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모르는 부가가치세 한 방에 털기

부가세 적게 내는 법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허창(45세)씨는 최근 수도권 모 택지지구 상가를 분양 받았다. 만약 토지분양가 3억원, 건물분양가 3억원이라면 분양회사는 허씨에게 총 얼마의 금액을 받아야 할까.

수익형 부동산 분양대금 4〜7% 과세
임대사업자 등록하면 일부 환급 가능

허씨는 토지 3억원과 건물 3억원, 건물에 대한 부가가치세 3000만원을 합한 총 6억3000만원을 받는다. 그리고 허씨가 임대목적이나 다른 사업을 하려고 상가를 분양 받았다면, 최종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이므로 부가가치세 300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4억 상가 분양 시
1600만〜2800만원

부동산은 크게 비수익형 부동산과 수익형 부동산으로 나눌 수 있다. 상가나 오피스텔, 분양형 호텔 등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게 일반적이다. 수익형 부동산을 분양받는 경우 부가가치세는 일반적으로 분양대금의 4〜7%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므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만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경우에 한해서 환급을 받게 된다. 부가가치세를 환급 받으려면 다음과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 우선 주의할 사항은 사업장 관할 세무서에 계약일로부터 반드시 20일 이내에 사업자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만약 계약일부터 20일 이내에 사업자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현행 세법상 부가가치세를 환급 받을 수 없다. 단, 일반사업자로 등록을 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상가나 오피스텔을 분양 받아 사업자 등록을 한 사업자가 상가나 오피스텔을 다른 이에게 양도할 때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매매금액을 매수인과 약정할 때 계약서상에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문구를 꼭 표기해야 한다.
세법에서 부가가치세에 대한 문구가 빠져 있다면, 매매금액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상가나 오피스텔을 파는 사람은 매수인으로부터 매매금액 이외에도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받고 폐업일로부터 25일 이내에 세무서에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각종 가산세를 내야 한다.
실제 신축 분양상가 분양업체 측과 수분양자 사이에 분양금 납부로 인한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계약서상에 표기되지 않은 부가가치세가 분양대금에 포함이 된 것인지 별도 부과를 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한 분양사와 수분양자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다르다. 분양사 측의 입장은 부가세별도 사항을 구두상으로 분명히 공지했다. 그 당시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더니 갑자기 태도를 바꿔 계약서상 표기되지 않은 부가세를 낼 수 없다는 것은 분양금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싶은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반대로 수분양자의 입장은 계약서 내용에는 부가가치세의 명기가 없어 당연히 분양금액에 부가세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부가세가 별도라면 계약서상 필히 부가세별도 사항을 표시해야 한다. 어떤 투자자가 분양금액 외에 언급되지도 않은 부가세를 따로 내야 한다고 생각할까. 이렇게 계약서상에 ‘부가세포함’ ‘부가세별도’ 라는 단어 하나만 포함시켰다면 시작되지 않을 수 있는 분쟁은 적지 않은 금액이 걸려있어 큰 문제로 발전되기 쉽다.
상가분양 시 부가세는 통상적으로 상가 건물가액의 10%가 부과된다. 이는 경우에 따라 모두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총 분양금액의 4〜7%에 달하는 금액이다. 만약 4억 가량의 상가를 분양받았다면 1600만〜2800만원에 이르는 부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포함? 별도? 분양-수분양 마찰 다반사
소송도 비일비재 계약서상 명시 필수

조심 또 조심
체크 또 체크


이런 부가세가 분양금액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 수분양자 입장일 것이고, 별도과세가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분양사의 입장일 것은 인지상정. 하지만 계약서에 ‘부가세별도’라는 항목이 기재되지 않은 경우에는 부가세가 분양금액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국세청의 해석이나 일반적인 상황의 관례이다.
이는 분양 이후의 상가 매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상가 매매 시 건물 분 부가가치세는 원칙적으로 별도로 표기를 해야 한다. ‘건물분 부가가치세는 별도’라는 문구가 없는 경우, 부가가치세만큼 매도자는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칫 ‘당연한 내용’이라고 생각해 계약서상 기재하지 않은 내용들이 결과적으로 법정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흔히 일반인들은 주택이라고 해서 부가가치세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아파트를 신규로 분양업체에서 분양 받은 경우를 따져 보자.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사업자 공급분은 재화의 공급이므로 건물가액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조세특례제한법에 나와 있는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 이하의 아파트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또 국민주택 규모 초과분이라도 사업자가 아닌 자가 공급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없다. 일반 소비자들은 부가가치세를 낼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 면세에 해당하는 부동산은 다음과 같이 정리가 가능하다. 먼저 토지의 공급은 면세지만 토지의 임대는 과세가 된다. 국민주택의 공급, 국민주택의 건설용역, 주택과 그 부수토지의 임대는 면세가 된다. 다음으로 부동산 임대업자의 경우 주택과 부수토지의 임대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세되나 상가나 토지의 임대용역은 부가가치세 과세된다.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수입임대료, 관리비, 간주임대료로 구성된다.
사업자가 부동산임대용역을 공급하고 전세금, 임대보증금을 받는 경우에는 전세금, 임대보증금에 대한 이자상당액을 임대료로 간주해 과세된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매매업자의 경우 사업자가 토지와 그 토지에 정착된 건물 및 기타 구축물 등을 공급하면 토지는 면세, 건물 및 구축물은 과세된다.
경남 창원의 정태성 약사는 2012년 2월 상가건물 101호를 임차해 약국을 개업했다. 정 약사는 같은해 11월 건물주인 한경담씨에게 약국자리로 임차한 101호를 8억3500만원에 매매하기로 결정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정 약사와 건물주 한씨는 101호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하게 될 부가가치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 계약을 영업양도의 형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들은 계약서 특약사항에 ‘부가가치세는 포괄적 양수도로 한다’라고만 기재했다. 즉 사업장별로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경우는 구 부가가치세법 1조1항 제1호에 정한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한다는 구 부가세법 6조6항 2호를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건물주가 약국은 과면세 겸영사업자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구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6항 제2호가 거래당사자 모두 과세사업자인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물주는 약국자리 거래에 대한 부가세로 6053만원을 납부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정 약사에게 부가세 납부를 청구했다.

약국매매 6000만원
낼 뻔한 약사 면제

그러나 정 약사는 부가세를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고 결국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이에 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 시 부가가치세에 대해 별도 약정이 없었다면 매도인이 부가세를 내야 한다”며 정 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창원지방법원은 최근 창원시 의창구 소재의 A빌딩의 일부 소유자 한씨가 A빌딩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정 약사를 상대로 낸 부가세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부가세법 제15조에는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부가세를 징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조항은 최종소비자가 부가세를 내야 한다는 취지를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부가세에 대한 특별한 약정 없이 위 조항만을 근거로 한씨가 정 약사에게 부가세를 청구할 법적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부가세 부담에 대한 두 당사자간에 별도의 약정이 없었다”며 “별도 약정이 없으면 매수인인 정 약사가 부가세를 부담한다는 거래관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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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