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02 1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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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된 택시운전사 "현장 목소리 정책에 반영"

[일요시사=정치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파란을 일으킨 화제의 초선이다. 거제에서 비(非)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3대 국회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거제경찰서장 출신으로 택시운전사부터 국회의원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김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여러모로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서 경찰서장을 지낸 김 의원은 서장직을 그만둔 뒤엔 관할하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비새누리당 후보로는 20여년 만에 거제에서 당선되는 원동력이 됐다.

김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지도 어느새 1년이 넘었다. 화제의 초선이던 그는 그동안 어떠한 발자취를 남겼을까?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이시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저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거제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 이것이 제게는 가장 큰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제시민 81%가 새누리당에 입당을 원함에 따라 지난해 11월에 새누리당에 입당을 하였고, 금년 5월에는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에 임명되었다. 원내부대표는 개개인의 경험과 전문성 등을 고려한 역할 분담을 통해 대외협력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데 10명의 당 원내부대표 가운데 경남지역에서 유일한 원내부대표를 맡게 되었던 점도 제 의정활동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포함한 의정활동에 성실히 임한 공로로 270여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상을 수상했고, 국토일보사로부터 대한민국 건설문화대상 의정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2012년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8차례의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평균 출석률은 93%에 달했고 재석률은 41%에 불과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오직 단 한 명, 저 김한표 만이 100% 출석하고 끝까지 재석했다.

-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거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거제에서 비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3대 국회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선거 승리 비결은 무엇인가?
▲ 거제시민의 끝없는 보살핌으로 12년 긴 세월 품어주셨고, 기필코 저를 만들어 주셨기에 제가 다시 일어서서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제시민들께 보은해야 하는 이유가 특별한 만큼 언제나 낮은 자세로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 택시운전대를 잡으면서 6개월간 거제시를 누비하기도 하고 대학 강단에 서보기도 하고 두 번의 낙선 끝에 세 번째에 당선되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부족한 저처럼 주변 환경이 어렵더라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도전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꼭 전해드리고 싶다.


- 거제경찰서장 출신이다. 경찰서장을 그만둔 뒤엔 관할하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다. 당시 택시운전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하며 느낀 점들은 무엇이었나?
▲ 저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거제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택시운전을 하기 위해서, 운전면허를 1종으로 갱신하고 자격이수 과정도 거쳐 정식으로 택시운전자격증명도 취득했다. 자주 만날 기회가 없는 시민여러분들과 택시 안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서민과 소외 계층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낮은 자세로 민생 현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술에 만취된 승객을 태우고 차비 한 푼 못 받았던 일, 손님이 차에다 토한 토사물을 닦아내던 일, 추운 겨울날 저녁 동료기사들과 회포를 풀었던 조촐한 회식자리 등은 이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여러 시민들과 소통하며 사회 곳곳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시민들의 힘든 모습을 마주하면서 고통도 함께 나누며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었던 일들이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현장에서 들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금 국회의원이 되어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는 벌써 수년째 고질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원전부품비리사건까지 터져 최악의 전력난을 겪었다. 국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두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임위 차원에서 전력난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가?
▲ 정부가 지난달 19일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하고, 발전용 유연탄에 탄력세를 적용하는 등 에너지가격 체계 개편안을 발표 했다. 전기에만 과도하게 집중되는 소비 추이를 과세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시도로 이번 개편안이 1차 에너지원(유류)과 2차 에너지원(전기)간 가격 역전 상황을 해소하려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로드맵이 불명확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사람들은 안전하고 편리한 전력을 선호하는 전기화(電氣化)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이 1차 에너지원보다 싼 비정상적인 에너지요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고 전기와 타(他)에너지원 간의 상대가격 조정을 통해 더 이상의 전기화를 막는 전기요금 정상화 계획이 추가되어야 한다. 단기적 요금인상과 세제개편 방안은 국민 부담만 일으키고 전력수요 감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으므로 가격정책뿐 아니라 비가격정책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친 장기적 수요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거제에서 20여년 만에 당선된 무소속 후보
출석 및 재석률 100%, 성실 의정활동 눈길

