이나 상처, 분비물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개에서의 주요 증상은 불임과 유산이며, 수컷은 고환염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이 감염되면 발열, 오한, 식욕부진, 두통,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염 경로는 감염 동물의 체액, 혈액, 분비물, 유산 태아 및 태반 등과의 직접 접촉이 가장 흔하다. 개 브루셀라병은 번식 과정에서 주로 전파되며, 교배나 출산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진다. 수의사, 사육사, 브리더 등 감염 동물과 밀접 접촉하는 직업군이 특히 위험하다.

브루셀라병은 소, 돼지, 양, 염소 등 다양한 가축에서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소 브루셀라병이 보고돼 왔다. 과거 전남 지역에서 감염된 소 808마리가 살처분된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소·염소 사육 농가는 주기적인 검사와 백신 접종이 의무화돼 있다. 소는 인간이 직접 섭취하므로 감염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반면, 개 브루셀라병은 그동안 체계적인 관리나 정기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개 브루셀라병은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지만, 소·염소에 비해 관리·감시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정기 검사 의무가 없고, 번식견 거래 시 감염 여부 확인 절차가 법적으로 강제되지 않는다.


감염 예방은 사육 환경 위생 관리에 의존하고 감염될 시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전부다. 브라운은 “개 브루셀라병은 주기적인 검사가 없기 때문에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실제 감염 수는 아주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 브루셀라병은 주로 위생 관리가 부실한 번식장에서 발생한다. 허가를 받은 번식장이라도 사육 마릿수가 많고 격리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감염 확산 위험이 높다. 일부 번식장은 질병이 있는 개를 치료하지 않고 번식을 계속하거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다른 개와 교배시킨다.

이번 발병이 확인된 강화 번식장도 지자체 정기 점검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강화군청은 해당 번식장에 대해 지난해 초 점검을 실시했으나, 당시 문제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군청 관계자는 “점검은 연 1회 의무적으로 진행되지만, 사전 일정 조율 후 방문하기 때문에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위생 상태와 번식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사전 협의 후 방문하는 점검 형태여서, 문제가 있어도 실질적으로 적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해당 번식장이 개를 납품한 경매장과 펫숍에 대한 역학조사는 아직 진행이 더딘 상태다. 경매장에 협조 요청을 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경매장이 협조를 거부한다면 강제할 방법도 없다.

반면, 구조된 번식견들을 맡은 동물단체에는 즉시 ‘이동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공문에는 “브루셀라병 진단에 따라 해제 통보 시까지 이동 제한·세척·소독·출입통제를 명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경매장과 펫숍에 대한 영업 제한이나 행정 처분은 없다.

경기도 방역 당국 관계자는 “양주 소재 경매장에서 다수 거래된 것으로 확인돼 납품 내역을 확보 중이며, 해당 납품처에 브루셀라 검사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납품된 펫숍을 특정하더라도 공문을 보내 요청할 뿐, 강제 조사는 어려운 실정이다.

발병지 인근 번식장만 ‘49곳’
경매장·펫샵 역학조사 아직

현재 단계에서는 전국적으로 감염견이 이미 유통됐을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 실제 최근 포천시의 한 애견카페에서 개 브루셀라병이 확진된 사례가 나왔다. 확진된 개는 인천 강화군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발병지 인근에는 49곳의 번식장이 밀집해 있어 질병 확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심각한 상황은 브루셀라병은 잠복 상태로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모견이 브루셀라병에 감염돼 있다면 그 자견 또한 병에 감염된 채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자견 감염은 생후 6개월이 지나서야 병원균이 검출된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경매장과 펫숍들은 2개월 미만의 어린 강아지들을 판매한다.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잠복기 감염견이 펫숍이나 개인을 통해 분양되면, 가정 내에서 사람과 장기간 접촉할 위험이 있다.

브루셀라병은 인수공통감염병인 만큼 해외에서도 사람 감염 사례가 보고된다. 과거 중국에서는 백신 공장 부주의로 약 6000명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됐으며, 최근에는 양 태반을 먹은 일가족이 집단 감염되는 사례도 있었다.

개 브루셀라병은 감염견과의 밀접 접촉을 통해 인체 감염이 가능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가정 내 임산부, 어린이, 노약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추적 불가?

브라운은 “어떤 펫숍으로 가서 어떤 소비자에게 갔는지 추적이 지금 전혀 안 되고 있는 상태다. 아직도 경매장은 성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300마리 규모가 번식을 했으니 얼마나 많은 감염견이 나왔을지 모르겠다. 이미 소비자들한테는 일파만파 퍼져있는 상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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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