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 외국인을 잡아라!

임대사업 키포인트

경기도 평촌에 거주하는 박경한(56세)씨는 마포 상암동 인근 한 오피스텔을 외국인에게 임대해 매달 80만원의 월세를 받고 있다. 전용 30㎡인 이 오피스텔을 보증금 없이 깔세방식으로 1년간 대기업 외국인 임원에게 임대한 것이다. 단기렌트가 활성화되어 있어 초기에 가구 및 가전제품 구입비용을 제외하면 비용이 들어 갈 일이 없어 만족하고 있다.


보증금 없이 월세 한꺼번에 ‘깔세’선호
‘한번에 목돈’임대료 연체 등 우려 없어

부동산 임대사업 성공 키워드로 외국인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 외국인들은 전통적 외국인 주거지인 용산을 비롯해 대기업·외국계 기업과 각종 영어학원들이 밀집한 인천 송도, 서울 강남·여의도, 경기 판교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기존에는 목돈이 드는 중대형 고급빌라를 선호하던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소형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단지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우수한 교통여건과 주거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개월〜1년 기본
대부분 단기 렌트

특히 외국인들은 보증금 없이 적게는 3개월에서 많게는 2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지불하는 깔세방식을 선호해서 투자자들은 한번에 목돈을 받을 수 있다. 경기불황의 시대에 임대료 연체 등의 우려를 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강남의 경우 타 지역보다 외국인 강사의 비중이 높아 아파트보다 소형 오피스텔 임대가 더 활발하다. 강남역 주변의 경우 영어학원 및 대기업이 몰려 있어 6개월〜1년 가까이 렌트를 많이 한다.
GCF 사무국 유치 이후 외국인이 속속 몰려들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또한 최근 외국인 임대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송도에는 채드윅 국제학교, 한국뉴욕주립대가 있으며, 올해에는 미국 조지메이슨대, 유타대학 등도 각각 개교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GC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및 국내 대기업, 프랑스 수처리 1위 기업 베올리아워터가 아시아 교육센터 건립을 체결했다. 송도국제도시는 편의시설·쾌적성 등에서 외국인들이 살기에 뛰어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어 외국인 거주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월드마크 푸르지오나 현대 힐스테이트 등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 대기업 및 국제기구, 해외대학의 이전이 가시화됨에 따라 외국인 렌털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6년까지 미군이 이전하는 평택시도 떠오르는 투자처다. 평택 송탄의 K-55, 팽성읍의 K-6 캠프험프리 부대로 서울 용산 미8군과 한미연합사령부 경기 동두천, 의정부 미2사단 등의 병력이 옮겨온다. 이전이 완료되면 군인과 군무원, 관련 기업 직원 등 약 8만명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전용임대주택 수요 증가에 따라 공급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공실률 발생가능성도 높은 만큼 투자금액과 입지, 상품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우고 목표 수익률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부동산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지역은 바로 용산구 한남동이다. 외국인들은 주로 월세로 계약하고 외국인을 상대로 한 임대료 수준은 내국인에 비해 10%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들이 중시하는 생활환경은 ‘주거쾌적성→교통여건→교육환경→의료여건→입·출국 편의’ 순이다.
한남동을 꼽은 응답자 비율이 22.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태원동(19.8%), 연희동(18.8%), 성북동(17.8%) 순이다. 외국인들이 한남동과 이태원동을 선호하는 이유는 서울 독일학교, 프란치스코 학교 등 외국인 학교가 많이 분포돼 있고 외국인 취향에 맞는 구조의 주택이 많은 데다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성북동은 대형 단독주택을 필요로 하는 대사관 직원과 외국기업의 주재원 대표 등이 주로 많이 찾는다. 단독주택이 녹지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주거 독립성도 보장받을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외국인들은 고유 생활 습성에 맞는 주택 구조를 찾다 보니 가장 선호하는 주거 유형은 단독주택이다. 이어 고급빌라, 아파트,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원룸 순이다. 외국인들은 대체로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이나 고급빌라를 선호하지만 일본인은 아파트를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시하는 생활환경으로는 주거 쾌적성을 꼽은 응답자 비율이 3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교통여건(28.4%), 교육환경(18.4%) 등의 순으로 내국인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120㎡(일본인은 100㎡) 이상의 침실과 욕실도 2개 이상, 2대 이상의 주차공간이 확보된 곳을 선호한다. 외국인들은 주로 사적인 공간의 분리를 중요시해 거실, 식당과 침실의 구분이 확실하고 현관에서 안방이나 식당이 보이지 않는 구조를 찾는다. 파티가 가능한 정원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데 정원이 없을 경우 바비큐 등 식습관에 적합한 넓은 테라스를 갖춘 주택을 찾는다. 주택 내부구조에서 이들이 가장 중시하는 공간은 절대 다수가 거실(65%)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부엌(15%)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임차방식은 월세가 62.8%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보증부월세(14.8%)→전세(8.4%)→깔세(4.0%) 등의 순이며 주택구입을 원하는 외국인도 10.0%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월세계약은 직종별 특성에 따라 다르다. 보증금이 있는 월세계약은 주로 아시아권이나 저개발국 출신 및 영어강사들이 많이 찾고 보증금이 없이 선불로 월세를 지급하는 방식(깔세)은 군인이나 외국기업 주재원들이 많이 선호한다.

