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북한이 오는 12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한 논의 전,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하루 만에 '어깃장'을 놨다.
통일부는 6일, 북측이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북한적십자 중앙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지금은 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가질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못하다"면서 "현 남북관계로 보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같은 중대한 인도적 문제들은 남북적십자간 협의로 해결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측이 남북 적십자간 이산상봉 정례화 등 근본적 해결방안을 협의하자는 우리측 제의에 호응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이 수차례 밝혀왔듯이 이산가족 문제는 그 어떠한 사안과 연계됨이 없이 남북간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남북관계 발전의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측이 우리측 제의에 호응해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진행되고 있고 북한이 방사포 등을 잇따라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제의에 즉각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적십자 실무접촉을 거부한 북한은 이산가족 문제를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완화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향후 고위급 접촉 형식을 통한 논의와 대북조치 등 전반적인 대응방향을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북한은 전날 오후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를 문제삼는 국방위원회 명의 통지문을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냈던 바 있다.
이 당국자는 "민간단체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살포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자제를 요청하거나 물리적으로 막거나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