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비트코인 열풍이 뜨겁다. 처음 등장할 당시, 일부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장난처럼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해외에서 ‘미래의 화폐’로 떠오른 비트코인의 인기에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3의 화폐혁명이다” 혹은 “가치없는 가상의 돈”이라며 상반되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은 컴퓨터의 메모리 단위인 바이트(Bite)와 동전을 의미하는 코인(coin)의 합성어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일본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개발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은 일반 화폐와 달리 발행처가 존재하지 않고 개인이 네트워크에 참여해 수학 연산문제를 풀어 얻는데, 이 과정을 광산업에 빗대어 ‘채굴한다’ 또는 ‘캔다’고 표현한다.
“가치없는 돈”
총 채굴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는 비트코인은 지난 8월까지 약 1200만 개가 발행됐다. 비트코인은 국내외 거래 시 복잡한 인증과정의 축소, 저렴한 수수료, 지리적·물리적 제약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비트코인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전자제품, 자동차, 집 등을 거래하거나 식당에서 음식값을 지불하는 데 비트코인을 활용하는가 하면 지난 10월에는 캐나다 벤쿠버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자동출납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의 제재를 받지 않아 범죄 단체 등의 자금세탁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해킹 등의 사이버 범죄에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 10월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마약, 총기류, 불법해킹 프로그램 등을 거래해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이에 프랑스, 네덜란드 중앙은행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최근 중국의 인민은행에서는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했다.
올초 뒤늦게 비트코인 열풍이 불기 시작한 국내에서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천시청 인근의 한 빵집과 온라인 쇼핑몰 ‘코인마켓’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까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굴의 어려움, 무발행점 등의 이유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비트코인은 실용성이 없다”고 말한다.
아이디 dnfk****는 비트코인 열풍에 “차라리 내가 만든 주먹코인 사용해라. 반값으로 해줄테니”라며 비아냥거렸다. 아이디 redl****는 “귀금속처럼 희귀성이 있고 누구나 가치 있게 여기는 것도 아니고 형태도 없는 그 무언가가 가상화폐로 가치가 있다? 누가 보증을 해야지. 누구도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 화폐는 신기루나 마찬가지다”며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면 선사시대 조개껍데기의 가치처럼 화폐로 통용될지 모르나 지금 상황으로 봐선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듯 하다. 그럼 오래 못 가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뒤늦게 국내서 열풍…실체 두고 논란
해외 중앙은행에선 금지령 내리기도
아이디 bike**** 역시 “비트코인이 화폐로 통용된다는 것은 곧 어떤 사람은 손해를 볼 거고 어떤 사람은 이익을 보는 순환이 일어날 거라는 거, 비트코인은 제한된 통화량과 중앙은행의 부재 때문에 안정될 수가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아이디 blac****는 “화폐의 가장 중요한 성격 중 하나가 안정성인데, 비트코인은 안정성이 완전 떨어진다”며 거들었다.
아이디 nexu****는 “화폐의 기본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는데 뭔 미래통화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아이디 gmrw****가 “거래를 편하게 하는 중간 매개체가 화폐인데, 이미 전화 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이 뭔 화폐가 아니냐”며 “진짜 돈은 종이로만 유통되는 게 아니다. 대부분이 전자상에서 숫자로 기록될 뿐이지”라며 반박했다.
아이디 gmrw****처럼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mana****는 “비트코인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어렵더라도 미래라면, 충분히 사용가치가 있어 보인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지금의 화폐도 광물과 종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디 alph****도 “이젠 디지털 시대니까 전자화폐 하나쯤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한국은행은 비트코인이 “가까운 미래에는 쓰기 어렵다”며 기존 통화를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아이디 hwan****는 “다른 나라에선 모두 통용되고 있는데, 뭔 헛소리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디 fly2****는 “미국, 독일, 중국은 인정하는데 한국은행은 안 된다? 솔직히 한국은행이 그런 걸 판단하거나 평가할 능력은 아직 없다고 봐야겠지”라며 거들었다.
아이디 afte**** 또한 “한국 기득권자들은 처음에 저렇게 말하는 거다. 전 세계에서 특히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 일본, 중국에서 인정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면 한국은행도 백기를 든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그렇지만 관심을 가지고 주시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언급했다.
“제3의 화폐혁명”
이 같은 찬반논란 속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디 swin****는 “관심이 있긴 한데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아이디 dnl0****는 “비트코인 가격이 점점 오르네요. 앞으로도 계속 인터넷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비트코인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라고 말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트코인 외…
넘치는 가상 화폐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로 주목받으면서 인기를 끌자 유사 형태의 가상 화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트코인 열풍 이후 올해만 80개 이상의 가상화폐가 등장했다고 한다.
비트코인을 잇는 가상화폐는 2011년 등장한 라이트코인이다. ‘제2의 비트코인’으로 불리는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라이트코인은 ‘은’이다”는 평을 받으며 비트코인보다 4배 가량 빠르게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다. 라이트코인의 시장규모는 1억7700만달러, 우리돈으로 11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의 16세 소년 앤디 플레이트가 개발한 ‘비비큐코인’이 미국 내의 일부 상점에서 통용되면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라이트코인과 비비큐코인은 비트코인처럼 네트워크상의 복잡한 해독과정을 거쳐 채굴하는 가상화폐로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화폐”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네임코인, 피어코인, 호보니클스, 제우스코인, 그리드코인, 파이어플라이코인 등 새로운 가상 화폐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