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서 먹고 놀만 하면 ‘집값은 금값’

대형 복합쇼핑몰 파급효과

복합쇼핑몰 들어서는 지역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하다. 상권이 잘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쇼핑뿐 아니라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역세권과 유동인구 등을 철저히 사전 조사한 뒤 들어서기 때문에 상권 중심지는 물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인근 아파트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복합쇼핑몰인 IFC몰은 인근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목화아파트 전용 89㎡의 평균 매매가격은 IFC몰 착공 직후인 2006년 12월 6억5250만원에서 개장한 2012년 8월에는 7억1500만원으로 625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분양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KTX광명역세권과 고양 삼송지구다. 먼저 KTX광명역세권 지역은 대형 유통상점인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 개장에 이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케아 본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광명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 현장은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명역 주변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은 최근 2달새 웃돈 4000여만원이 붙었다.

지으면 팔린다
분양 완판행진

광명역세권의 신규 분양시장이 들썩이자 광명 구시가지내 기존 아파트도 수혜를 입고 있다. 장기간 가격 보합세를 기록하다 최근 시세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광명시 광명동 상우1차는 76㎡가 지난해 말 1억9000만원에서 이달 1000만원 오른 2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택형 109㎡는 전달대비 500만∼1000만원 시세가 뛰었다. 광명시 소하동 금호어울림은 89㎡가 지난해 3억2000만∼3억3000만원에 거래되다 이달 3억4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상권 중심지 랜드마크 자리매김
주변 아파트 시세·분양에 영향


신세계 복합쇼핑몰 착공, 신분당선 연장 논의 등이 진행되고 있는 고양 삼송지구도 대형 복합쇼핑몰 수혜로 미분양이 속속 소진되고 있다. 현재 고양 삼송지구의 84㎡ 시세는 4억초반대에 형성돼 있는데 최초 분양가 대비 3000만∼5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신세계그룹은 삼송역 인근에 9만6555㎡의 부지를 확보해 백화점, 명품관, 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복합쇼핑몰을 올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강변북로와 자유로, 올림픽대로를 잇는 원흥∼강매 간 도로 개통예정 등으로 그동안 다소 교통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송지구에 활력을 주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복합쇼핑몰이나 업무시설·테크노밸리 등 대형 개발사업은 호재로 꼽힌다. 유입 인구가 많아지는 등 상권 활성화의 촉매제일 뿐 아니라 지역 경제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대형 복합단지 개발이 최근 속속 정상화되자 인근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신세계 쇼핑몰이 무산된 대전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9·1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대전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대전 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763가구로, 7월(590가구)에 비해 29.3%(173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증가율이 2.0%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복합쇼핑몰들은 기존 쇼핑시설 위주의 단순기능을 탈피해 영화관, 마트 등이 함께 들어간 복합 기능형태로 변모하면서 이용객 및 유동인구가 훨씬 더 많아지고, 주변이 함께 개발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며 “특히 주변이 개발되면서 땅값도 자연스럽게 오르고, 인근 아파트의 경우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은 1988년 서울 잠실에 생긴 롯데월드가 효시라고 할 수 있다. 한 장소에서 쇼핑은 물론 ‘먹고 노는’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을 복합쇼핑몰이라고 한다. 2000년 ‘아시아 최대의 지하쇼핑몰’이라고 자랑하며 문을 연 서울 삼성동 코엑스도 복합쇼핑몰이다.

오래전부터 복합쇼핑몰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신세계가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과 아이스링크, 대형 스파, 영화관, 골프연습장 등이 결합된 센텀시티를 세웠다. 같은 해 서울 영등포에도 백화점, 대형 마트와 패션·스포츠 매장 등 쇼핑시설에 영화관·호텔·식당,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갖춘 연면적 37만㎡ 규모의 경방타임스퀘어가 들어섰다.

88년 잠실에 생긴 롯데월드 효시
소득 늘어난 2000년대 들어 발달


2011년에는 대성산업이 서울 신도림역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 35만247㎡ 규모의 디큐브시티를 세웠다. 국내 처음으로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3대 SPA 브랜드가 한꺼번에 들어온 쇼핑몰로 관심을 모았다. SPA는 옷을 만드는 회사가 의류 기획·디자인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것을 말한다. 디큐브시티에는 백화점은 물론이고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 공연장인 디큐브아트센터, 뽀로로 테마파크, 영화관·호텔 등이 함께 있다.

2011년 연말엔 영화관과 쇼핑몰·백화점·마트·호텔에 국내 최대 녹지공원 ‘스카이파크’와 문화홀 등이 어우러진 롯데몰 김포공항도 문을 열었다. 2012년에는 AIG코리안부동산개발이 서울 여의도에 패션브랜드 매장과 영화관·대형서점·레스토랑 등이 어우러진 연면적 7만6000㎡ 규모의 IFC몰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잠실 제2롯데월드 쇼핑·문화시설인 롯데월드몰이 개장을 했다. 아쿠아리움과 세계 최대 스크린이 있는 영화관 같은 문화시설과 함께 명품관·면세점, 유명 맛집, 중소패션매장 등으로 구성돼 있고 연면적은 8만㎡다.

