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02 1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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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된 택시운전사 "현장 목소리 정책에 반영"

[일요시사=정치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파란을 일으킨 화제의 초선이다. 거제에서 비(非)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3대 국회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거제경찰서장 출신으로 택시운전사부터 국회의원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김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여러모로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서 경찰서장을 지낸 김 의원은 서장직을 그만둔 뒤엔 관할하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비새누리당 후보로는 20여년 만에 거제에서 당선되는 원동력이 됐다.

김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지도 어느새 1년이 넘었다. 화제의 초선이던 그는 그동안 어떠한 발자취를 남겼을까?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이시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저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거제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 이것이 제게는 가장 큰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제시민 81%가 새누리당에 입당을 원함에 따라 지난해 11월에 새누리당에 입당을 하였고, 금년 5월에는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에 임명되었다. 원내부대표는 개개인의 경험과 전문성 등을 고려한 역할 분담을 통해 대외협력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데 10명의 당 원내부대표 가운데 경남지역에서 유일한 원내부대표를 맡게 되었던 점도 제 의정활동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포함한 의정활동에 성실히 임한 공로로 270여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상을 수상했고, 국토일보사로부터 대한민국 건설문화대상 의정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2012년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8차례의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평균 출석률은 93%에 달했고 재석률은 41%에 불과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오직 단 한 명, 저 김한표 만이 100% 출석하고 끝까지 재석했다.

-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거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거제에서 비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3대 국회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선거 승리 비결은 무엇인가?
▲ 거제시민의 끝없는 보살핌으로 12년 긴 세월 품어주셨고, 기필코 저를 만들어 주셨기에 제가 다시 일어서서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제시민들께 보은해야 하는 이유가 특별한 만큼 언제나 낮은 자세로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 택시운전대를 잡으면서 6개월간 거제시를 누비하기도 하고 대학 강단에 서보기도 하고 두 번의 낙선 끝에 세 번째에 당선되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부족한 저처럼 주변 환경이 어렵더라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도전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꼭 전해드리고 싶다.


- 거제경찰서장 출신이다. 경찰서장을 그만둔 뒤엔 관할하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다. 당시 택시운전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하며 느낀 점들은 무엇이었나?
▲ 저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거제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택시운전을 하기 위해서, 운전면허를 1종으로 갱신하고 자격이수 과정도 거쳐 정식으로 택시운전자격증명도 취득했다. 자주 만날 기회가 없는 시민여러분들과 택시 안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서민과 소외 계층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낮은 자세로 민생 현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술에 만취된 승객을 태우고 차비 한 푼 못 받았던 일, 손님이 차에다 토한 토사물을 닦아내던 일, 추운 겨울날 저녁 동료기사들과 회포를 풀었던 조촐한 회식자리 등은 이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여러 시민들과 소통하며 사회 곳곳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시민들의 힘든 모습을 마주하면서 고통도 함께 나누며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었던 일들이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현장에서 들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금 국회의원이 되어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는 벌써 수년째 고질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원전부품비리사건까지 터져 최악의 전력난을 겪었다. 국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두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임위 차원에서 전력난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가?
▲ 정부가 지난달 19일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하고, 발전용 유연탄에 탄력세를 적용하는 등 에너지가격 체계 개편안을 발표 했다. 전기에만 과도하게 집중되는 소비 추이를 과세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시도로 이번 개편안이 1차 에너지원(유류)과 2차 에너지원(전기)간 가격 역전 상황을 해소하려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로드맵이 불명확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사람들은 안전하고 편리한 전력을 선호하는 전기화(電氣化)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이 1차 에너지원보다 싼 비정상적인 에너지요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고 전기와 타(他)에너지원 간의 상대가격 조정을 통해 더 이상의 전기화를 막는 전기요금 정상화 계획이 추가되어야 한다. 단기적 요금인상과 세제개편 방안은 국민 부담만 일으키고 전력수요 감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으므로 가격정책뿐 아니라 비가격정책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친 장기적 수요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거제에서 20여년 만에 당선된 무소속 후보
출석 및 재석률 100%, 성실 의정활동 눈길

