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경제2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국내 금융시장도 '강타'
아르헨티나·터키발 신흥국 금융위기가 27일, 국내 금융시장에도 불어닥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00선 아래로 급락했고, 외환시장의 환율은 1087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1940.56)보다 30.22포인트(1.56%) 내린 1910.34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8월29일(1907.54) 이후 5개월 여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3분께 2% 이상 급락하며 19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축소하면서 1900선을 다시 되찾았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한 것은 신흥국 통화 불안을 비롯해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환율 방어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지난 23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화 가치는 하루 동안 13.2% 급락했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신흥국의 환율도 동반 급등했다.
외국인이 5146억원의 대규모 물량을 팔아치우면서 지수에 충격을 안겼다. 외국인이 5000억원 이상 매도한 것은 지난해 12월12일(6071억원) 이후 처음이다. 개인도 34억원을 털어냈다.
기관이 '물량 받아내기'에 나서면서 5197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아내진 못했다.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차익거래로 19억원이 들어온 반면 비차익거래로 1514억원이 빠져나가 전체 1495억원의 순매도우위를 보였다.
모든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화학(-2.52%), 통신업(-2.37%) 등이 2% 이상 빠졌다. 건설업(-1.68%), 철강금속(-1.57%), 전기가스업(-1.56%), 전기전자(-1.43%), 금융업(-1.35%)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추락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130만7000원)보다 1만5000원(-1.15%) 내린 129만2000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130만원선을 다시 내줬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