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뻥 뚫리는 새길 따라 돈이 보인다

부동산 속설에 ‘길을 따라가면 부동산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또 ‘교통 길이 돈길’이란 말도 있다. 교통이 좋아지는 지역은 그 주변으로 상권이 형성, 임대수요가 몰리고 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오른다고 한다. 사실일까.


‘교통길은 돈길’교통 좋으면 상권도 쑥쑥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 인기

전철, 도로 등이 새롭게 개통되면 교통이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대형 할인점 등 편의시설도 늘어나 생활여건이 좋아지고 출퇴근이 용이해진다. 덩달아 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등 임대수요가 풍부해져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도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교통의 개선이 실제 부동산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편의시설 늘어나
생활여건 좋아져

철도 개통으로 인한 역세권의 부동산 경기 역시 호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0월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역〜부평구청역)이 개통되고 지난해 11월 분당선 수원구간이 연장되면서 인천·부천 등 수도권 서부권과 수원·용인 등 남부권의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돼 지역 지역 상권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7호선 연장선의 개통으로 상동역·중동역과 부천시청역 주변 상권이 들썩거렸다. 아파트 전세가는 물론이고 상가 매매가가 동반 상승했다. 상가의 경우 3.3㎡당 4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올랐다. 유동인구가 증가해 역 근처 오피스텔 수요가 늘면서 월 40만원선인 오피스텔 임대료가 45만원선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개통한 분당선 수원 연장구간인 3개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승하차 기준)은 2만4833명으로 지하철 이용 시민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세권 공시지가는 망포역 부근 기준으로 2010년 대비 최고 6.9% 올랐다. 아파트 역시 일부 상승하고 상가 공실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고 망포역 인근으로 생활편의시설과 함께 상권도 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망포역 주변에선 최근 굵직한 상가 건물도 거래됐다. 망포역 바로 앞에 위치한 대지 770.7㎡, 연면적 985.6㎡인 2층 건물이 64억여원에 팔렸다. 수원시청역, 매교역, 매탄권선역 등 지하철역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이 일대 아파트와 상가 등 매매가는 10%가량 올랐다.
지하철 노선, 도로라고 다 같은 황금노선·로드는 아니다. 특히 강남권과 접근성이 얼마나 좋아지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정답이다. 현재 골드라인·로드로 불리는 신 노선이나 도로는 대략 5개 정도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로 9호선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경전철 위례〜신사선, 경기 하남까지 5호선 연장,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이 있다.
▲9호선 2단계 연장(논현역〜종합운동장) = 서울 강서권과 강남권을 가로지르는 ‘황금노선’인 지하철 9호선의 2단계 구간 개통이 올해 연말로 다가오면서 신설역 주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 개통되는 구간은 강남구 논현동 차병원 사거리(926정거장)〜선정릉 사거리(927정거장)〜옛 차관아파트 사거리(928정거장)〜봉은사 사거리(929정거장)〜종합운동장(930정거장)까지로, 5개역이 새로 들어선다.
지하철 개통과 함께 교보생명 사거리〜봉은사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봉은사로 상권도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2호선과 7호선 사이에 끼인 애매한 위치였던 차병원 사거리가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으로 공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에 대비한 의료관광 특구상권으로 조성되면서 상가 분양이 활발한 모습이다. 9호선 연장 개통과 함께 의료관광 특구상권인 차병원 사거리 상권과 제2코엑스 개발 호재가 있는 봉은사 사거리 상권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 = 국토교통부는 최근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동탄〜수서선과 이어지는 일산〜삼성 GTX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탄2신도시·삼성역 일대·고양 일산·삼송지구 등 상권이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GTX는 지하 40〜50m에 건설된 터널을 최고 시속 200㎞, 평균 시속 100㎞로 달리게 된다. 