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고 꼬인 당·정·청 ‘2인삼각구도’ 막전막후

여의도서 물 먹은 친박…인왕산 바라보며 “~마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숫자 3은 한민족과 가장 인연이 깊은 숫자다. 대대로 초가는 삼간으로 짓고 살았고 씨름은 삼세판을 해서 승자를 결정지었다. 삼신(三神)을 믿었고 삼재(三災)를 우려했다. 조선시대 의정부 최고 관직은 3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이라 칭했다. 3이란 숫자는 음양이 결합한 완전한 수이면서 가장 균형 잡혀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일 차기 원내대표로 유승민 의원이 당선되면서 정치계에서도 ‘2인삼각구도’가 완성됐다.

그동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고독한 복서와 같았다. 박근혜 정부를 향해 펀치를 날려도 돌아오는 건 친박의 야유와 카운터펀치였다. 슬슬 그로기에 빠져들 때쯤 김 대표의 등을 받쳐 줄만한 트레이너가 등장했다. 더불어 그는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통’이었다. 바로 유승민 의원이다. 현재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하다는 점에 뜻을 공유하고 있는 이 둘은 ‘강한 새누리당’을 위한 한판승부도 마다하지 않을 기세다.

완벽한 균형
2인삼각 구축

9~10일로 예정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문제없이 흘러간다면 당·정·청은 이제 완벽한 2인삼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청와대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가장 곁에서 보좌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있고 당에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그 사이에는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새로 임명될 이완구 총리가 위치하는 구도다.

구도는 안정적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끊임없는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논란만 봐도 알 수 있다. 유 원내대표가 당선 후 언론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다”라고 당당히 말했는데 이는 박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공약을 향한 직격탄이었다.

실제로 유 원내대표는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앞서 4일 국회 기획재정위 현안보고에서 “담뱃값 인상이나 연말정산 공제 변경은 증세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인 최 부총리를 향해 “학문적 정의를 따질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께서 느끼시기에 세금이 올랐다고 느끼면 증세”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서 유 원내대표는 “이상한 정의나 그런 것에 매달리지 말고 국민들 앞에 솔직하고 정직할 필요가 있다. 이건 굉장히 기본적인 문제”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복지와 증세에 관한 자신의 견해도 명확히 발언했다. 그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아주 장기적인 목표를 ‘중부담-중복지’로 두고 거기까지 어떤 경로로 언제 어떻게 세금을 올릴 거냐. 그 로드맵을 가지고 정치권이 국민들과 함께 대타협을 하자”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중부담-중복지 카드 또한 박 대통령이 그간 밝힌 공약 기조와는 다른 것이었다.

상호견제 가능한 삼각구도 형성
증세 없는 복지로 1라운드 시작

이러한 유 원내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에 일각에서는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리고 그 믿는 구석이 김 대표라고 사람들은 추측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발언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발언했다. 그리고 지나친 복지로 국가재정이 흔들린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를 예로 들며 포퓰리즘에 빠진 정책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당의 실세로 떠오른 이 둘의 공세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간에서 들리는 말들이 모두 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사항에 반하는 것들이라 더욱 그렇다. 최 부총리가 즉시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그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무성·유승민
당 실세 연합

4일 최 부총리는 “복지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 컨센서스(합의)가 이뤄진 후 재원조달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즉 국회에서 해법을 찾아 달라는 의미였다. 책임회피가 의심될 법한 발언이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재차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복지 이슈를 정치권으로 넘기면서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이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가 아직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스스로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입에 올린 적이 없다”며 “현정부의 복지나 증세 문제에 대한 입장을 언론 등에서 그렇게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누가 먼저 말했느냐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지금까지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 주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증세를 펼친 경제부총리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것이 현재 중론이다.
 

어쨌든 바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에는 청와대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걸까. 그동안 친박의 좌장이라 불린 서청원 최고위원의 말을 들어보면 청와대의 구원투수를 자청했다는 의혹이 사실처럼 보인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파상공세에 서 최고위원이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는 “우리가 모두 새누리당 정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당·정·청은 칸막이 없는 한배다. 물이 새도 한쪽만 살겠다고 피할 곳도, 피할 방법도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해 최근 증세 없는 복지를 사이에 두고 높아지고 있는 당·청 간의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서 그는 “어려운 문제는 완급조절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에서는 서 최고위원이 ‘완급조절’을 언급함으로써 당이 청와대에 대해 비판 일변도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보고 있다. 서 최고위원이기에 가능한 발언이라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완구 의원까지 총리 자리에 앉게 된다면 완벽한 중재 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서 최고위원이 채찍이라면 앞으로 이 총리가 당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직후 정계 인사들로부터 “큰일을 해낼 분” “소나무 같은 푸르름과 대나무 같은 선비정신을 잃지 않는 분”이란 상찬이 공개적으로 나왔을 만큼 이 총리 후보에 대한 평가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한 편이다. 더구나 원내대표로 일하면서 김 대표와 지난 7개월간 호흡을 맞춰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기대하는 바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이 후보가 지명됐다는 소식은 정계에서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미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고 꾸준히 정계를 중심으로 나돌았던 말이기 때문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가 청문회까지 가기도 전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났을 때 ‘이완구 총리론’은 기정사실화라는 얘기까지 돌았었다.