답답하지 않은
단독주택 선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의 임대료 수준은 내국인보다 1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의 경우 전용면적 142㎡는 월 360만원, 246㎡는 650만원 수준이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중개수수료율은 거래가액의 평균 6%로 내국인(평균 0.4%)보다 높다. 이는 통역 및 시설 관리 대행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 실제 외국인들은 계약 기간에 중개업소를 통해 세금문제, 재계약, 내부수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이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을 받고 있다. 내국인을 상대로 하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수익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은 서울,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기도 평택, 부산광역시, 제주도 등이 대표적이다. 수익형 부동산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할 경우 국내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와 비교해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이 유망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공급도 크게 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공급이 되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다. 현재 10여곳이 넘는 곳에서 분양형 호텔들이 분양에 나서거나 예정에 있다. 외국인은 크게 4가지로 분류가 가능한데 국내 관광 목적 외국인, 거주 외국인, 주한미군과 가족 등, 재외동포 등이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17만6000명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44만5000여명으로 광주광역시의 주민 수(147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2014년 2월 현재 주한미군 병력 수는 2만8500명 선으로 미군 가족, 군무원 등을 따지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국내 부동산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재외교포 등도 부동산 시장에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은 작년 연말경에 60실의 해외 판매를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 해외마케팅팀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과 LA를 돌며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고, 총 60실의 오피스텔을 팔았다.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외국인 주거단지인 송도 재미동포타운은 아파트 830세대 중 600여 세대, 오피스텔 2520세대 중 800여 세대가 이미 재외 교포를 대상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최근 외교부가 발간한 ‘2013년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재외동포 수는 701만249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거주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 임대사업이 부동산 임대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하지만 섣불리 뛰어 들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외국인의 습성·특성이나 문화를 이해해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외국인 대상으로 임대사업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 현황이다.

용산에서 인천 송도·경기 판교로
중대형 빌라에서 소형 오피스텔로

▲밸류호텔 디아일랜드 제주 = 2012년부터 서귀포와 성산포에 ‘디아일랜드’호텔을 공급해온 제이디홀딩스가 지난 14일부터 서울 서초동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밸류호텔 디아일랜드 제주’357실 분양에 들어갔다. 지하 4층〜지상 18층에, 전용면적 기준 23.14〜56.63㎡ 규모다. 모두 17개 타입으로 구성된 객실은 지상 3층〜지상 18층에 위치한다. 지하 3층〜지상 2층에는 휘트니스&사우나, 대형 연회장, 차이니즈 레스토랑 등 각종 고급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지상 18층에는 바다와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된다. 일부 객실에는 물에서 기포가 생기게 만든 욕조인 ‘자쿠지’를 설치해 최고수준의 시설을 갖춘 호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윈덤 데이즈호텔 = 시행사인 ㈜아이비씨파트너스는 호텔체인 윈덤그룹과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255-1번지 일대에서 한라산 조망과 오션뷰를 갖춘 특급호텔 ‘제주윈덤 데이즈호텔’을 등기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13층 규모에 분양면적 40.5㎡, 44㎡, 47㎡, 48.3㎡, 51.4㎡ 290개의 객실로 구성된다. 사업지 주변은 제주특별자치도 개발 핵심지역으로 떠오르는 곳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50% 무이자 조건이고, 시공은 타임건설이 한다. 준공은 2016년 4월 예정.

다시 뜨는 제주도
10여곳 호텔 분양

▲송도 재미동포타운 오피스텔·상가 = 국내 최초의 외국인 주택단지인 재미동포타운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155(송도국제신도시 국제화업무지구 M2블록) 부지의 지하 4층, 지상 49층, 연면적 38만5733㎡ 주상복합타운으로 조성된다. 송도 캠퍼스타운역과 연대캠퍼스 사이의 상업지역에 위치한 재미동포타운은 아파트 830세대와 오피스텔 1974세대, 호텔(312실), 상가(제1종·2종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현재 미국,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등에서 해외 시민권과 영주권을 가진 교포들을 상대로 분양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중에도 독일과 미국에서 분양 행사를 개최했다. 재미동포타운은 미국 사회에서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중장년층이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문화적 이질감이 없는 공동체 구성이 가능하다. 인천공항과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어 가족 방문이나 비즈니스 일정에도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 시행사 측의 설명이다.

▲신논현 마에스트로 상가 = ㈜코람코자산신탁이 의료관광 특구지역인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신논현역 인근에 신논현마에스트로 상가를 일반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9층 오피스텔 124실 규모의 신논현마에스트로 신축건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 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성형외과(퀸즈메디컬 그룹) 입점이 확정돼 있다.
분양대금은 2억원 내외로, 상가 분양 시 임차인 퀸즈메디컬 그룹과 임대차계약을 체결(10년 계약 이후 5년 단위 연장 조건)한다. 준공 및 개별 등기 후 1년차에 임차인으로부터 분양대금의 7%인 131만원을 임대료로 받을 수 있다. 임대료가 매년 전년대비 5%씩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10년차에는 수익률이 11%에 달하게 된다. 은행대출은 최고 50〜60%까지 가능해 실투자금액은 1억1000만원 정도다. 월세는 4월부터 지급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역삼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 = 대우건설은 서울 역삼동 735-17 일대에 분양하는 오피스텔 ‘역삼 푸르지오시티’의 마감을 앞두고 일부 미계약분과 회사 보유분 계약자를 대상으로 계약금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분양 마케팅을 실시한다. 1차 계약금 완납 시 그 다음 달부터 입주 직전인 2016년 2월까지 계약금을 연 6%의 금리로 계산해 이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 외에도 중도금 50%에 대해서 무이자 융자 혜택도 있다.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대로 인근에서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인 3.3㎡당 1800만원대보다 20%가량 저렴하다. 지하 7층〜지상 15층으로 전용면적 23〜33㎡ 원룸과 투룸 등 총 333실로 구성됐다. 이 일대는 기업이 몰려있는 테헤란밸리의 직장인은 물론 금융권 종사자나 전문 직군 등 고소득 직장인들이 상주하는 곳으로 공실에 대한 우려가 없다.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아 실거주와 임대사업용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준공 예정일은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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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