- 김 의원께서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과 관련 일부에선 "서민에겐 도시가스 요금 폭탄, 재벌에겐 수익 보장을 하는 재벌 특혜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 제가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어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요금 폭탄, 재벌특혜라는 주장은 바로 가스공사 노조가 가스사업권 독점이라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한국가스공사만 가스를 직수입할 수 있는 것을 완화해 한전 및 발전사들과 민간발전사들도 가스를 수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 노조는 가스 직수입 완화로 인해 급여 및 후생복지 축소를 염려하고 국민들에게 마치 가스의 민영화로 인해 도시가스 요금폭탄이 발생할 것이라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도시가스사업법이 통과되면, 민간기업들은 지금처럼 가스공사로부터만 가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이윤을 창출하려는 민간 사업자들은 해외가스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싸게 가스를 구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구나, 정부는 민간기업의 과도한 이익을 차단하는 장치(SMP 가격상한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곳은 바로 가스공사이다. 지금까지 가스공사는 비싸든 싸든 수입가격에 이윤을 붙여 국민에게 팔기만 하면 됐다. 해외가스 시장에서 싸게 사오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가스공사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가스를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방만 경영으로 인한 적자가 생기면 가스요금 인상으로 해결해 왔다. 이러한 구조를 바꾸고 공기업도 경쟁력을 갖춰 질 좋고 저렴한 공공서비스를 하도록 바로잡는 것이 바로 도시가스개정안의 입법취지다. 가스공사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스를 수입했던 것에 반성해야 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올해 국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타 상임 위원회와는 달리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파행으로 치닫지 않고 여야 모두가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9대 국회 두 번째이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실시한 금번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들이 과도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자구해결 노력은 등한시 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고 개선시키고자 했다. 또한, 에너지 분야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해 미래성장동력원으로 삼고자 했으며,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질책과 대안 제시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는 유명한 악연이다(과거 두 사람은 거제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결했었고, 이후 김 의원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법처리를 받으면서 김 실장이 검찰총장·법무장관 출신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정치적 탄압' 의혹을 제기했었다). 최근 김 실장이 박근혜정부의 ‘문고리권력’으로 불리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김 실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거제 출신 선배로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거쳐 거제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내시고 현재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만나 거제 지역 현안 등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옛 일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새로운 상황에 맞춰 사는 게 정치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 함께 합심하고 거제 발전을 위해 모든 지역 출신 인재들이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 현재 여의도에선 이른바 모임 정치가 한창이다. 김 의원께서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퓨처라이프포럼에 참석한 것을 두고 김무성 의원에게 줄을 선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평가도 있는데?
▲ 국회연구단체인 '퓨처라이프포럼'은 고령화시대 대안 마련을 위한 국정 관련 공부 모임이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공동대표로 여야를 아우르는 모임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도에는 세계 최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러한 거대 트렌드에 대한 대처 방안이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한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가 맞이할 고령화 사회는 과거에 선진국들이 경험한 고령화 사회와는 다른 측면으로, 미래창조사회에서 노령층의 역할은 과거 산업사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단순한 공부 모임일 뿐이다. 국회의원이 공부할 수 있는 관심 분야에는 앞으로도 어디에서, 누가 주도하든 상관없이 열심히 배우고 지식을 쌓아가려 한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서민정치, 생활정치, 봉사정치를 정치관으로 삼고 있다. 서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정치야 말로 가장 좋은 정치라 생각한다. 2012년 총선에서 거제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으로 하해(河海)와 같은 은혜를 입고 지금의 이 자리에 설수 있었다. 거제 시민께 감사드리며, 저는 힘들게 국회에 입성한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와 고향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과거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서민의 눈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거제시 국회의원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고향 거제의 더 큰 발전과 거제 시민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김한표 의원 프로필>

▲ 청와대 경호실 101경비단
▲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
▲ 거제경찰서 서장
▲ 가덕도 신공항유치 거제시민연대 공동대표
▲ 제19대 국회의원
▲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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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