따라서 GTX가 개통되면 일산에서 동탄까지 40분 만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GTX의 개통으로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가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이게 되는 것이다.
▲경전철 위례〜신사선(신사역〜위례신도시) = 위례신사선이 신사역에서 위례신도시까지 14.83㎞ 연장된다. 위례신사선은 3호선 신사역을 비롯해 청담·봉은사·삼성·학여울·가락시장역 6개 환승역을 포함, 총 11개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송파 문정지구, 위례신도시가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5호선 연장 = 경기 하남시가 지하철 5호선 연장 수혜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중 시작되는 5호선 하남선 연장사업은 총 사업비 1조550여억원이 투입돼 5개 공구로 나눠 추진된다. 새로 개통될 지하철 노선에 맞춰 초대형 복합쇼핑몰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 근린공원 등 개발도 이뤄질 예정이라 이 지역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 접근성
따라 등급 결정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 서울 강남지역의 동서간 연결도로인 남부순환로와 올림픽대로의 교통량을 분산 처리하고 기존 개통된 강북의 내부순환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연계해 서울특별시의 통합도시고속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강남구 수서동 구간으로 이어지는 도로폭 4〜8차로, 총연장 34.8km의 고속화도로로 개설된다. 계획구간 중 1단계, 동남부지역 23.2km(금천구 독산동〜강남구 수서동) 구간은 2001년 착공해 2014년 준공예정이다. 2단계 서남부지역 11.6km(영등포구 양평동〜금천구 독산동)구간은 2011년 착공해 2016년 준공예정이다.
이처럼 신 노선이 뚫리게 되면 강남·종로 등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수익형 부동산의 선호도가 높아지게 된다. 특히 교통여건이 개선되면 자연스레 인구유입이 늘고 개발이 활기를 띠어 분양시장을 활성화시킨다. 물론 부동산 경기의 단기회복을 기대하기엔 힘든 상황이지만 환금성이 뛰어나고 입지여건에 따라 향후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3〜5년 정도를 내다보고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 투자해볼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속설에 길 따라 돈이 움직인다는 말이 있듯이 교통이 좋아지면 기반 시설까지 잘 갖춰지기 때문에 주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최근에는 직장과 집이 가까운 직주근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신설 역세권에 임대사업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교통 환경이 부동산에 미치는 비중이 더욱 커지면서 다양한 교통 호재가 예정된 지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새길 따라 주목받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신논현 마에스트로 상가 = 코람코자산신탁이 의료관광 특구지역인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신논현역 인근에 신논현 마에스트로 상가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하 19층 오피스텔 124실 규모의 신축건물은 지하 1층〜지상 2층 3개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성형외과(퀸즈메디컬 그룹)가 입점한다. 분양대금 2억원 내외로 상가 분양 시 임차인 퀸즈메디컬 그룹과 임대차계약을 체결(10년 계약 이후 5년 단위 연장 조건)하며 준공 및 개별 등기 후 1년차에 임차인으로부터 분양대금의 7%인 131만원을 임대료로 받을 수 있다.
매년 전년대비 임대료 5%씩 인상을 감안하면 10년차에는 수익률이 11%나 된다. 은행대출은 최고 50〜60%까지 가능하여 실투자금액은 1억1000만원 정도 필요하다. 국내 성형산업은 현재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10년 이상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남구가 차병원사거리를 중심으로 의료, 관광, 숙박지역으로 특화하면서 신논현역에서 차병원사거리까지 많은 호텔들이 외국인 성형환자들을 유치하고 있으며 호텔 내 병원도 개원하고 있다.

