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대세 “투자자가 젊어진다”

계약자 연령 분석해보니…

30대 후반의 공인회계사인 이진희씨는 얼마 전 강남역 인근에 분양 중인 오피스텔 한 채를 분양받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에 종사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상품에 투자를 결심했다. 2억원대의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역세권에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해 이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한 일일까.

장년·노년층 대신 젊은층 부쩍 늘어
경기불황 등 수익형부동산 선호 높여

임대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과거 50·60대에서 30·40대 젊은층이 주도하는 게 최근의 현상이다.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강서구 마곡지구의 계약자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가 60%를 넘었다. 장년층과 노년층이 주를 이루던 임대상품 시장에 30·40대와 주부층이 부쩍 늘었다는 것은 가격이 약세라 해도 투자금액이 많이 소요되는 주택을 사는 것을 보류하고 임대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젊은층이 많은 것을 방증한다.

집에 대한 인식
사는 것→사는 곳

위에 사례를 든 이씨뿐만 아니라 과거 50·60대가 주류를 이루던 부동산 임대시장에 최근 30·40대의 약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30·40대의 젊은층들이 꼭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불안한 주식, 불확실한 집값, 불투명한 경기, 뛰는 물가가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마곡지구 오피스텔에 투자한 주부 최미성(38·양천구 목동)씨는 “집을 사려고 모으던 여윳돈으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임대를 놓고 임대료는 자녀 교육비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투자 이유에 대해 말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상가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의 연령대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 실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포스코건설의 ‘센트럴파크 Ⅱ 상업시설(센투몰)’은 40대 계약자 비율이 전체 계약자 중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50대가 29%, 30대가 21%, 60대와 70대가 각각 4%, 2%로 나타났다.

포스코건설이 ‘센투몰’에 앞서 분양한 ‘센트럴파크 Ⅰ 상업시설(센원몰)’도 전체 계약자 중 40대와 30대가 각각 31%, 17%로 50대(33%)에 이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센투몰 상가는 연면적 3만6920㎡, 지상 1〜3층, 3개동, 총 200개 점포로 구성된다.
전통적으로 상가의 경우 안정된 자금 보유력이 있는 40대 이상 50대와 60대의 연령대에서 투자가 이뤄져 왔던 과거의 상황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이처럼 30·40대 젊은층의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집에 대한 인식이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변화하며 더 이상 집을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의 집을 사려면 약 7년치 월급을, 지방의 집을 사려면 5년치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젊은층 사이에서 집을 구매하기보다는 전·월세로 돌리고 남은 여윳돈으로 상가 등 수익형 상품을 통해 임대수익을 얻고자 하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부동산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수집 능력을 갖춘 데다 발품을 파는 30·40대의 적극적인 투자참여 성향도 상가 투자자들의 연령대를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
소액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양형 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및 분당 거주자가 가장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계약자의 40% 이상이 이 지역 거주자였다.


구매하기보다 전·월세로 돌려
여윳돈으로 상가에 투자해 수익

적극적 베팅
40대가 많아

강남구 거주자가 많은 이유로 업계 전문가들은 견본주택의 입지를 들었다. 현재 견본주택이 강남의 핵심 위치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강남 거주자의 방문이 많았고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계약자의 50% 정도가 50대 중반 이후에서 나왔으며 60대 이상과 40대는 30% 정도를 차지했다. 나머지 20% 정도는 30대와 20대로 나타나 역시 30·40대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50대 중반에서 계약자가 가장 많았던 이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보니 매월 수익이 일정하게 나오는 부동산 상품에 관심이 많았다”며 “위탁운영으로 관리 부담이 없고 제주 그랜드 호텔이 운영해 수익에 대한 안정성 등의 이유로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에서 가장 많이 계약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60대 이상의 경우는 자녀들에게 상속 목적으로, 40대는 당초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들이었다. 직업별로는 크게 기업체 임원으로 보이는 계약자가 50% 정도, 의사 등 전문직 30%, 사업이나 장사를 하는 수요가 20%를 차지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기업체 임원으로 예상되는 이유에 대해 “젊은 운전기사를 동반한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착해지고
수요는 젊어지고

넓은 의미의 수익형 부동산인 수도권 전원주택 또한 가격은 ‘착해지고’ 수요는 ‘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말에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평일에는 렌탈용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전원주택은 높은 분양가와 대형 면적 위주 공급으로 일반 수요층에겐 막연한 ‘꿈’이었다. 자녀교육, 출퇴근 및 생활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2〜3억원대의 ‘실속형 전원주택’이 속속 공급 중이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공급된 한 전원주택의 토지 분양가는 3.3㎡당 120만〜150만원, 건축비는 150만원, 3.3㎡당 400만〜500만원대다.
대지 430㎡ 구입에 1억3000만〜1억5000만원, 건축면적 100㎡에 1억2000만〜1억5000만원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 3억원대 전원주택 마련이 가능해진 것. 더욱이 요즘은 건축주가 직접 짓는 DIY 방식 등 시공법도 다양해지면서 건축비 거품이 빠지는 추세다. 수요자 연령대도 낮아졌다.
한 전원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원주택) 가격이 낮아져 50·60세대는 물론 30·40세대와 신혼부부까지 수요층이 두터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작년 10월 분양이 끝난 용인의 A전원주택 단지는 30〜40대 계약자가 전체 7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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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