복합쇼핑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일본·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문을 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54층(250m)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인 모리미술관,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 비즈니스 빌딩, 특급호텔과 대형 쇼핑시설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이다.

없으면 후진국?
선진국서 대세

미국 전역에는 1200여개의 복합쇼핑몰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복합쇼핑몰이 발달했는데, 한국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복합쇼핑몰 시대가 오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은 기존 방식으론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것도 복합쇼핑몰이 더 많이 생겨나는 이유다. 신세계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경기도 하남시)-서(인천)-남(경기도 안성시)-북(경기도 고양시)으로 이어지는 교외형 복합쇼핑몰 벨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새롭게 형성된 신도시 상권인 판교에서 복합쇼핑몰 알파돔시티를 2015년 열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파주프리미엄아울렛 옆에 캠핑장과 실내체육관,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 세븐페스타를 2017년 개장해 쇼핑·여가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막대한 자본과 넓은 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활로를 찾아야 하는 유통기업과 새롭고 편리한 여가시설을 찾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복합쇼핑몰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은 대형 복합쇼핑몰 인근 수혜 분양단지 현황이다.

▲삼송 동원로얄듀크 = 고양 삼송지구 삼송역 인근 ‘삼송 동원로얄듀크’아파트가 잔여가구를 분양 중이다. 지상 17∼21층, 10개동 총 598가구(전용 110.91∼116.51㎡)로 구성됐다. 신규 계약자를 대상으로 입주 후 대출이자 3년간 지원 및 드레스룸, 붙박이장, 중문 무료 설치 등을 지원한다.

용적률 169%를 적용해 쾌적함을 자랑하는 이곳은 10개 동 모두 남동, 남서향으로 배치됐다. 남동향으로 배치된 라인들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특히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녹지와 창릉천, 오금천, 공릉천이 어우러져 있다. 지대가 높아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

서울 서북부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삼송지구는 신세계, 롯데, 농협, 이케아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입점과 착공이 진행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분당선 완공 시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남부지역까지 접근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신분당선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이 단지 주변을 통과한다. 단지 인근에는 최근 개통한 원흥역이 있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 송도국제업무단지 3공구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가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5층, 지상 60층, 아파트 2개동, 총 999가구 규모로 전용 84∼210㎡로 구성된다. 아파트 외 호텔(홀리데이인 인천 송도),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도 함께 조성된다.


단지 동측으로 40만여㎡ 규모의 센트럴파크가 펼쳐져 있어 실내에서 공원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서측으로는 서해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앞으로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미술관 등이 조성되는 송도아트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이 단지 지하 1층과 직접 연결된다. 단지 바로 인근에는 800m 길이의 인공 수로를 중심으로 상가가 배치된 ‘이랜드 NC큐브 커낼워크점’이 성업 중이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는 롯데몰이 8만4357㎡부지에 총 공사비 1조원이 투입되어 들어선다. 롯데몰은 쇼핑몰, 백화점, 영화관, 호텔 등으로 구성되는 대규모 복합쇼핑몰로 2015년 개장이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도 송도신도시 7공구 5만9400㎡부지에 연면적 11만8800㎡규모로 지어진다.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 = 롯데건설은 1월2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4구역을 재개발한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당산동에 분양하는 15년만의 대형 브랜드 아파트로 2개동, 지하 2층, 지상 22∼26층, 198가구(일반분양 106가구) 규모다.

전 가구 친남향 배치의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다. 단지는 피트니스클럽, 실내 골프클럽, 남녀샤워실, 관리사무소, 경로당 등의 커뮤니티를 갖췄다. 선유도공원, 한강시민공원 등과 가깝고,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과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대형 창고형 할인마트인 롯데 빅마켓이 있다. 롯데, 신세계(영등포점), NC백화점(당산점) 및 복합쇼핑몰 IFC, 타임스퀘어도 이용이 편리하다. 입주는 2017년 8월 예정. 

▲하남 더샵 센트럴 뷰 = 포스코건설은 경기 하남시 덕풍동에서 ‘하남 더샵 센트럴 뷰’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9층 11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84㎡ 4개 타입 총 672가구로 구성된다. 강점은 주변에 산재한 개발호재다. 이 단지는 개통을 앞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가 될 전망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역부터 하남시 창우동까지 총 5개 정거장이 들어서는 5호선 연장선은 1단계 구간이 2018년, 2단계 구간이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돈 냄새’ 맡는 귀신
대기업들 진행


대형 쇼핑몰 ‘유니온스퀘어’도 단지와 가깝다.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간 유니온스퀘어는 국내에 들어서는 첫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다. 하남 유니온스퀘어는 공사비 1조원이 투입되고,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만7990㎡, 연면적 44만426㎡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엔터테인먼트 시설, 키즈테마파크, 식음료 시설 등이 들어선다. 입주는 2016년 8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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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