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가 돈 몰고 다닌다

‘대기업 효과’ 수혜지 어디?

대기업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거나 예정인 가운데 수혜 지역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투자가 몰리는 지역은 인구가 유입되고 아파트 등 주택가격에 우선적으로 반영된다. 수익형 부동산 또한 지역상권이 발전함에 따라 공실은 줄어들고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돈과 사람을 몰고 다니는 대기업의 특성상 투자가 확정되면 그 일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들썩이는 대표적인 지역이 몇 군데 있다. 서울 마곡지구, 삼성동, 잠실, 강남역 일대, 수도권 평택, 동탄2신도시, 수원 인계동, 천안·아산, 포항 등이다.

대기업이 이전 되는 곳의 상권이 활황을 누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집객효과 상승으로 볼 수 있다. 관련 종사자들의 인구 유입으로 상주인구는 물론 외부 방문객 등 유동인구가 늘면서 불황에도 상가 수익과 직결되는 고객 확보가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계약률 100%
경쟁률 높아

실제 대기업의 투자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마곡지구에서 지난해 11월 선보인 ‘마곡 힐스테이트 에코’오피스텔은 5일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올해 분양한 ‘마곡대명 투웨니퍼스트’는 분양 개시 15일 만에 계약을 마감했다. 초대형 업무지구로 발전하고 있는 마곡지구에는 LG와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을 포함해 약 55개 기업이 입주한다.

대규모 투자 지역에 관심 높아져
수익형 부동산 ‘공실↓ 수익률↑’


올초 상암 DMC에 선보인 사보이그룹의 ‘상암 사보이시티DMC’오피스텔 역시 평균 7.9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상암DMC 내에는 LG CNS, LG U+, 팬택R&D센터 등 IT산업 관련 기업들이 밀집돼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유동인구만 많다고 해서 상권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얼마만큼의 구매력 높은 수요자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상권의 질이 결정되게 된다. 매달 적지 않은 임대료를 지불할 능력을 갖춘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고, 꾸준한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투자가 이루어지는 지역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틈새상품으로 꼽힌다. 대기업 종사자들은 물론 협력 업체 종사자들까지 풍부한 인구가 유입돼 일대 오피스텔의 임대수요를 충당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우 특성상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수요자들이 많고 교통 인프라와 생활환경이 잘 갖추어진 곳을 선호한다. 따라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공실 위험 없이 꾸준한 임대수익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임차인의 임대료 연체확률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어 투자 메리트가 높다.

풍부한 임대수요
틈새는 오피스텔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기업이 이전하는 지역에는 관련 협력업체들까지 따라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임대수요가 풍부하게 확보돼 공실위험이 낮아진다”면서 “대기업 종사자들은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아 문화와 레저, 교통 등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혁신도시나 국제업무지구 등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투자 수혜지역 현황이다.

▲현대효과(서울 삼성동) =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새 주인이 현대자동차그룹으로 결정되면서 향후 삼성동 일대가 서울 개발의 새로운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는 한전 부지에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서면 서울시가 추진하는 ‘코엑스∼잠실운동장 종합발전계획’과 연계돼 다양한 유·무형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LG효과(서울 마곡지구) = 마곡지구는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대 336만5086㎡에 미래지식 첨단산업단지와 국제업무지구, 배후 주거단지 등이 조성되는 서울의 마지막 대형 택지지구다. 판교테크노밸리 면적(66만1000㎡)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트리플 라인 역세권’ 지구로 고급 연구인력 인프라에 탄탄한 교통 환경까지 갖추었다.

LG사이언스 파크는 연면적 111만여㎡(약33만7000평) 규모로 연구시설 18개동이 들어선다. 연면적 기준으로는 기존 LG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구소인 LG전자 서초R&D캠퍼스의 약 9배, 그룹 본사 사옥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2배 규모의 크기다.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는 종사자는 4만여 명에 달하고, 고용효과는 8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효과(수도권 평택·동탄2신도시) = 평택과 동탄2신도시 부동산시장이 ‘삼성효과’로 들썩이고 있다. 평택의 경우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라인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앞당기면서 부동산 시장이 크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최첨단 반도체 라인 중 생산라인(1기)을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긴 2017년에 준공하기로 했다. 속속 이루어지는 개발호재만큼이나 교통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내년 말 지제동에 KTX신평택역(지제역)이 개통되면 평택에서 서울 강남까지 19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지금보다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된다.

평택의 ‘삼성발 개발호재’와 ‘KTX효과’는 앞서 분양 호조를 보이고 있는 동탄2신도시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동탄2신도시는 삼성전자가 2018년까지 화성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7조원을 투자했다. 2015년 수서발 KTX가 개통되면 서울 출근이 10분대로 좁혀져 인근의 신규 분양 시장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롯데효과(서울 잠실·강남역 일대·경북 포항) =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가동(롯데월드몰)이 최근 개장했다. 제2롯데월드 상업시설의 개장으로 상주인구가 증가하면 잠실 일대에 주거지를 구하려는 수요도 함께 늘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잠실 일대 상권도 분위기가 들뜨긴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잠실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등 롯데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랜드마크 빌딩으로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 효과로 잠실 일대가 새로운 강남 상권으로 뜰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전하는 지역에
협력사도 따라와

롯데그룹은 잠실롯데월드타워 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서초동 롯데칠성 본사 부지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서초동 롯데타운 개발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롯데그룹 본사 이전도 이루어질 계획이어서 인근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이다.

롯데그룹은 또 새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포항운하 일대에 서울 롯데월드와 같은 대규모 종합관광·유통·레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에 따르면 롯데는 총 길이 1.3km에 이르는 포항운하 주변 상업용지 3만4000여㎡에 대형 놀이공원, 호텔, 복합상가 등의 위락시설 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부지매입비 600여억원을 포함,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이같은 개발계획은 서울에 국내 대표 위락시설인 제1·2롯데월드에 이어 지방에서는 처음 추진하는 대형 사업이다. 

대기업 투자 지역에서 분양 중인 수익형 부동산은 강남구 논현동 한양수자인어반게이트(현대효과) 도시형 생활주택, 강서구 마곡지구 마곡시티(LG효과) 오피스텔, 화성 동탄2신도시 피추프라자(삼성효과) 상가, 화성시 반송동 메트로오피스토리(삼성효과) 오피스가 있다. 포항시 해도동 포항 엘리시움(롯데효과) 오피스텔,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센트럴애비뉴(롯데효과) 상가, 서초구 서초동 서초 한양수자인(롯데효과) 소형 아파트 등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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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