▲일산 테라스앤타워 오피스텔 = 요진건설산업은 경기도 일산신도시 백석역 일대에 공급하는 주거복합단지인 ‘일산 요진와이시티(Y-CITY)’아파트에 이어 4월경에 오피스텔 ‘테라스앤타워’를 분양 예정이다. 이 단지의 경우 일산신도시 내 16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인 데다 한강조망과 북한산 조망이 동시에 되는 일산신도시의 마지막 분양단지로 희소성과 신도시의 모든 생활 인프라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단지라는 평가다.
요진와이시티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6만6039㎡ 부지에 공동주택, 업무시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 선진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미래형 복합주거단지다. 지하 4층, 최고 지상 59층 주상복합 아파트 6개 동 총 2404가구다. 전용면적은 59〜244㎡로 주상복합아파트임에도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비율이 전체의 60% 이상을 갖췄다.
이번에 선보이는 오피스텔은 투룸형 타입, 테라스형 타입, 펜트하우스형 타입 등 특화설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9층 , 전용은 24〜48㎡ 총 293실로 조성된다. 테라스앤타워는 요진와이시티 단지 내에 있기 때문에 편의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오피스텔과 달리 원스톱 생활이 가능한 오피스텔이며 스트리트형과 타워형을 접목시킨 유럽형 디자인에 테라스까지 설계한 일산 최초의 신개념 오피스텔이다.

▲문정 법조프라자 상가 = 시행전문회사인 고운개발은 송파구 문정동 택지개발사업지구 3-2BL에 문정 법조프라자 상가와 오피스를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934㎡에 연면적 7860㎡ 규모로, 지하 3층부터 지상 최고 10층 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편의점, 문구점, 약국, 안경점, 제과점, 커피전문점, 전문식당, 은행, 병의원, 변호사·법무사·세무사 사무실 등이 권장업종이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15%, 중도금 45%, 잔금 40% 대출조건이다.
문정 법조프라자는 서울 동부지방법원·동부지방검찰청사 정문 앞에 위치해 변호사·법무사 및 종사자·민원인 등 유동인구가 끊이질 않는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8호선 문정역으로 향하는 동선 상에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 흡수에도 용이하다. 주차는 50대가 가능하다. 입점 예정일은 2015년 9월. 

▲송파 와이즈더샵 상가 =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송파 위례신도시 트랜짓몰 내 C1-4블록에 ‘송파 와이즈 더샵’ 상업시설이 3월 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위례신도시 핵심상권으로 개발되는 트랜짓몰과 바로 인접하며 유럽형 스트리트형 상가로 개발된다. 와이즈 더샵 상업시설 내에는 또 하나의 소규모 스트리트 거리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트랜짓몰 안의 미니 트랜짓몰’로 주목 받을 전망이다. 이 상업시설은 연면적 9767㎡ 지상 1·2층 총 130여개 점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위례중앙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하남 수산물복합단지 상가 = 경기 하남시 풍산동 245-3번지 일대에 대규모 수산물 복합상가인 ‘하남수산물복합단지’가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만8156㎡ 부지에 연면적 2만7273㎡ 규모로 지상 3〜4층 5개 단지, 건물 15개동으로 건립된다. 206개 점포와 28세대의 공동주택으로 구성된다. 상가 건물엔 수산물 도·소매점, 일반음식점, 편의점, 스크린골프장, 커피전문점, 노래방, 냉동창고,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최신시설의 수산물 특화 복합단지로 한곳에서 모든 것(먹을거리·공연·문화)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복합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점은 2014년 4월 예정.


프리미엄 기대
3~5년 내다봐야

▲서초타워 상가 =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757번지(서초보금자리 준4-3) 서초타워 상가도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2422㎡ 규모로 총 점포수는 22개다. 지하 2층〜지상 1층은 주차장, 지상 1〜7층은 근린상가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1000만〜4000만원(VAT별도) 선이다. 전용률은 약 60%다.
왕복 10차선(40m) 양재대로변 서초보금자리지구 초입에 위치한 3거리코너 상가로 가시성이 뛰어나다. 인근에 초등학교와 대형 유치원이 인접해 다양한 임차업종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 서초타워는 삼성 R&D센터(2015년 2월 준공예정, 연구인력 1만명 상주), LG전자 사옥(4000여명), 서초 보금자리지구 4000세대 우면지구 3300세대 등 배후 상권이 탄탄한 요지에 위치해 있다. 2014년 4월 준공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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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