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아킬레스건 '집중해부'

청문회서 발목 잡을 기묘한 과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가는 과정은 마치 카드게임과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야당과 언론에서 의혹을 제시하면 이 후보자 측에서 해명 카드가 즉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고작 일주일 만에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이 후보자. 과연 그의 행보가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일까, 자만심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달 23일 인적쇄신에 대한 대국민적 요구를 받아들여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를 이을 새로운 인물로 이완구 원내대표를 지명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세월호 사태에서 보여준 국정 운영 능력 등 여러모로 이 후보자가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동안 야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측면에서 청문회 통과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예상된 장밋빛 전망은 각종 의혹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가려져 버렸다.

각종 의혹
정면 돌파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월9∼10일 이틀간 치러질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이하 인사특위) 위원의 명단이 공개됐다. 지금까지 실시된 여타 인사 청문회처럼 새누리당에서는 이 후보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충청 출신 의원들, 함께 근무한 원내부대표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킨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그간 공격수 역할을 해온 의원들을 포함시켰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칭했다.

청문회 과정은 이 후보자를 중심에 두고 용호상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여당 몫의 특위 위원장 자리를 한선교 3선 의원이 맡기로 했다. 여당 간사로는 재선의 정문헌 의원이 임명됐다. 여당 특위위원에는 이 후보자와 같은 충청 출신이자 원내대변인을 지낸 이장우 의원, 역시 원내대변인이었던 윤영석 의원, 충청 출신 박덕흠 의원, 최근까지 원내부대표를 맡았던 김도읍, 염동열 의원 등 총 5명을 선정했다.

야당 측은 간사 자리를 새정치연합 소속의 재선 의원인 유성엽 의원이 맡는다. 또한 김경협, 김승남, 서영교, 진성준, 홍종학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선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청문위원별로 자신있는 분야를 나눠 맡아 밀착 검증한다는 복안이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이 후보자의 대응 방안은 김경협, 서영교 의원이 담당하고 병역문제 등 도덕성 검증은 진성준 의원이, 경제활성화 분야는 홍종학 의원이,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어촌 대책 검증은 김승남 의원이 각각 맡는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날카롭게 검증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기존의 인사특위 때보다 검증의 날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유는 이번 인선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서 잘 아는 동향인물 또는 동문인 인사들이 모두 배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충청 대망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청문회에 나와 이 후보자에게 재를 뿌렸다가 자칫 지역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아 저격수로 나서기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병역·부동산·논문표절 의혹
과거 국보위 근무 사실까지 수면위

또한 청문회를 이끌어 갈 특위 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가져갔다는 것은 이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요소로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의 ‘봐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측은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앞서 내정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보다 먼저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로써 이 후보자의 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 몫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의아함을 자아냈다. 사실상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된 계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나와 함께 원내에서 일했던 파트너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선언해 세간에서 떠도는 봐주기 의혹을 부인했다.


청문회까지 가는 길에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장외전쟁이 치열하게 오가고 있다. 먼저 제기된 것은 차남의 병역 비리 의혹. 이 후보자의 차남은 2000년에 받은 징병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입영대상자임에도 대학 재학과 유학을 이유로 3차례 입영을 연기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리고 2005년에는 4급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2006년 ‘불완전성 무릎관절’ 질환으로 5급을 받아 병역을 면제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의혹을 제기한 쪽에서는 그 사이에 면제를 받기위한 비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시했다.

차남 병역
눈물 호소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미국 유학시절인 2005년 12월 운동을 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이듬해인 2006년 국내 병원에서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며 “현재도 철심을 박은 상태로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의혹 제기가 계속된다면 언론인 앞에서 공개리에 다시 X선 촬영 등 모든 증빙을 함께 실시할 용의가 있다”고 당당히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현재도 방사선 촬영필름을 확인해보면 후보자 차남의 오른쪽 무릎에는 철심이 박힌 상태로 향후 지속적 치료가 필요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덧붙여 충분히 면제 받을 만한 사유가 있었음을 피력했다.

