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파괴’ 투자의 고정관념을 깨라!

‘수익형 부동산’ 이색상품 열전

저금리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시장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부동산을 말하는데, 상가나 오피스텔 등 전통적인 상품이 이에 속한다. 지식산업센터, 분양형 호텔, 소형 아파트 등이 최근 2∼3년간 봇물처럼 공급되고 있다.

인기 끌면서 시장범위 확산
매달 안정적 임대수익 기대

최근 전세가가 80%가 넘는 지역까지 속출하고, 저금리로 월세전환도 속속 이뤄지고 있어 소형아파트까지 확대되고 있다. 소형 아파트는 신혼부부, 은퇴자 부부 등 2∼3인 가구를 겨냥해 수익형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역세권에 있는 소형아파트는 불황기에 가격 하락폭이 적고, 활황기에는 시체차익까지 가능해 인기가 높다.

▲소형아파트 = 투자자들이 공급 과잉 논란을 빚고 있는 오피스텔이나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을 대체하기 위해 소형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아파트의 경우 분양면적이 같더라도 전용면적은 더 넓은 데다,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9년 5월부터 2013년 말까지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생활주택은 19만여 가구로 이 가운데 84%가 1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이다. 이 기간 공급된 오피스텔의 90% 정도도 원룸형으로 추산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오피스텔 면적은 계속해서 작아지는 추세지만, 1인 가구가 아닌 신혼부부 등 2∼3인 가구가 이러한 초소형 오피스텔에 살기에는 불편함이 많다. 때문에 2∼3인 가구의 경우 전용률이 70∼80%수준으로 오피스텔에 비해 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은 소형아파트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아파트는 원룸형이 아닌 분리형 설계가 많고, 관리비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 신혼부부들이 살기에 적합해 수요가 꾸준하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전용 27㎡는 분양 당시만 해도 팔리지 않아 1억9000만원에 할인 분양되는 처지였지만, 지금은 매달 임대료 13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매가 역시 2배 이상 뛰어 4억1000만원에 형성된 상태다.

산업단지나 업무단지를 끼고 있는 지역의 경우 소형아파트의 월세 수요는 더욱 많은 편이다. 집을 구매할 여력이 부족하면서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젊은 층의 비율이 높기 때문. 시화·반월공단과 인접한 시흥·안산 지역만 보더라도 10∼20평대 아파트 월세가 60만∼70만원 선에 형성돼 있어 5∼6% 정도의 연간 임대수익률을 올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소형아파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임대수익뿐 아니라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소형아파트가 새로운 수익형 모델로 뜨고 있는 만큼, 실수요 외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임대 수익만?
시세 차익도!

▲게스트하우스 =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도 인기다. 게스트하우스 등 도시형 민박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내 게스트하우스는 객실 가동률을 70∼80% 수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수익률이 10% 안팎에 이른다. 일반적인 전·월세 형태보다 다소 품은 들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세금 폭탄을 맞은 주택임대 사업자들이 다세대·다가구주택 전·월세를 게스트하우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타깃이기 때문에 공항 접근성이 좋거나 주변에 문화·관광시설이 위치한 곳이 투자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홍대 상권 일대, 명동·남대문 상권이 가까운 중구 회현동, 충무로 일대, 압구정동 인근 등이 유망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밖에 전통문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과 인사동 인근도 경쟁력 있는 곳이다.


▲별장형 주말농장 = 주 5일제의 정착과 소득의 증가로 주말용 농장도 수익형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개발은 강남에서 1시간 거리인 강원도 홍천군 서면 대곡리에 ‘아리 별장형’ 주말농장를 분양하고 있다. 전원주택, 별장, 주말농장, 힐링의 장점을 갖춘 목조주택으로, 유럽 지중해식 건축양식을 도입한 ‘친환경 그린홈’은 91가구다.

개별적으로 지을 경우 4억∼6억원 정도 드는 경우도 많지만 아리 별장형 주말농장은 땅값과 건축비 모두 합쳐 1억8000만원대면 된다. 단지 내 CCTV와 방범시스템, 오수처리장, 텃밭, 공동 과수원, 부대시설 등을 설치한다.

캠핑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수익형 상품으로도 인기다. ‘호반의 도시’춘천에 위치한 신개념 레저문화시설 ‘쥬빌리지’가 분양 중이다. 맑고 차가운 계곡수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춘천 덕두원리에 자리한 쥬빌리지는 인근에 집다리골휴양림과 강원숲체험장이 들어서 있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대규모 테마 레저문화시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쥬빌리지는 캠핑과 결합한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 투자 모델을 제시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의 즐거움은 물론, 동물원의 동물들을 테라스형으로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색다른 레저문화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쥬빌리지는 사업장 인근 중도유원지에 2016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적 놀이동산 ‘레고랜드’가 입성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쥬빌리지 관계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캠핑문화와 다양한 레저시설을 접목한 신개념 테마하우스로 하우스의 편리함과 캠핑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며 “쥬빌리지가 직접 개발, 분양, 운영까지 맡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유권 제약 있어
특별한 주의 요구

▲모텔 = 모텔도 수익형 부동산의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모텔이 지닌 고정관념을 깬 덕분이다. 실제로 최근 모텔은 수영장이 포함된 객실, 생일파티 장소 등 이벤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놀이와 문화가 더해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 연령대는 50대 이상에서 40대 전후로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 정책 역시 수익률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굿스테이’지정을 받으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매출액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수익형 부동산의 위험도 투자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이유다.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오피스텔·원룸의 경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받아 수익률 급락폭이 크다. 그러나 모텔은 투자자의 경영전략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인 경우 시세차익도 기대해볼 만하다.

