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쟁호투' 불붙은 새누리 당권전쟁 막후

김무성 "형님은 국회의장이나" 서청원 "아우는 차기대권이나"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시작된 모양새다. 유력한 차기 당대표로 거론되는 김무성·서청원 의원이 새해 들어 나란히 정치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 특히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급부상한 김 의원은 이미 차기 당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 안팎의 출마요구가 높은 서 의원은 설 이후 명확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상도동계 출신 선후배인 두 인사의 격돌은 결과에 따라 여권 권력지형, 당·청 관계에 큰 변화를 야기할 전망이다.




김무성(63·5선)·서청원(71·7선) 의원은 명실상부한 새누리당 내 최고 거물급 인사다. 과거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선후배인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10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차례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여권 내 핵심실세이며 차기 당권경쟁에서도 선두권에 속해 있다. 하지만 출발점이 같았던 이들은 현재 정치색, 처한 상황이 많이 달라져 원하든 원치 않았든 대척점에 서있는 모양새다. 

대척점에 선
어제의 동지

황우여 대표의 임기가 4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권과 차기 대선후보 선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중요한 자리다. 이 자리를 놓고 상도동계 선후배인 김 의원과 서 의원이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 서 있다.

김 의원은 '친박→탈박→복박'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권의 유력한 차기 당권·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박근혜정부의 껄끄러운 인사다. 반면 서 의원은 줄곧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던 '원조 친박' 대표인사로 지난해 10월 재보선 출마 당시부터 "청와대가 꺼낸 김무성 견제카드"라는 말이 무성했다. 어제의 동지였던 이들이 한쪽은 박 대통령의 견제를 받는 인사로, 한쪽은 신임 받는 인사로 정치적 입장이 바뀐 것이다.

당권 도전의 포문은 김 의원이 먼저 열었다. 그는 최근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원했던 박 대통령 시대가 열렸으니 정부와 호흡을 맞춰 당을 이끌어 가고 싶다"며 "전당대회 시기가 언제로 정해지든 당대표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아직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의 한 측근은 "서 의원에게 당을 맡아 달라는 의원이 상당히 많다"며 "설이 지나면 구체적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안팎에선 서 의원이 '친박 대표주류'라는 명분을 앞세워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서 의원은 새해 들어 '박 대통령 감싸기'와 전국을 무대로 하는 '현장 정치'로 세 불리기에 착수했다. 우선 지난 8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개헌론을 제기하며 박 대통령을 비판한 이재오 의원을 향해 "올해는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해야 한다"며 면박을 주고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집권 2년차 국정기조를 적극 옹호했다.

이는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당내 친박 구심점 역할 수행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서 의원은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참석을 제외하고는 여의도 대신 자신의 지역구(경기 화성갑)뿐 아니라 전국 각지를 순회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충북도당 주요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해 지방선거 관련 특강을 펼쳤고, 14일에는 대구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조원진 의원의 의정보고대회 참석 차 대구를 찾았다. 또 17일엔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서병수 의원의 부산 현지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했다.

전국을 누비는 서 의원의 현장정치는 지방선거,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높이는 등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김무성
차별화 행보

반면 김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하는 등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서 의원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청와대가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철도파업 중재에 나서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부산의 민영방송인 <KNN>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불통을 지적하는 야당 입장에 일리가 있다"며 "상대방이 틀린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모습이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불통이 아니다'라고 밝혔음에도 정면으로 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적 비판이 아닌 당내 개헌론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입장과 같은 '시기상조론'을 펴면서 박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친박계 당권주자들과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친박 주류 측 후보로도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기 당권 '복박 김무성' 원박 서청원' 충돌 임박
결과 따라 여권 권력지형, 당·청 관계 대폭 변화 예상  

실제로 김 의원은 당내 모임인 '근현대사 연구교실', 초당적 연구단체인 '퓨처라이프 포럼' 등 각종 연구모임을 출범시키며 당 안팎의 의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다. 내달 중순쯤에도 통일문제를 연구하는 공부모임인 '통일교실(가칭)'을 발족하는 등 의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 측은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세 불리기 의도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차기 당권·대권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 의원은 '강연정치'로 외연 확장에도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강원대 등을 방문해 자신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국가재정건전성을 주제로 직접 강연을 했고, 지난해 12월 순천향대에서 처음 개최했던 대학생들과의 '토크콘서트'도 3월부터 다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관리형 대표?
독자적 대표?

아직은 물밑에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단계지만 두 사람이 차기 당권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면 결과에 따라 박근혜정부 중반기 여권 권력지형 및 당·청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서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을 모아 '친박연대'를 창당해 총선을 치르는 등 친박 성향이 뚜렷하다. 반면 김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했다가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복귀,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등 가깝고도 먼 관계를 반복했다.

이런 측면에서 서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에는 관리형 대표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처럼 수직적인 당청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의원이 당권을 쥘 경우 사안에 따라선 여당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수평적 관계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존재감 급부상 김무성, 차기 당권 넘어 대권도 노리나 
호위무사 서청원, 전국순회하며 당원들과 스킨십 확대

여기에 최근 김 의원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당·청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컨설팅그룹 '더플랜'과 <프레시안>의 지난 8일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은 새누리당 차기 대선후보로 18.1%의 지지를 얻어 정몽준 의원(16.1%)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3위는 김문수 경기도지사(11.1%).

여야를 포함한 전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그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19.5%)을 오차범위내로 바짝 뒤쫓는 2위(18.2%)를 차지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문재인 후보(12.5%)보다도 앞선 것이다(조사대상 - 만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조사인원 - 1007명, 조사방법 - 휴대전화 및 일반전화 ARS조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09%).

다만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점과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비춰볼 때 '김무성 대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박심'의 향방
승부 가를 듯

김 의원과 서 의원 외에도 이인제(6선)·최경환(3선)·이완구(3선)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김 의원과 청와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서 의원이 선두권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80년대 말 YS계에서 한솥밥을 먹다 당내 실세로 자리 잡은 '김무성vs서청원' 당권경쟁 구도가 짜지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당내에서 김무성 의원의 '포스트 박근혜' 부상 가능성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면서도 "결국은 윗분(박 대통령)의 뜻이 중요하다. 박심(박 대통령의 마음)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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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