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일진설’ 연예인 누구?

잘나가는 톱스타도 학창시절 날라리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흑역사'로 곤혹을 치르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하게 발목을 잡는 것은 '일진설'이다. 티아라 효민은 '금옥연합 일진설'에, 카라 강지영은 '파주퀸'이라는 루머에 시달렸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출연 전 '과거' 때문에 '훅'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Mnet <쇼미더머니3> 2회에 출연해 1차 예선에서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합격 판정을 받은 여고생 래퍼 육지담에 대한 '일진설'이 일파만파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육지담의 학창시절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술, 담배는 기본이고 육지담이 속한 '순결13'이라는 팸이 있었는데 그쪽 패거리들과 신천에 있는 노래방에서 나를 때렸다. 육지담은 돈이 없으면 머리와 뺨을 때리고 선생에게도 욕을 했다"고 폭로했다.

"삥 뜯고 구타"

또 다른 누리꾼은 "육지담 과거 사진이나 막장사진 정말 많다. 지금도 자기랑 같은 학교 나온 애들한테 지워달라고 부탁하나 본데 애들 삥 뜯고 구타하던 애고 왕따주동자였다"고 폭로했다.

육지담의 중학생 시절로 보이는 사진에는 재떨이와 담배꽁초가 찍혀 있어 일진 논란이 단순 '설'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녀를 옹호하는 글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육지담이 술, 담배를 한 것은 맞지만 개념 없는 애는 아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하는 편이었고 주도적으로 누굴 괴롭히지 않았다. 담배를 피운 것은 집안 사정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 때문에 못 끊었던 걸로 보인다"고 적었다.

하지만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변명일 뿐이라는 것. 아이디 ajof****은 "집안 사정이 어려운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은 술, 담배를 피운다는 얘기냐"며 "살다살다 학생이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 못 끊었단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SBS <K팝스타3>에 참가한 일반인 김은주 역시 일진설에 휩싸인 바 있다. 김은주 출연 모습이 전파를 탄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K팝스타 김은주 정말 화가 납니다'라는 글이 게재되면서 부터다. 게시물 작성자는 "TV에 나와서 양의 탈을 쓰고 노래를 하는 김은주를 보니 정말 화가 나고 억울하다. 원래 노래는 잘 했다. 김은주는 지난해 우리 학교에서 강제 전학을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은주는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 등 평소 행실이 불량했으며 술과 담배도 했다. 자신의 친구를 모아 마음에 안 드는 친구를 때리거나, 심지어 손목에 자해를 한 뒤 그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은주 일진설의 진위는 지금까지 가려지지 않았다.

한 번 터진 일진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경향이 있다. 티아라 효민 '금옥연합 일진설'이 대표적이다. 효민은 중학교 시절 서울연합이라고 불리는 불량서클 중 '금옥연합'의 일원이었다는 소문으로 몸살을 앓았다. 한 누리꾼에 따르면 효민은 과거 금옥여자중학교에 다닐 때 폭력 사건에 연루돼 목일중학교로 강제전학을 갔다. 누리꾼들은 이와 관련한 각종 증거자료를 찾아내며 효민 일진설에 힘을 실었다.

고딩 래퍼 육지담 술·담배·폭행으로 구설
불량서클 멤버 소문 등 흑역사 곤혹 스타도

결국 지난해 5월 효민은 한 방송에 출연, 누리꾼들의 일진설 제기에 대해 "폭행, 강제 전학 등 과장된 이야기가 많았다. 사실이면 직접 당한 분들이 이야기하질 않았겠냐"며 눈물의 해명을 했다. 이날 효민은 전학 이유에 대해 "엄마가 학구열 높은 곳으로 보내고 싶어 했다. 친구들한테 미안해서 이 이야기를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학 간 학교가 같은 행정구역 안이고, 같은 구내에서는 '특별한' 사유 없이는 전학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제보가 쏟아지며 1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도 효민 일진설은 회자되고 있다.

카라 강지영은 데뷔 초기 파주지역의 일진이라는 루머가 돌아 활동에 제약을 받은 적이 있다. 루머 내용은 "마음에 안 드는 학생이 있었으면 자신의 친구들을 시켜 손을 봐줬다" "술 담배는 기본이고 학생들 금품도 갈취했다" "남자 관계가 복잡했다" "반성한다지만 아직도 일진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다"는 게 요점이었다.

강지영은 지난 2011년 10월 MBC <라디오스타>에서 "사진 한 장 없고 증거도 없는데 왜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다"며 일진설을 일축했다. 이어 강지영은 "잘나가는 애들(?) 모임에 소속되어 있긴 했지만 돈을 빼앗은 적도 없고 때린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누리꾼의 시선은 싸늘하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 아이디 grow****은 "저런 것들 방송에 나오게 하는 것 자체가 학교폭력 옹호하는 것. 저런 것들 방송에 못 나오게 하거나 나오더라도 뉴스나 시사프로에만 나오게 해라"고 말했다.

아이디 akal****은 "연예인이 날라리인건 용납이 되고 일진 또는 힘없는 애들 괴롭힌 애는 연예인 될 자격 없다고 본다. 요즘 아이들 꿈 1등이 연예인이던데 그런 질 나쁜 애들이 인기 끌고 잘 되는 모습은 비단 아무리 나쁜 짓 해도 잘 살 수 있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일진으로 나쁜 짓 하고 다닌 아이라면 대중의 사랑을 먹는 대신 다른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아이디 이중*은 "기본적으로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인성이 좋아야 한다. 좀 뜨면 기고만장해서 모든 사람을 깔보고, 음주운전은 기본에 마약에 손대는 게 기본적인 인성조차 갖춰지지 못한 연예인들 행동이니까. '어렸을 때 술, 담배는 했으나 지금은 잘 살아요'라는 말 따위는 방송에서 듣고 싶지 않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이런 행동을 따라할까 봐 더 걱정이지"라고 우려했다.

숨 쉴 구멍은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hoky****는 "일진설에 휩싸인 사람들이 잘못했다는 건 깨달아야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대중들에게 혼이 나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불안하다. 이를테면 과거는 과거대로 욕하고 실력은 실력대로 칭찬해준다든지. 그 폭행이나 갈취 당하던 아이는 매일매일 학교 오는 게 불안했겠지. 어쨌든 가장 첫 번째 잘못은 일진설에 휘말린 연예인 본인이니 지금 이 반응들은 본인이 받아들여야겠지만"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꼬리표는 남아도 논란은 순간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zzz_****은 "수지, 나나, 강민경, 씨스타 보라 빼고 다 일진 논란 있었는데 잘만 활동한다"고 말했으며 아이디 tdud****은 "수지, 김수현은 일진이었지만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안 까이고, 강지영, 나나, 다솜, 소유, 강민경, 남녀공학 열혈강고, 엑소 백현, 에프티아일랜드 이홍기는 해명에 실패에 줄기 차게 까이고 있다. 잘만 대처하면 이 또한 지나간다"고 전했다.

경험·목격담 회자

아이디 dong****은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이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사람 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냥 하루하루를 놀기만 했다면 그에 맞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면 그에 따른 결과물도 나올 것이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하루하루를 신중하게 살아라. 더불어 연예인, 정치인과 같은 유명한 사람이 되고픈 어린이들…. 너희들의 철 없는 행동이 나중에 너의 발목을 잡는 날이 올 것이니 하루하루 신경써서 살아라. 비도덕적인 행동 하지 말고…"라는 글을 게재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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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