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류현진 외도 논란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24 11: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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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커녕 스타병 걸릴라

[일요시사=사회팀] LA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시각장애우들을 위해 음반을 발표했다. 시즌 마감 후 귀국한 그는 SBS <런닝맨>을 시작으로 토크쇼와 자선행사에 참여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류현진이 ‘야구’가 아닌 ‘예능감’으로 언론에 주목받는 횟수가 많아지자 행여나 ‘낙불사촉’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누리꾼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 LA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류-큐브 기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겨울 시즌 노래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을 발표했다. ‘류-큐브 기부 프로젝트’는 시각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자선 프로젝트로 류현진과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트러블메이커, 가수 지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이 제작한 음원의 수익은 사회복지법인 한빛재단을 거쳐 한빛맹학교 시각장애우들에게 전달된다.

좋은 일인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시즌을 마감하고 지난 10월 한국에 입국했다. 귀국 후 그의 첫 일정은 SBS <런닝맨>이었다. <런닝맨>에서 재치있는 입담과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준 그는 지난 21일 자신의 등번호 ‘99’를 차용한 MBC 특집 토크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99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SBS <힐링캠프>의 러브콜에 출연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닝맨>에 출연할 당시,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던 류현진의 색다른 모습에 대중은 열광했다. 그러나 <런닝맨> 이후, 그가 각종 예능에 잇따라 출연하자 “지나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유능한 스포츠 선수의 잦은 방송 출연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실제로 수영선수 박태환과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방송출연 이후 부진한 성적 때문에 비난받은 선례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역사상 첫 금메달을 받은 박태환은 각종 광고와 예능방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방송에서 순수한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박태환은 2009년 참가한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하며 이른바 ‘스타병’ 때문에 연습을 게을리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 역시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 이후 광고 촬영 때문에 연습은 뒷전이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류현진이 야구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saba****는 “안 쉬고 방송 출연하고 행사를 너무 많이 다니는 듯하다”며 “이러다 내년에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이디 limc****도 “아무리 (음반 녹음하는) 취지가 좋다하더라도 본업에서 지나치게 벗어나는 건 아닌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며 “운동선수가 연예계에 너무 밀착해서 득될 거 하나도 없을 뿐더러 나중에 성적 나빠지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라고 말했다.

잇단 예능 출연·행사에 음반 발표까지 
바쁜 국내 활동에 팬들 ‘낙불사촉’걱정

아이디 guro**** 역시 “예능 프로에 나왔던 (야구) 선수들 중에 그 다음 해에 잘 던지는 선수를 본 적이 없는데, 류현진 선수가 한 해 반짝 하고 마이너나 왔다갔다하는 선수로 전락하지 않을까 진짜 걱정된다. 팬들은 예능 프로에 나와 서푼어치 웃음이나 주다 사라지는 선수가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노파심을 글로 적었다.

아이디 iluv****는 “유명 야구선수면 선수지, 무슨 엔터테이너도 아니고 쇼 프로에 나왔다가 노래도 부르고…돈 때문에 하는 건지, 아님 과시욕인지”라며 비아냥거렸다. 아이디 iluv****처럼 류현진의 행보에 비아냥거리거나 강하게 비판하는 여론도 많았다.

아이디 sout****는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라. 어차피 내년에 메이저에서 성적 안 나오면 한순간에 비참하게 몰락 할테니. 그때 가서 다른 선수들은 휴식기간에 피나게 연습할 때 ‘나는 왜 연예인 코스프레하고 다녔을까’하고 후회하겠지”라고 말했다.

아이디 han8****는 “오락프로나 들락거리는 거 보니 너(류현진)도 내년 시즌 별 볼 일 없겠구나”라고 하는가 하면 아이디 beau****는 “이렇게 노닥거리면 운동은 언제 하나? 야구선수 다나카, 프라이스가 (LA다저스로) 오면 제5선발이나 백업요원으로 밀려날 수 있다. 정신차려라, 류현진”라고 적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 선수들의 인기를 활용하는 방송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아이디 boxe****가 “하여간 연예계는 스포츠스타 생기면 절대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라고 말하자 아이디 coup****는 “현진이 야구에 전념할 수 있게 저딴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짓거리 시키지 말아라”며 거들었다.
아이디 tjgy****도 “괜히 운동선수들 연예프로그램 출연시켜서 바보로 만들지 말고 냅둬라. 방송에 나오고 까불면 금방 선수생활 끝난다”고 지적했다.


본분 망각할라

반면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류현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아이디 khse****는 “다른 선수면 모르겠지만 류현진은 이러다가도 시즌 준비할 때 되면 (방송에) 안면몰수하고 거기(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디 dlwn****도 “야구나 열심히 하라는 분들 일 년 내내 야구만 하면 오히려 안 좋다. 몸에 무리와서 가벼운 운동하면서 쉬어주는 게 좋다”며 류현진의 활동을 옹호해주는 입장을 취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류현진 CF 계산해보니

모델료가 연봉 2배

예능에 출연해 재치있는 입담을 선보인 류현진이 광고계에서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지난 4일 류현진은 국내 치킨 브랜드인 ‘BBQ’와 6개월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한국계 은행 한미은행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 오뚜기 ‘진라면’, NH농협은행에 이어 5번째다. 올해 식품, 금융, 통신까지 다양한 광고모델로 나선 그는 자신의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광고 수익료를 벌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초인 4월 한국계 은행 한미은행의 광고모델로 발탁되면서 연간 약 100만달러, 한국돈으로 약 10억원 안팎으로 계약했다. 같은달 LG유플러스와 지난 10월 체결한 오뚜기와는 각각 7억원 수준에 계약한데 이어 지난 11월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으며 NH농협과 2년간 약 18억원 수준으로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광고 수익은 밝혀진 것만 대략 40억원 이상으로 정확한 금액이 드러나지 않은 광고모델 수익까지 합하면 5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류현진이 올 시즌에 받은 250만달러 (한국돈으로 약 27억원)보다 2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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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