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들? 그래도 아파트보다 낫다

2013 수익형 부동산 10대 뉴스

2013년도 이제 다 갔다. 올해는 주택시장에 실거주자 위주로 바람이 불어 상대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은 줄었다고는 하나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수익형 부동산은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슈가 됐던 수익형 부동산 10대 뉴스를 정리해봤다.

1.서울서 제주까지
   분양형 호텔 바람

올해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강자로 나섰다. 객실을 분양받거나 호텔에 투자해서 임대수익 또는 운영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호텔’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선을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한 해였다. 이처럼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전통적인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공급과잉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수익형 호텔은 외국인 관광객 연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등에서도 수익형 호텔이 공급되고 있지만 가장 활발하게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숙박시설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수익성도 좋다. 올 들어 2013년 11월 말 기준으로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 연 관광객 신기록을 세웠다고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호텔 등 수익형 숙박시설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나고 있는 제주 등 일부 지역은 상품의 경쟁력에 따라서 투자심리가 다소 꺾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스트리트+테라스
   접목 상가 인기몰이

스트리트형에 테라스를 접목시킨 상가들이 올해 상가시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현장이 지난 9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1차 아이파크 애비뉴’상가로 분양 한 달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상가의 경우 건물 외형이 갖춰지거나 활성화가 된 시점에 분양이 완료되는 것이 정설이나 아파트처럼 분양 초기에 완판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따르면 위례1차 아이파크 애비뉴는 이미 목 좋은 자리에는 웃돈이 1억원가량 붙었다는 설명이다. 


11월에 분양한 위례2차 아이파크 애비뉴 역시 인기가 뜨겁다. 위례신도시 C1-2블록에 들어서는 위례2차 아이파크 애비뉴는 연면적 1만2765㎡다. 지상 1층 62개, 2층 29개 등 총 91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위례2차 아이파크 상업시설은 대부분 외부공간이 확 트인 스트리트형에 테라스를 접목해 분양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다. 최근 12월 초 기준으로 계약률이 80%를 넘어섰다. 

3.주거용 오피스텔 
   세제·금융지원 개선

공급 과잉 우려로 위축됐던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 미분양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신규 분양 오피스텔엔 투자자가 몰렸다. 8·28 전·월세 대책 등으로 투자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급이 뜸했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이 오피스텔 투자 환경을 좋게 했다. 연내 오피스텔을 구입해 주거용으로 쓰면 아파트처럼 5년간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고(4·1 대책), 6억원 이하 오피스텔을 사면 연 2.8?3.6% 수준인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8·28 대책). 대출 한도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됐다. 또 대출 요건(소득)은 부부 합산 연 4500만원에서 연 6000만원으로 완화됐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강화됐다. 

4.송파 문정지구
   신 메카 부상


최근 계약이 진행 중인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오피스텔은 지난달 청약에서 2283실 모집에 1만8125명이 몰려 평균 7.9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고 계약률이 90%를 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문정지구 6블럭에 분양 중인 문정 현대지식산업센터 계약 성적도 좋다. 지난달 15일 계약시작 후 2주일 만에 총 800여실 중 600실 이상이 계약됐는데, 지난해 분양한 성수동 일대 지식산업센터를 4배 이상 앞지르는 계약실적이다. 


송파 문정지구 일대가 서울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주변 개발호재도 끊이질 않는다. 오랜 전통을 가진 가락시장 현대화(예정) 사업은 낙후된 시장 이미지를 벗고 녹지와 휴식공간이 공존하는 현대 시장으로 탈바꿈하며, 제2롯데월드(예정) 개발 소식까지 더해진다. 2015년 KTX 수서역 개통으로 수서발 KTX 노선은 현재 수도권 전철과 연계해 수서?동탄?평택 구간 내 철도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54만8313㎡ 규모인 이 지구에는 2017년까지 법원과 검찰청, 지식산업센터, 오피스 빌딩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당분간 문정지구가 수익형 부동산의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5.위례, 마곡, 평택…
   잇달아 완판 행진

올해 수익형 부동산이 뜨거웠던 지역을 꼽으라면 위례신도시, 마곡지구, 평택, 제주도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은 한 달 또는 두 달 만에 100%에 가까운 완판 행진을 보였다. 주변에 개발호재가 풍부해 인기를 끌었다. 실례로 지난 9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1차 아이파크 애비뉴’ 상가는 분양 한 달 만에, 마곡지구에서는 ‘우성 르보아 2차’오피스텔이 분양을 시작한 지 약 17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공급한 오피스텔 ‘마곡 힐스테이트 에코’는 청약 결과 평균 12.2대1로 순위 내 마감됐고 계약시작 5일 만에 100%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6.금소세 기준 강화
   유·불리 논란 

