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A공기업 ‘여직원 스캔들’ 파문

섹스 동영상에, 돈가방 들고 튀어라

[일요시사=경제1팀] A공기업이 여직원 스캔들로 울상이다. 이런저런 말썽을 일으킨 여직원들이 연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홍보팀 한 여성은 ‘성관계 영상’이 유출돼 회사를 발칵 뒤집어놨고, 주거복지처에 근무하던 한 직원은 억대 공금을 횡령해 파문이 일고 있다. A공기업은 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는 모양새. 트러블 메이커로 등장한 ‘여직원’ 탓에 뒷목을 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한 주. SNS는 한 편의 ‘성관계 영상’으로 떠들썩했다. ‘A공기업 이쁜이’라는 제목으로 명명된 동영상이 포털사이트와 모바일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간 것이다. 동영상 주인공 J씨는 지난달 말 까지만 해도 A공기업 홍보팀에 근무한 직원으로 알려졌다.

뒷목 잡은 공기업

해당 영상은 총 3편에 걸친 시리즈물로, J씨와 함께 등장하는 남성의 침대 위 성행위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공개된 영상은 모자이크 처리 또는 음성 변조를 거치지 않고 공개돼 J씨가 옷을 입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 대화를 시도하는 남성의 목소리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첫 번째 동영상은 카메라 초점이 잘 맞지 않아 해상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영상은 J씨의 얼굴은 물론 은밀한 신체부위가 또렷하게 보일정도로 뛰어난 화질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J씨의 빼어난 얼굴과 몸매다.

동영상 속 J씨는 청순한 이미지와 군살 없는 각선미는 물론 톱 탤런트를 닮은 외모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영상은 남성에 의해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J씨 역시 촬영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은 지난 11일 불법 유해 정보로 차단되기 전까지 조횟수가 30만 건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퍼져나갔다.


문제는 영상과 함께 공개된 J씨의 신상과, 영상이 유출된 경로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유포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J씨의 실명과 함께 직장과 부서 등이 모두 공개된 상황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과 유출 배경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해당 남성은 J씨의 전 남자친구로 J씨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남자친구가 영상을 유포했다.

J씨는 현재 전 남자친구와 1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라는 소문이 있는가 하면, ‘중고 핸드폰을 되파는 과정에서 영상이 유출됐다더라’ 등의 추측성 글도 난무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A공기업 타 부서에 근무했던 여직원의 남자친구가 대놓고 이름 직장 다 까고 찍은 영상을 풀어서 여직원은 퇴사했네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확인결과 J씨는 지난해 초 A공기업 기간제 사무직으로 입사해 올 초 홍보팀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공기업 안팎에서는 “J씨가 뛰어난 미모 덕분에 사무직에서 기업을 대표하는 홍보팀으로 점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A공기업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던 인물이라는 전언이다.

A공기업 측은 여직원 구설로 때 아닌 비상이 걸렸다. 사건 수습과 더불어 여직원과 선긋기에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A공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J씨는 A공기업 소속이 아니라 인력 파견 업체 소속으로 (홍보팀에서) 한 달 가량 근무했던 직원”이라며 “3월 중하순 경부터 회사를 안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견업체 소속이기 때문에 파견업체에서 월급을 주고 퇴사이유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우리 직원도 아닌데 해당 동영상 제목에 ‘A공기업 홍보팀’이라는 말이 나와  회사이미지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일명 ‘A공기업녀’ 성관계 동영상 확산
사장님 표창 받고 억대 공금 횡령녀

이어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논의 중”이라며 “기사가 나가지 않았으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 사명은 빼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A공기업 여직원 구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관계 동영상’ 유출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억대 횡령사건까지 발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과 A공기업 등에 따르면 A공기업 인천지역본부 주거복지처에서 전세임대주택 업무를 담당하는 여직원 K씨가 현금수납 과정에서 억대의 공금을 횡령해 A공기업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거복지처는 서민들의 주거업무인 전세임대, 영구임대, 국민임대, 공공임대 등의 임차보증금, 월임대료 수납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K씨는 전세임대 등 업무를 담당했으며 A공기업의 계좌로 입금해야 하는 임차인의 임차보증금ㆍ월임대료 등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게 시킨 후 이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A공기업과 임차계약을 맺을 경우 임차인은 A공기업이 지정해준 가상계좌(임차인명)로 보증금 등을 입금하게 돼 있지만, K씨는 공사 신분을 신뢰하는 노년층 등 일부 임차인에게 자신의 계좌를 알려주고 입금하면 정상 처리된다고 알리고 해당 금액을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임차인으로부터 직접 보증금 등을 현금으로 수령한 사실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직원은 2010년 고객만족도를 향상시켰다는 이유로 사장으로부터 표창을, 2003년엔 A공기업 인천지사장 정기표창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신 의원은 “A공기업을 여러 기관이 감시하고 있지만 그동안 이 직원의 횡령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게 의문”이라며 “직접 지적하지 않았다면 외부로 알리지 않고 덮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공기업 측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직원 횡령 사실을 알리는 한편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법기관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홍보실 발칵

A공기업은 몇 년 전부터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A공기업 사장은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어가기 위해 출산장려 지원책 강화, 사내 보육시설 개선, 여직원 전용 휴게공간 설치 등 다양한 복지후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A공기업이 그동안은 여성 기업문화를 장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되레 트러블메이커로 등극한 여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곳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기 좋은 곳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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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