박근혜·최경환
레임덕 위기

‘이완구 카드’는 청와대의 여러 복안이 숨겨진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첫 번째 복안은 ‘국면전환용’이다. 우선 청와대는 이 의원이 총리가 되면 한숨을 돌릴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리가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아울러 준다면 청와대 입장에서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난국을 타개할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비박 견제용’이다. 특히 청와대 내에서는 ‘멀박(멀어진 친박)’인 유 원내대표보다 비박인 김 대표를 더 껄끄럽게 생각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측면에서 김 대표에 대한 직접적 견제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이 총리후보자가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세 번째 복안은 ‘충청 대망론’이다. 현재 친박계에는 특별한 대권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하마평에 간혹 오르내리는 이는 최 부총리뿐인 상황이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 등 각종 설문조사에서 친박계 인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친박을 제외한 여당에서는 김무성, 김문수를 비롯해 이번에 원내대표가 된 유승민까지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범위를 야권까지 넓힌다면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등 한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늘어난다. 친박계가 위기의식을 가지기에 충분한 상황인 것이다. 결국 원내대표에 총리까지 한다는 전제하에 ‘이완구 충청 대망론’은 자기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친박계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그림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우선 차남 병역면제, 부동산투기 논란 등 이 총리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혹여나 낙마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가 총리가 된 연후에 김 대표 측과 손을 잡게 되면 더 무서운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노파심 섞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은 정치계에 불문율과도 같이 들려오는 ‘영원한 적도 우군도 없다’는 논리를 들어 이같이 주장한다.

이완구·서청원, 당·청 완충역할 기대
한쪽 무너지면 도미노현상 가능성도

이 총리후보는 ‘고분고분한 친박’이라 보기에 정치적 무게감이 큰 사람이다. 자칫하다간 청와대가 정치인 이완구를 위해 대선용 레드카펫만 깔아주고 밀려나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혹여나 비박의 중심에 있는 김 대표, 멀박으로 돌아온 유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 과거 이회창 총리처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청와대는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청와대가 내건 이완구 총리 카드는 즉흥적으로 꺼내든 것이 아닌 오랜 장고 끝에 나온 ‘묘수’로 볼 수 있다. 즉 주식으로 치면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투자에 비견된다.

유 원내대표의 당선일을 박근혜정부에 대한 레임덕이 시작되는 날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특히 이러한 시각이 보수언론을 통해 먼저 보도됐다는 점에서 청와대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레임덕을 거론한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 죽는다는 의원들의 위기감이 유승민을 선택하게 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유승민 의원이 이긴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진 것”이라는 수도권 중진 의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매체는 “유 원내대표 선출은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를 향해 여당 의원들이 사실상 ‘옐로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의 인적쇄신 거부와 연말정산, 건강보험료 파동 등 국정운영 난맥상을 그대로 뒀다가는 내년 총선 참패 등 ‘당·청 동반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현재 변화와 혁신을 모토로 한마음 한뜻으로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둘 다 원조 친박에서 멀박 또는 비박으로 위치 이동한 상황이라 서로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당 중심의 국정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생각에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예로 들면 그 차이가 확연히 감지된다. 김 대표는 증세보다는 복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에, 유 원내대표는 증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세금 올리는 것도 어렵지만 줬던 복지를 뺏는 것은 더 어렵다”며 “세금은 돈 되는 사람한테 좀 거둬가는 것이지만 복지축소는 무지 어렵다”고 말했다. 즉 복지축소보다는 증세가 국민들의 저항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이다.

반면 김 대표는 평소 “복지는 늘려야 한다”면서도 “복지는 재원이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즉 복지확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속도조절과 재원을 고려한 지출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증세를 하기에 앞서 세금이 중복되어 사용된다든지 필요 없는 곳에 쓰여진다든지 하는 비효율성을 먼저 개선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복지 지출 구조조정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면서도 “그러나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복지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모두 ‘증세 없는 복지’의 문제점에 대해선 뜻을 같이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특히 법인세 문제를 놓고는 시각차가 극명하다. 유 원내대표는 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만약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다양한 세금 종류 중에서 ‘법인세는 절대 못 올린다’고 성역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법인세 인상의 여지를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 대표는 “법인세 인상은 제일 마지막에 할 일”이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장사가 안 되는 기업이 있어 세금이 안 들어오는데 거기다 세금을 더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완구·서청원
완충지대 역할론

현재 수세에 몰리고 있는 청와대 입장에서 이러한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모두 평소에 강한 발언을 아끼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도 서로 간에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박이 당권을 잡으면서 가속화된 레임덕을 어떻게든 지연시켜야 하는 청와대는 벌써부터 권력을 당에 넘겨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아무리 총선이 눈앞에 있어도 권력 중심의 이동은 확실한 레임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 당·정·청이 갈등과 견제 속에서도 서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다가올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힘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이라는 우상에 사로잡혀 서로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가 이어진다면 중심의 한 축이 깨져 결국 균형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무너진 균형으로 뒤통수가 깨지는 쪽은 삼각구도 위에 앉아 있는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 000들
비선실세 존재 암시한 그의 일침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10월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이거 누가 하는 거냐”며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 거냐”고 일갈했다.

이는 정부의 서투른 외교적 대응을 질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 비선실세라 알려진 존재들이 외교 문제까지 좌우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청와대 애들 가만히 안 놔두겠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잘 못 모신다. 청와대 조무래기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상민 의원 결혼식 뒤풀이 자리에서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로 음종환 전 행정관이 자신을 지목했다는 말을 전달 받고 한 것으로 알려진 말이다. 김 대표는 이후 발언 내용에 대해 ‘오보’라고 일축했다.

현재 새누리당 최고의 자리에 오른 두 사람의 이전 발언, 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여겨지는 말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교집합은 ‘청와대의 000들’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000들의 존재를 달갑지 않게 여긴다는 사실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잘 나타난다. 아래로부터 개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보여줄 ‘개각ver.2’가 어떤 모습일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