- 김 의원께서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과 관련 일부에선 "서민에겐 도시가스 요금 폭탄, 재벌에겐 수익 보장을 하는 재벌 특혜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 제가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어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요금 폭탄, 재벌특혜라는 주장은 바로 가스공사 노조가 가스사업권 독점이라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한국가스공사만 가스를 직수입할 수 있는 것을 완화해 한전 및 발전사들과 민간발전사들도 가스를 수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 노조는 가스 직수입 완화로 인해 급여 및 후생복지 축소를 염려하고 국민들에게 마치 가스의 민영화로 인해 도시가스 요금폭탄이 발생할 것이라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도시가스사업법이 통과되면, 민간기업들은 지금처럼 가스공사로부터만 가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이윤을 창출하려는 민간 사업자들은 해외가스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싸게 가스를 구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구나, 정부는 민간기업의 과도한 이익을 차단하는 장치(SMP 가격상한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곳은 바로 가스공사이다. 지금까지 가스공사는 비싸든 싸든 수입가격에 이윤을 붙여 국민에게 팔기만 하면 됐다. 해외가스 시장에서 싸게 사오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가스공사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가스를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방만 경영으로 인한 적자가 생기면 가스요금 인상으로 해결해 왔다. 이러한 구조를 바꾸고 공기업도 경쟁력을 갖춰 질 좋고 저렴한 공공서비스를 하도록 바로잡는 것이 바로 도시가스개정안의 입법취지다. 가스공사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스를 수입했던 것에 반성해야 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올해 국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타 상임 위원회와는 달리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파행으로 치닫지 않고 여야 모두가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9대 국회 두 번째이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실시한 금번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들이 과도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자구해결 노력은 등한시 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고 개선시키고자 했다. 또한, 에너지 분야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해 미래성장동력원으로 삼고자 했으며,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질책과 대안 제시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는 유명한 악연이다(과거 두 사람은 거제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결했었고, 이후 김 의원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법처리를 받으면서 김 실장이 검찰총장·법무장관 출신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정치적 탄압' 의혹을 제기했었다). 최근 김 실장이 박근혜정부의 ‘문고리권력’으로 불리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김 실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거제 출신 선배로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거쳐 거제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내시고 현재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만나 거제 지역 현안 등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옛 일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새로운 상황에 맞춰 사는 게 정치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 함께 합심하고 거제 발전을 위해 모든 지역 출신 인재들이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 현재 여의도에선 이른바 모임 정치가 한창이다. 김 의원께서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퓨처라이프포럼에 참석한 것을 두고 김무성 의원에게 줄을 선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평가도 있는데?
▲ 국회연구단체인 '퓨처라이프포럼'은 고령화시대 대안 마련을 위한 국정 관련 공부 모임이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공동대표로 여야를 아우르는 모임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도에는 세계 최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러한 거대 트렌드에 대한 대처 방안이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한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가 맞이할 고령화 사회는 과거에 선진국들이 경험한 고령화 사회와는 다른 측면으로, 미래창조사회에서 노령층의 역할은 과거 산업사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단순한 공부 모임일 뿐이다. 국회의원이 공부할 수 있는 관심 분야에는 앞으로도 어디에서, 누가 주도하든 상관없이 열심히 배우고 지식을 쌓아가려 한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서민정치, 생활정치, 봉사정치를 정치관으로 삼고 있다. 서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정치야 말로 가장 좋은 정치라 생각한다. 2012년 총선에서 거제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으로 하해(河海)와 같은 은혜를 입고 지금의 이 자리에 설수 있었다. 거제 시민께 감사드리며, 저는 힘들게 국회에 입성한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와 고향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과거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서민의 눈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거제시 국회의원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고향 거제의 더 큰 발전과 거제 시민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김한표 의원 프로필>

▲ 청와대 경호실 101경비단
▲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
▲ 거제경찰서 서장
▲ 가덕도 신공항유치 거제시민연대 공동대표
▲ 제19대 국회의원
▲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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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