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경제1팀] 담철곤 오리온 회장 부부의 등기이사직 사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오리온은 지난 14일 담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사임함에 따라 기존 강원기·담철곤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강원기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담 회장의 부인 이화경 부회장도 이사직을 내놨다. 두 사람의 임기는 각각 2015년 3월, 2016년 3월까지였다. 회사 측은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사업을 적극 챙기기 위해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오리온 이외 다른 계열사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회장과 부회장 직함도 그대로다. 때문에 일부에선 등기이사의 책임은 피하면서 오너의 권한은 계속 누리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대기업 오너 일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화된 상황이어서 법적 책임이 있는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돌연 등기이사 사임
이유 두고 뒷말 무성
담 회장은 300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려 실형을 살 당시에도 등기이사직을 내놓지 않았었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담 회장의 거액 월급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담 회장은 지난해 오리온으로부터 매달 5억2000만원의 급여(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수월액 기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리온 직원 평균 연봉의 180배에 달했다.
동양 사태도 담 회장 부부의 퇴진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사태 당시 '자매기업'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샀다. 이 부회장의 언니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경영권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