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온라인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중국 최고지도부 연루 '파장'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부의 친인척들이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워 탈세를 도모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22일, 자체 홈페이지에서 세계 각국의 50여 개 언론과 공동 취재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ICIJ는 지난 2012년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중국 본토와 홍콩, 타이완 등의 중국인 3만7000여 명과 이들이 세운 유령회사 10만여 곳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 주석 매형인 덩자구이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부동산 개발회사 '엑설런스 에포트'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었다.
덩은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부동산 개발업자로 휴대전화 등 전자장비에 활용되는 금속에 투자해 왔다. 회사 지분의 나머지 절반은 부동산 거물들인 리샤오핑과 리화의 소유였다.
원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은 원 전 총리의 재임 기간인 2006년 버진아일랜드에 회사를 세웠다가 2008년 폐업했고, 원 전 총리의 사위도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최고 지도자로 취임한 이후 강도 높은 반부패 사정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보도처럼 시 주석의 가족을 포함한 고위층이 조세피난처에 회사를 설립해 비밀스러운 부를 쌓은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금까지 반부패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시 주석은 도덕성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사람들의 명단에는 덩샤오핑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과 리펑 전 총리,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전·현직 위원 5명의 친인척이 포함됐다.
정계뿐만아니라 국유기업 경영자를 포함해 중국 재계 유력인사 최소 15명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ICIJ는 밝혔다.
중국에는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가 없어서 조세 회피가 가능했으며 2000년부터 1조~4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추적을 피한 채 해외로 빠져나갔고, 그 향방을 정확히 확인한 길이 없다고 ICIJ는 분석했다. (그래픽=뉴시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