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문대성 딜레마' 속사정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나"

[일요시사=정치팀] 무소속 문대성 의원의 '복당' 여부를 두고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회 과반의석 사수를 위해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논문 표절로 탈당했던 인사를 다시 불러들일 경우 여론의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지도부는 최근 격론 끝에 문 의원의 복당을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딜레마에 빠진 문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 문제는 어떻게 결론이 날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본받을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은 독일 메르켈 총리의 측근이었던 카를 테오도어 추 구텐베르크 국방장관, 아네테 샤반 교육장관은 박사학위 논문 표절에 휘말려 중도 사퇴했다. 헝가리 슈미트 팔 대통령은 박사학위 논문 표절이 사실로 드러나자 야권의 사퇴 압박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해외에서는 논문 표절을 정치인의 정치 생명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 정치권에서 논문 표절이 가지는 무게감은 상당히 가벼워 보인다.


사과와 복당


새누리당이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문대성(37·부산 사하갑) 의원의 복당 문제를 논의했다. 문 의원은 지난 2012년 4·11총선 직후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새누리당을 자진 탈당한 후 지난해 10월31일 의혹이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부산시당에 '슬쩍'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김세연 제1사무부총장 등 다수가 문 의원 복당에 찬성했으며, 유기준 최고위원 등 일부가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에 찬성하는 측은 6·4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 출마와 잇달아 열리는 7·30재보선을 감안해 국회 과반의석을 사수하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주공산이 된 부산 사하갑 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문 의원의 복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 측도 복당 신청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 문제로 지역 시·구의원들의 다툼이 심하다"며 "지역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복당해야 한다'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많아 재입당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국민대 윤리위원회가 '예비심사→본조사'에서 표절 결론을 내린 후 문 의원의 이의 제기에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 직후 대변인을 통해 "공천과정에서 문 의원의 표절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일부 당선자들의 과거 잘못들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이 있었다"며 "저희 당에서 철저히 검증하지 못했던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올림픽 영웅서 새누리 계륵 전락
당내서도 '득'보다 '실' 클까 우려 
과반의석 사수 위해 여론은 무시?


이에 따라 문 의원의 복당을 허용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둔 야당의 공세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단 외부적으론 '유보' 결론을 내고, 내부적으론 사실상 '허용'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당규에는 중앙당 차원의 재입당은 최고위원회 보고와 사무총장의 추천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홍문종 사무총장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추후 홍 사무총장이 문 의원 복당 안건을 재추천할 경우, 별도 의결 절차 없이 복당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관측된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도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로 일단 유보됐지만, 찬성하는 의견이 많아 시기의 문제일 뿐 복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지난해 말 성희롱·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대낮 음주 뺑소니 전력이 있는 김태환 전 제주지사를 재입당 시킨 사례를 감안하면 문 의원의 복당도 시기의 문제일 뿐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새누리당 최고위의 복당 유보 결론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정치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논문 표절이라는 구태 행위를 자행한 인사를 받아들였다가 야권과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미봉책으로 풀이된다.   

당장 야권에서는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한정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은 이때 새누리당이 문 의원 등에 대한 재입당을 시도한 것만으로도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문제 정치인을 구하려는 구태정치를 반복하다 정치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에게서 영원히 퇴출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기중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의원의 논문 표절은 오자까지 베낀 복사 수준으로 이미 그 심각성이 검증된 바 있으며, 박 대통령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대국민 사과까지 한 사안"이라며 "문 의원의 복당 추진은 당시의 사과와 자진탈당이 당장 여론의 비판을 피해보자는 꼼수에 불과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구태정치 반복?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문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구갑 지역의 새누리당 당원 130여명은 2월10일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을 찾아 항의서한 전달, 항의집회 등을 갖고 '문대성 복당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특히 "홍 사무총장이 지역 민심과 여론을 무시한 채 문 의원의 복당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국민들과 지역민들의 반발을 야기해 지방선거에서 필패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문제 인사의 복당이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도 '진행형'

문대성 '논문 표절' 의혹

 


지난 2012년 4월 19대 총선 과정에서 제기된 문대성 의원의 논문 표절 의혹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문 의원이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논문은 지난 2007년 8월 국민대에 제출한 <12주간 PNF 운동이 태권도 선수들의 유연성 및 등속성 각근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이다.

최초 논문 표절 의혹 제기 당시 문화사회연구소·한국언론정보학회·한국철학사상연구회 등 22개 학술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는 문대성 후보의 논문을 검토한 후 "심각한 수준으로 표절했다"고 밝혔지만,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던 그는 새누리당 후보라는 점을 바탕으로 결국 부산 사하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 9일 만에 문 의원은 국민대 윤리위원회가 예비조사 발표에서 "논문 표절이 맞다"고 발표하자 곧장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같은 해 12월 국민대 윤리위는 본조사 결과에서도 논문 표절을 재확인했으나, 문 의원의 이의제기 후 현재까지 재심의에 따른 최종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논문 표절에 대해 2년 가까이 최종 결론을 못 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민대 윤리위가 집권여당의 눈치를 보며 대중의 관심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