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3당3색 심판론' 집중해부

지자체·정권·구정치…"내 것은 지키고 남의 것은 깬다"

[일요시사=정치팀] 6·4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며 여야의 '프레임 전쟁' 막이 올랐다. 새누리당의 '지방정부 심판론',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 안철수 의원 측의 '구정치 심판론'이 본격적으로 부딪히기 시작한 것. 3당은 각각 차별화된 프레임을 앞세워 지방선거 승리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들 중 과연 민심을 사로잡는 쪽은 어디일까? <일요시사>가 3당3색 심판론을 집중해부 했다.




올해 정치권의 최대 이벤트인 6·4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새누리당, 민주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프레임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 4일 시작된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에 발맞춰 이들이 각각 '지방정부·정권·구정치 심판론' 등 차별화된 프레임을 내걸고 나선 것이다. 3당은 차별화된 프레임을 앞세우는 한편, 상대 진영의 프레임을 깨기 위한 공세에도 착수했다.   

 

여당의 무덤
지방선거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로 증명된 일종의 법칙이다. 역대 다섯 차례의 지방선거는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 4개월 만에 치러진 제2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모두 야당이 압승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직전 대선에서 532만표 차이로 야권이 대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16개 시·도 중 야권이 10개 지역을 차지하며 대승했다. 이는 4차례의 지방선거가 각 정부 출범 2년3개월~3년3개월 차에 치러져 정권 중간평가 혹은 정권 심판의 성격을 띠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번 6·4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출범 1년4개월째에 치러져 시기적으로 정권 중간평가의 성격을 띤다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다. 그러나 정부가 스스로 조기 정권 심판론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작부터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등으로 정통성 시비를 일으켰던 박근혜정부는 점점 커지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의 일이다"라며 선 긋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거부하고, 수사팀 검사들은 전국에 흩어 놓아 실질적 수사 및 공소 유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독선·불통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이외에도 경제민주화, 국민대통합, 복지확대, 기초선거 공천 폐지 등 공약의 잇단 후퇴도 정권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민심은 정권 심판론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달 22~25일 서울·경기·인천·충남·광주·부산 등 6개 지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4지방선거가 박근혜정부에 대한 심판과 견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광주(68.6%), 서울(62.5%), 경기(60.8%), 인천(60.0%), 충남·부산(54.2%) 등 전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 지역별 700명, 조사방식 - 유무선 혼합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7%p). 

이 조사가 집권 1년도 채 안된 시점의 조사임을 감안하면 6월 지방선거까지 정권 심판론은 더욱 거세게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오만한 권력
견제 필요


당장 민주당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에 발맞춰 정권 심판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김한길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공약파기와 불통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목표와 화두는 오만한 권력에 대한 강력한 견제"라며 "브레이크 없는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 잘못된 국정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연장선에서 민주당은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는 국회 대정부질문도 '정권 심판의 장'으로 만들어 공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 원내대표는 "이번 대정부질문은 박근혜정부 출범 1년을 평가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지난 1년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민생은 위기에 빠졌다. 또 약속은 파기돼서 정치를 몰락시키고 있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그러나 실제로 정권 심판론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1년4개월 만에 지방선거가 치러져 이른 감이 있는데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줄곧 50% 중반대를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던 앞선 총·대선에서 모두 패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이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2배 가까이 앞서고 있어 정권 심판론이 통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지금 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야권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현안이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중앙의 이슈가 지방의 이슈를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겨냥한
지방정부 심판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에 새누리당은 지방정부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 지자체(세종시 제외) 중 절반인 8개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야권 지자체장을 겨냥, 이들을 심판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춘 것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지방선거는 그동안 지방정부 4년을 총결산하고 그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하는 선거"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지방정부의 공약과 실적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6·4지방선거는 지자체장과 지방의원들의 4년간 실적을 평가하는 선거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가 아니다"라며 "지방정부를 평가하고 심판하는 차분한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진규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국민 곁에서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는 주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라며 "따라서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지난 4년 간 우리 동네, 나아가 우리 시·도를 대표해 일했던 사람들이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평가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안철수 의원 측을 향해서도 "야권연대는 구태정치"라며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지방정부 심판론이 꼭 새누리당에 유리할지는 미지수다. 현직 지자체장들이 지방선거에서 가지는 '현역 프리미엄'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새누리 "지방정부 총결산 및 심판"
민주당 "불통·독선 정권 견제필요"
안철수 "구태정치 깨고 새정치해야"


게다가 민주당과 똑같이 8개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자체장들의 지난 4년 성적 평가가 일방적으로 유리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새누리당 측 지방정부는 공공의료기관인 지방의료원을 폐쇄시켰고(경남), 민주당이 차지한 지방정부는 지방의료원을 공공병원으로 강화시켜 의료비 상승을 막고 공공의료 안전망을 확대시켜 호응을 얻었다. 

특히 민주당은 서민생활과 밀접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시·도립 대학의 반값 등록금을 독자적으로 추진, 실현시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지방정권 심판론은 새누리당이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내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이하 신당)이 내걸고 있는 프레임은 "새정치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이다. 신당은 창당을 준비하며 같은 야권인 민주당과도 선을 그으며 새정치를 기치로 독자 행보를 모색 중이다.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새정치를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선거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선거를) '낡은 정치 대 새정치'라고 생각한다. 낡은 정치를 대신하는 새정치를 강조하고, 주민의 실질적 삶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구정치 심판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신당의 구정치 심판 프레임은 아직도 모호한 새정치의 구체화, 참신한 인물 영입이 뒷받침돼야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정치=새·민
새정치=신당?


물론 꼭 프레임에 따라서 선거 결과가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정당 외 인물, 정책 등 다양한 변수들도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그러나 프레임은 각 당의 선거전략 밑그림이어서 자신들의 프레임은 강조하고, 상대 진영 프레임은 깎아내리는 프레임 전쟁은 점점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3당 중 최후에 웃는 쪽은 과연 누가 될까? 그 결과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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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