미군기지 이전 및 삼성전자가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조성하는 고덕삼성산업단지 등 개발호재가 풍부한 평택 파라디아 오피스텔(320실)은 최근까지 95%가 넘는 분양률을 보였고, 제주도에서는 지난 8월 말 분양을 시작한 라마다 서귀포호텔은 객실 243개가 완판됐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인근 개발호재가 끊이질 않고 인구가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로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금융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금융소득 과세구간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그동안 이자, 배당으로 연간 4000만원 미만의 금융소득을 올리던 자산가들이 은행금리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반면 임대소득은 매년 5월 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에 포함돼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세를 내게 되면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납부 부담까지 높아져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부동산 및 세무 전문가들은 금융소득 과세기준 하향조정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가져다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내다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엄격하지 않고 임대주택의 월세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어 이번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오피스텔, 소규모 상가 및 주택 임대수요 기반이 늘어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졌고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임대사업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심리적으로 자산가들이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이다. 그러나 세 부담 측면에서는 금융소득을 누리던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돌려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세무전문가들의 전반적인 분석이었다. 
바야흐로 투룸(two room)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끈 한 해였다. 투룸은 분양시장은 물론 중개시장에서 수요가 많다 보니 인기가 높다. 바야흐로 원룸시대가 가고 투룸시대를 예고했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비중이 낮았던 ‘투룸형’이 급부상하고 하는 이유는 아파트 등 주택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가격이 저렴하고 ‘원룸형’보다 규모가 조금 큰 ‘투룸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다. 전세난 해소와 2?3인 가구 주거 대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7.독신용 원룸 지고
   부부용 투룸 뜨고

2010년 통계청 가구 구조 통계를 보더라도 4인 가구는 전체의 22.5%에 불과했지만 2인 가구(24.3%)와 3인 가구(21.3%)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해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의 잠재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임대수요도 늘고 있다. 2?3인 가구를 염두에 둔 공급이 거의 없는 반면 고소득 독신자는 물론 신혼부부·은퇴부부 등이 투룸형을 꾸준히 찾고 있다. 이에 발맞춰 투룸의 공급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에는 원룸형 공급이 88.2%, 투룸형이 11.8%였지만, 2013년에는 원룸형 공급이 85.9%, 투룸형이 14.1%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경매시장에서도 아파트·연립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 인기는 떨어진 반면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약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경매정보업체 자료에 따른 것으로 2003?2012년 전국 부동산 종류별 경매 낙찰가율(감정가에 대한 낙찰가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다. 

8.아파트와 달리 
   경매시장서 약진

투자 수요가 빠져나간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소비자들은 과거에 비해 아파트 가격에 민감해진 것으로 나타났고 주거용 부동산은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무렵을 기점으로 낙찰가율이 하락했다. 낙찰가가 떨어졌다는 것은 경매시장에서 주거용 부동산의 인기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결국 일반 매매보다 투자의 성격이 강한 경매는 경기나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전체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경매 낙찰가율이 올라가는 것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 수익형 위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9.현실 무시한
   상가임대법 개정

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이 됐지만, 현실을 무시한 채 안일하게 보호범위 금액만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명동 상권 등 상가는 정작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선 금액보다 권역현실화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온다. 정부는 최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 항목을 개정했다. 
임대료 상한제한 및 5년간 계약갱신권리를 갖는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X100) 범위를 서울은 3억원에서 4억원,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은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광역시와 경기 일부 지역은 1억8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올린 것이다. 예컨대 서울에서 환산보증금 3억5000만원에 상가를 빌려 장사를 하고 있다면 예전과 달리 개정안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것도 상승폭이 적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상가정보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주요 상권 중 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약 3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임차료 급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강남과 신촌 등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서 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또 개정안이 적용되기 전 상가 주인이 임차료를 4억원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이 법안의 허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10.국내 대표 상권들
     외국인이 좌지우지

최근에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그들이 한국에서 쓰는 지출액도 커지면서 외국인이 많이 찾는 거리는 상권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은 ‘7일 상권’이라 불릴 만큼 주중·주말 가리지 않고 사람이 몰려 상가 투자 수익률도 고공행진이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은 증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지출액이 3000달러 이상인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2008년 7.4%에서 2012년 10.3%로 증가했다. 국내 외국인 환자 수(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는 2009년 6만명에서 2011년 12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환자의 총 진료비는 같은 기간 547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쇼핑 목적의 관광객 비중 역시 2007년 12.6%에서 2011년 35.5%로 급격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강남은 명동 못지않게 쇼핑을 위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유동인구 1위, 서울 비지니스의 중심 등 대한민국 최대 상권으로 유명하다. 최근 외국인과 교포 등 해외 큰손들이 국내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인천 영종지구, 송도국제신도시 등에 공급되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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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