관련 전문가들은 자금 부담이 크다면 지방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은 환금성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매가가 높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은 세종시 개발로 대전, 천안 등 투자가치가 향상된 지역이 등장하면서 숙박수요도 증가 추세다.

이 밖에도 상권이 형성된 곳보다는 상권이 무너진 지역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 투자금액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높지 않아서다. 모든 수익형 부동산이 그렇듯 정확한 상권 분석을 통해 투자결정을 해야하는데 모텔이 수익형부동산 가운데 수익률이 높긴 하지만 초기 자본금이 높아 대중화되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이색 상품들 = 멀티플렉스 영화관 부대시설, 산후조리원, 중고차 매장 등 수익형 부동산 의 이색 상품들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상가에 입점하면 인근에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고 유동인구를 밀집해 상권활성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영화관이 상층부에 입점하면 하층부 점포에 샤워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효과는 샤워기에서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고객들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이다. 위층에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상품을 배치해 이용을 위해 건물 상층을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길에 아래층까지 들러볼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말한다.

영화관 매표소가 설치되는 층에 영화 관람객들을 겨냥한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점, 푸드코드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영화관 입점 상가로 인천 남동구 논현동 747-1에 랜드마크 스트리트몰인 ‘라피에스타’가 있다. 지하 2층∼지상 7층, 총 점포수 163개, 연면적 3만6684㎡ 규모로 3.3㎡당 분양가는 1층 2800만∼3500만원, 2층 850만∼1150만원, 3층 700만∼850만원, 4층 500~650만원, 5층 700만원 선이다. 지하 1층은 대형마트 지상 1층은 근린생활서비스, 의료, 패션, 기호음식, 음료 등 지상 2층은 금융, 미용, 뷰티, 한식, 중식, 일식, 육류, 주류음식 등 지상 3층은 메디컬, 클리닉 등 4층은 교육, 학원, 메디컬, 클리닉 등 5층은 영화관 부대시설 등 6층은 영화관 등으로 구성된다.

소형아파트·게스트하우스 인기
별장형 주말농장·모텔도 상한가
멀티플렉스·산후조리원 재발견

아파트 밀집지역의 중심사거리에 위치한 실속한 상권, 한화지구 주민들의 휴게공간인 ‘한화지구공원’바로앞 메인사거리 코너에 위치하고 있다. 500m내 7개 단지가 인접한 약 7000세대의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멀티플렉스 영화관 입점으로 쇼핑, 음식, 문화, 판매시설등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행은 (주)정우건설산업 시공은 (주)정우건설산업이 맡았다. 중도금 5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지며, 2015년 10월 준공예정이다.

산후조리원이나 소호사무실 등을 객실처럼 분양을 하는 상품도 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주로 1억 내외의 소액투자자들을 겨냥한 상품으로 분석된다. 산후조리원 등이 객실 분양에 나선 적이 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나 모텔도 언제든지 수익형 상품으로 분양할 경우 투자금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2009∼2011년 고시텔이나 원룸텔처럼 투자시 구분등기가 아닌 지분등기인 경우 소유권에 제약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 자동차 중고매매 시장의 규모가 2013년 기준으로 30조원을 확장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수익형 상품도 나오고 있다.

붐 타고 봇물
과잉 논란 일어

<지에스글로벌>은 아라뱃길 경인항 김포터미널이 있는 경기 김포시 고촌물류단지에 중고 자동차 매매단지 ‘아라오토몰’을 세운다. 총 2000억원이 투자됐다.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18만㎡(약 5만여평)에 자동차 1만여대를 전시할 수 있는 규모로 짓는다.

한곳에서 중고차 정비·매매·금융·경매 등을 한번에 할 수 있다. 인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아울렛’이 올 12월 문을 열 예정이다. 해양레저스포츠센터, 호텔, 테마파크 등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홍보관은 서울 가양동에 있다. 올 12월에 착공해 2016년 4월에 문을 연다. 분양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 매매단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수준으로 자가 매장을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형 상품은 유행성이 강하고 새로운 상품들이 나오면 경쟁력을 잃어 수익률이 저하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도 분양형 호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처럼 공급초기에는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다가도 공급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애물단지로 전략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품 자체의 입지나 경쟁력 등을 고려한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

과거 테마상가 키즈, 애견, 한방, 한류, 씨푸드, 웨딩홀 등은 다수 경매로 넘어갔다. 2009∼2011년 소액투자처로 각광받던 원룸텔, 고시텔 등도 투자사례처럼 지분등기로 인해 법적 문제로 등장했으며 경기도 부천 등 일부 지자체는 투자 주의보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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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