그래도 논란이 줄어들지 않자 이 후보자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든다. 바로 차남의 오른쪽 무릎에 대한 공개검증을 선언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공개 검증을 기획하고 당시 MRI 사진과 검증에 나선 의대 교수의 해석을 언론에 공개했다. 검증에 나선 이명철 서울대학교 의대 정형학과 교수는 이날 이 후보자 차남의 부상 당시 MRI 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 상태 무릎이라면 불안하다. 수술을 받는 것은 매우 정당했다”며 “지금은 (이 같은) 수술을 받으면 무조건 다 면제되는 게 병무청 규정이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차남의 공개 검증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후보자는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부위를 공개하는 비정한 아버지가 됐다.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집사람이 드러누웠다. 이것이 공직의 길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의 대처를 ‘현혹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검증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차남의 병역 의혹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결국 부동산 투기 의혹을 막기 위한 눈가림용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 후보자는 지명 받은 직후부터 병역 문제와 함께 차남에게 증여한 토지가 투기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언론에서는 차남에게 증여된 토지가 2000년 장인이 구입했을 당시 2억6000만원이었다가 최근 20억원을 웃돌 만큼 뛰어 올라 10배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직접 간담회를 열거나 상세자료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실 거래가격은 7억5600만원으로 공시지가와 큰 차이가 있고 증여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해 6억3700만원의 세금을 냈다”고 반박했다. 즉 구입가와 세금을 빼면 14년간 6억원의 차익에 불과했다는 것으로 이는 여러 가지 상승 요인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끝으로 “이것이 투기인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고 말하며 대중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야당이 딴죽 걸면 
무조건 낙마하는데…”

차남에게 증여된 토지로 군불이 난 부동산 투기 의혹은 지난달 29일 이 후보자가 2003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큰 불로 번졌다.

한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03년 타워팰리스를 6억2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신고했지만 당시 실거래가격인 10억원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또한 타워팰리스 매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같은 가격으로 되판 것이 관련 서류에 명시돼 있어 당시 타워팰리스 시세를 감안하면 억대의 매매차익을 봤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수천만원 이상의 양도세 탈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파트·땅
투기 의혹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역 신문에 아파트 매입 보도가 나오고 지역구 주민들도 문제를 제기해 서둘러 매각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구입 후 실제 가족들이 거주했고 나중에 최대 30억원까지 타워팰리스 가격이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투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 측은 29일 이 후보자의 아파트 매매 다운계약서 작성 및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을 보도한 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준비단 측은 이 후보자의 당시 주소지가 지역구인 홍성이었고, 후보자의 가족들은 서울에서 거주했다는 점을 들어 “타워팰리스 거주 당시 다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00신문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이 사안에 대해 취재과정에서 누누이 밝혔음에도 기사에는 이 사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에 대한 논문 표절 의혹도 제시된 상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논문은 1994년 단국대학교 행정학과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이다. 발단은 한 언론사가 이 후보자가 쓴 논문 중 일부 내용이 해당 분야 전문서적과 완전히 일치하는 문장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소제목과 목차 등도 같은 것이 있다고 보도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금의 엄격한 잣대로 본다면 지적이 맞을 수 있다”며 “제가 전문학자가 아니니까 다소 무리한 부분이나 소홀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문제점을 시인했다. 다만 “사이테이션(인용)은 소홀히 했을 수 있지만 레퍼런스(참조)는 기본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28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난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 시절을 문제 삼았다. 당시 이 후보자가 무슨 일을 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1980년 6월경부터 국보위에 근무한 적 있다. 앞서 5월에 있었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수습을 위해 조직된 국보위는 12·12와 5·17쿠데타로 내란을 일으킨 전두환 세력이 내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법적 근거 없이 설치한 임의 기구다.

현재 이 후보자가 그곳에서 근무하게 됐던 경위와 맡은 업무가 공개되지 않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보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당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던 곳이라 더욱 문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 후보자는 국보위 근무 당시 ‘보국훈장광복장’까지 받은 바 있어 그 경위에 대한 당사자의 답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증 레파토리
논문 표절했나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은 “국민들은 이미 총리 후보자가 지난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전에서 ‘각하’라는 칭호를 세 번이나 부르는 장면을 보고 이 후보자의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과 시대감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1979년 12·12사건을 계기로 권력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신군부가 지난 1980년 5·18 직후인 5월31일 비상계엄을 통해 설치한 초법적 기구다”라며 “당시 이 후보자는 국보위 출범 초기부터 파견근무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구체적으로 누구의 지시에 의해 어떤 업무를 수행해 보국훈장광복장까지 받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해 이 후보자가 국보위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 및 업무, 그리고 어떻게 훈장까지 받게 되었는지 그 경위에 대한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준비된 총리, 적임자, 지지율 반등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지금은 전방위 공세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난국을 타개할 전략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이 후보자는 제기되는 의혹마다 대응 카드를 제시해 ‘자판기’라는 별명까지 새로 얻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자칫 이 후보자가 낙마라도 한다면 새누리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 중도 낙마한 총리 후보자가 이미 3명이나 있었고 모두 청문회조차 거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청문회까지 남은 기간 중 이 후보자를 위한 당·청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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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