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일촉즉발 정윤회게이트> ⑦정윤회&조응천 도대체 누구?

‘박심’ 어디로…둘중 한명 날아간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청와대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정윤회게이트’ 파문이 불거지면서 연말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진실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점차 가열되는 진실게임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일까.

본정윤회의 ‘국정 개입 의혹 문건’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관천 경정은 19시간 넘는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정윤회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알아봤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미스터리
 
정윤회는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에서 태어나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자랐다. 하지만 정선군은 아버지 세대의 연고지일 뿐, 정씨의 정확한 고향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 그저 출생신고가 있는 서울 종로구에서 성장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출생연도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 매체는 정씨의 지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정씨의 지인은 “그(정씨)와 술을 마시다 내가 궁금해 ‘서로 민증(주민등록증) 까보자’고 했다. 그때 그나 1954년생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그의 출생연도는 1955년이라고 전해진다.
 
박근혜정부 들어 서울고 출신이 대거 약진한 바 있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등이 그렇다. 정씨가 서울고 출신이라는 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정씨는 서울 보인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보인다. 30회 졸업생 중 정씨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정씨의 출신 대학은 알려진 바가 없다. 항간에 그가 연세대 혹은 성균관대 출신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뚜렷한 근거는 없다. 일단 연세대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 총동문회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원 진학은 사실이다. 1993년 3월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관광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대한항공에서 근무했다는 것에 대한 의혹도 일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3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씨가 1980년대 보안승무원으로 근무한 건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그 외 정씨에 대한 정보는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이어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정씨는 1981년부터 대한항공 보안승무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꽁꽁’ 베일에 싸인 신상정보
박근혜 보좌관 전 이력 전무
 
그는 지금도 대한항공 근무 시절 인맥과 자주 만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정씨가 근무했던 보안승무원직은 69년 정부가 민간 항공사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94년 6월 폐지됐다. 이후 정씨가 지상근무를 했는지 퇴사를 했는지 여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정씨는 95년 최태민 목사의 다섯 번째 부인에게서 난 다섯 번째 딸인 최순실씨와 결혼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20대를 함께 한 말동무로 알려진다. 그만큼 막역한 사이였다는 것이다. 최씨는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당시 박 대통령이 신촌로터리에서 괴한에 피습 당했던 때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 한 당직자에 따르면 최씨는 박 대통령이 입원했던 병실로 찾아와 간호를 도맡았다.
 
정씨가 최태민 목사의 비서 출신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정씨는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정씨에 대해 “최 목사의 사위란 것을 알았다.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 당시 정씨가 돕겠다고 해서 순수한 인연이 됐고 이후 입법보조원으로서 도와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할 당시에는 박근혜 총재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대통령과 친분
“심상치 않다”
 
2004년, 정씨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복당한 시기부터 공식적인 자리를 내려놓고 자취를 감췄다. 이때부터 기자 등 알고 지내던 지인 대부분과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씨는 강원도 평창에 10필지 땅을 구입해 말 목장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정치권에 등장했다. 그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삼성팀’ ‘강남팀’이란 외곽 조직을 이끌고 박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의 이름이 다시 정치권에 회자되는 순간이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정씨를 ‘전직 입법보조원’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당시 대선 경선 검증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돼도 최 목사 가족과 계속 관계를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윤회 비서가 능력이 있어 실무 도움을 받았다. 법적으로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2년 <신동아>는 정씨를 만났다. 당시 10월호에 실린 내용은 이렇다. “약간 검고 호남형인 얼굴, 호리호리한 체형, 애연가, 부드러운 말투…. 국회 의원회관 박근혜 의원실에서 만난 그의 외형적 인상이었다. 그는 독일에서 유학했다고 했다. 박사 과정까지 거쳤다는 것으로 들었는데 확실치는 않다. 그의 집안 고향, 학력은 박근혜 측 외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지난 3월 <시사저널>은 정씨가 박지만을 미행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때부터 그의 이름이 또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4월에는 ‘승마협회를 좌지우지하는 정씨의 딸이 아시안게임 승마대표로 특혜 선발된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정씨는 이러한 보도 때문에 최씨와 이혼에 이르렀다며 해당 매체를 고소했다.
 
