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 자원외교 조작 결정적 증거 공개

1조4000억 인수한 정유사 계약 직전 알맹이 팔렸다

[일요시사 경제팀] 윤병효 기자 = MB 자원외교가 엉터리라는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정유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돈만 날린 게 아니라 철저하게 농락까지 당한 사실이 본지를 통해 확인됐다. 캐나다 정유사는 석유공사로 인수되기 직전에 핵심분야라 할 수 있는 원유공급과 기름판매의 독점권을 미리 빼돌려 알맹이는 제3자에게 팔아먹고 석유공사에는 부채뿐인 껍데기만 매각한 것이다. 당시 자원외교를 총괄 지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정조사 출석에 대해 “구름같은 얘기”라고 둘러댔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자원외교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야권의 출석 요구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10월 21일 한국석유공사는 캐나다 석유기업 ‘하베스트에너지 트러스트’를 39억5000만달러(당시 한화 4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초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의 석유개발 부문만 인수하려 했으나 하베스트의 요구로 자회사인 NARL 정유사까지 인수하게 됐다. 석유공사가 NARL의 인수금으로 책정한 금액은 1조3700억원. 
 
껍데기 회사 인수
 
석유공사는 NARL 인수에 앞서 자문사인 메릴린치에 경제성평가를 의뢰했다. 하지만 메릴린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4일. 메릴린치는 하베스트가 건내 준 회계장부만 살펴보고 ‘수익성 밝음’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메릴린치 평가와는 반대로 NARL이 계속해서 적자가 발생하자 결국 석유공사는 4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329억원에 미국회사로 매각했다.
 
이로 인해 석유공사가 입은 손해액만 1조3370억원이며, 그동안 지출한 운영비와 이자비까지 더하면 총 2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모두 국가예산으로 충당된 금액으로, MB정권에서 벌어진 부실 자원외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여기까지는 감사원 발표로 공개된 사실이다. 그런데 본지가 좀 더 세밀하게 취재한 결과 M&A 과정에서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경영진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석유공사가 NARL을 인수한 시점은 2009년 10월 21일. 이로부터 9일전인 10월 12일에 하베스트는 비톨(Vitol)이라는 다국적 에너지물류기업과 NARL의 원유공급 및 기름판매에 관한 독점권을 부여하는 SOA(Supply and Offtake Agreement)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석유공사 캐나다 석유기업 인수
나중에 알고 보니 ‘기름판매권’ 없어 
 
계약에 따르면 NARL에 원유공급을 할 수 있는 곳은 비톨뿐이고, NARL이 생산한 기름의 해외판매도 오로지 비톨만이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더구나 양사간 계약기간은 2년이며, 만료되면 2년을 자동연장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어 사실상 계약기간은 4년으로 설정됐다.
 
실제로 석유공사 확인 결과 NARL이 생산한 기름 중 10%는 정유사가 위치한 캐나다 지역에 공급하고 나머지 90% 해외판매량은 모두 비톨이 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톨은 2009년 11월 1일부터 2013년 10월 31일까지 4년의 계약기간을 모두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으로 인해 석유공사는 NARL의 오너기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로 기름 한 방울 가져올 수 없는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정유사의 핵심분야인 원유수급, 정제, 제품판매 가운데 원유수급과 제품판매 권한을 비톨이 가져 갖고, 정제는 석유공사의 비전문 분야임에 따라 사실상 석유공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애초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석유공사는 철저하게 하베스트 경영진들에게 농락당한 격이다.
 
당초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의 석유개발 부문만 인수하려고 했다. 석유공사 경영진은 50여일간 하베스트 경영진과 만나 협상을 벌였다. 그런데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갑자기 하베스트 경영진이 어깃장을 놨다. 다짜고짜 석유공사에 NARL 정유사까지 인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협상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석유공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해외 석유기업 M&A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지만 번번이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기업에 뺏기던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석유공사의 추진력을 문제 삼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공개석상마다 최대한 빨리 M&A를 성사시키겠다고 밝히고 다녔다. 그리고 이는 외신을 통해 세계 곳곳에 그대로 전달돼 M&A에 조급해 하는 석유공사의 상황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M&A라는 게임판에서 석유공사는 모든 패를 드러낸채 게임에 임했던 것이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의 다급함을 읽고 협상 막판에 NARL을 끼워넣는 강수를 두었고, 하베스트 인수를 무산시킬 수 없었던 석유공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NARL을 인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타 회사로 매각 모르고 ‘사인’
엉터리 자문하고 수수료 날려
 
석유공사가 NARL과 비톨간의 계약 내용을 파악한 것은 하베스트 인수를 확정한 후의 일이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날에 대한 실사기간이 4일밖에 되지 않아 그에 앞서 체결된 비톨과의 계약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석유공사는 전적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1조3700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여되는 해외거래가 이처럼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것은 MB의 자원외교가 근본도 없이 허세 속에서 진행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수백억원의 자문료를 챙기고 석유공사에 엉터리 자문을 한 메릴린치도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메릴린치는 석유공사에 4건의 M&A 자문을 하면서 총 248억원의 자문료를 챙겼다. 하지만 자문한 사업 대부분이 적자 상태이고 엉터리 계약 내용까지 밝혀지면서 메릴린치의 부실 자문에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가 자문사로 선정될 당시 메릴린치 서울지점장은 MB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비서관의 아들인 김형준 씨로 밝혀져 특혜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의혹 밝혀지나
 
이러한 가운데 여야는 오는 4월 6일까지 100일간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증인출석 대상을 놓고서는 아직까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야권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의 출석을 요구 중이고, 여권은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증인으로 채택되면 출석하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름 같은 얘기다. 추정해서 말하면 안된다”며 야권의 요구를 일축했고, 최경환 부총리는 “자원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데 자원빈국이 손놓고 있으면 되겠냐”며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ybh@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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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