최씨는 지난 3월 말 정씨를 상대로 이혼조정 신청서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은 이 사건을 조정위원회에 회부해 지난 5월 초 이혼이 확정됐다. 그런데 의아한 부분이 있다.  최씨는 이름을 개명한 뒤 소송을 냈다. 이혼 사실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혼 조정안에는 최씨가 자녀양육권을 갖고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결혼기간 중 있었던 일을 외부에 알리지 말자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지난 7월, <조선일보>는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이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게재했다. 핵심 내용은 이랬다. “김기춘 실장이 내가 알지 못한다고 한 것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것” “하지만 이는 비서실장에게도 감추는 대통령의 스케줄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세간에는 대통령이 그날 모처에서 비선과 함께 있었다는 루머가 만들어졌다” “때마침 풍문속 인물인 정윤회씨의 이혼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더욱 드라마틱해졌다” “그는 재산 분할 및 위자료 청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부인에게 결혼 기간 중 일들에 대한 비밀 유지를 요구했다”. 무언가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이 칼럼은 일본 <산케이신문>이 인용보도 하기도 했다. 당시 기사 제목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였다.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고 청와대는 일본 기자를 고소했다. 최초 보도한 <조선일보>는 고소하지 않고 <산케이신문>만 고소하면서 국제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윤회 대 조응천
진실게임 결과는?
 
정씨와 16년간 교류해오고 있다는 역술인 이씨는 지난 10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씨는 조용한 성격으로 명석하고 치밀해 그가 보좌하던 시절엔 박근혜 대통령이 실수한 적이 없었다”며 “비선의혹을 받게 하지 말고 차라리 대통령비서실장을 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씨가 비선실세 의혹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올해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를 천거한 사람’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을 미행한 사람’ 등으로 정씨가 지목되자 그는 “왜 이런 근거 없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고 전해진다. 
 
정씨가 비선실세라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은 지난 4월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는 “조응천 비서관은 인생의 다른 길을 계획하고 있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 비서관의 사표 제출 배경으로 비위 사실이 발각된 청와대 행정관 10명이 원대복귀를 한 것과 관련, 민정수석실 감찰 내용이 외부에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조 전 비서관은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구지검과 수원지검의 공안부장을 거친 그는 2006년에는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잠시 변호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이명박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조 전 비서관은 2011년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이때부터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당시 네거티브 대응을 맡으며 박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공직기강비서관에 올랐다.
 
검사 출신으로 공안부장 거쳐
박 캠프 합류해 청와대 입성
 
조 전 비서관은 지난해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직속상관이었던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곽 전 수석은 경질되고, 조 전 비서관은 유임돼 수석보다 비서관이 센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던 바 있다. 당시 청와대 내에서는 ‘조 비서관이 박지만 라인이기 때문에 유임됐다’는 말이 파다했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이 대구 출신이라는 것 이외에 박지만씨와 이렇다 할 인연이 밝혀진 바 없어 이내 소문은 사그라졌다.
 
그러나 1994년 박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세 번 째 구속됐을 당시 박씨를 수사했던 담당검사가 조 전 비서관이었다. 그는 마약 상습 투약자였던 박씨에게 비교적 가벼운 처분인 치료감호 청구를 법원에 요청했다. 이 사실이 한 매체를 통해 드러나면서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가 이를 계기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가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민정수석실 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청와대 내에서는 갖은 말이 나돌았다. “원래 민정수석으로 가려했었는데 비서관으로 왔다” “민정수석이 상관이지만 실제로는 민정수석보다 힘이 더 세다” 등의 말들이 흘러나왔다고 전해진다. 당연히 조 전 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관계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나마 단서가 있다면 그가 박 대통령의 씽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조 전 비서관의 힘은 막강했다고 전해진다. 청와대 조직 편성상 국정기획수석 기획비서관이 선임비서관이지만, 조 전 비서관이 ‘1호 국장’으로 불렸다는 말도 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업무영역도 넓었다. 전 정부와 달리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담당했고, 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은 물론 부처 공무원과 청와대 직원 감찰도 맡았다. 이 같은 광범위한 업무 영역과 다소 거친 스타일 때문에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종종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연말 정국
태풍의 눈
 
지난 5일 조 전 비서관은 ‘정윤회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작성자인 박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할 때 직속상관이었다. 조 전 비서관은 검찰 청사로 들어가기에 앞서 문건 작성 지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주어진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했고 가족과 부하직원들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며 “검찰에서 진실을 성실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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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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