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몰리는 삼다도에 돈이 보인다

‘관광천국’ 제주에선 지금…

가을 분양이 한창인 요즘 ‘관광 천국’ 제주가 부상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숙박시설은 부족하다보니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객 급격히 늘어 “올 1000만명 수준”
숙박시설 부족 지적…예약난 심각 상태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15일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980년 2만명 수준에서 1990년 23만명, 2000년 28만명이었다. 이후 2007년 54만명으로 늘었고, 2011년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68만명을 기록했다.

임대수익률 최고
서울보다 2배 높아

제주도는 올해 말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2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은 중국인들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80%가 중국인이다. 제주도에 대한 무사증 출국을 허용한 2008년 중국인 관광객은 17만명이었다. 2011년 57만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108만명이 넘었다. 올해 들어선 이미 150만명이 제주를 찾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은 308만명. 이중 제주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152만명이었다. 방한 중국인 절반이 제주를 찾은 셈이다. 제주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9월 현재 전년 같은 기간(84만여명)보다 무려 80% 가량 증가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국내인까지 더하면 올해 1050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며 “이는 2011년 기준 일본 오키나와(550만명), 인도네시아 발리(843만명), 미국 하와이(717만명)보다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관광객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숙박시설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제주관광학회는 지난해 1월 이후 제주도 내 주요 호텔과 콘도, 펜션의 경우 적정 수준인 80%를 초과해 숙박시설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실제 제주의 숙박시설은 지난해 말 현재 일반숙박업소(646개소 1만2932실)를 포함, 모두 848개소 2만7392실이지만 관광호텔, 휴양콘도미니엄 등 고급 관광숙박시설은 공급이 모자라 예약난이 심각한 상태다.
그래서 생긴 게 2015년 12월13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다. 건축 기준을 크게 완화한 이 법의 시행 이후 제주에서 관광숙박시설 사업인가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불과 1년 새 185개소 1만1217실의 관광숙박시설이 승인됐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관광숙박시설 143개소 1만3956실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지에선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지만, 꾸준히 관광객이 늘다보니 제주 숙박시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구나 제주도는 전국에서 임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10.5%로 서울(5.5%), 경기(5.99%), 인천(6.74%) 등 수도권의 2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임대수익률(5.95%)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분양형 호텔들이다.


▲라마다 서귀포  = 이미 전국 10개 지점에서 성공적인 운영과 안정적인 고수익으로 정평이 나 있는 라마다호텔은 제주도에서 최초로 호텔을 분양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혁신도시 내 들어선 호텔은 지하 2층?지상 10층, 전용면적 18?28㎡ 총 243실 규모다. 고급 호텔로서 고품격 로비와 레스토랑 다양한 운동시설이 설치된 피트니스·비즈니스·마사지센터 등도 조성된다.
1억5000만원 안팎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여기에 계약금 10%, 중도금 60%를 전액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준공 때까지 추가적인 자금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준공 후 1년간 두 자릿수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입지여건도 탁월하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서귀포 라마다호텔은 인근 제주 월드컵경기장과 범섬 조망이 가능하다. 또 제주혁신도시 내에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해 혁신도시 이전 기관을 방문하는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입지로 꼽힌다.
제주혁신도시엔 지난 7월 준공한 국립기상연구소에 이어 국세청 산하 3개 기관인 국세공무원 교육원, 국세청 고객만족센터, 주류면허지원센터 청사 신축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공무원연금공단,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총 9개 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기관들의 이전이 완료되면 교육훈련이나 기타 기관 방문객만 연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거품 뺀 조건
확정수익 보장

주변에는 헬스케어타운, 서귀포 관광미항, 혁신도시, 서귀포 2차 관광단지 등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제주 6대 핵심프로젝트 중 하나인 헬스케어타운은 9억달러가 투입돼 부지면적 150만㎡에 관광휴양, 의료서비스, 상업, 콘도미니엄, 호텔 등을 갖춘 세계적인 휴양거주단지 조성 사업이다.
분양 관계자는 “라마다호텔은 제주도의 최대 관광단지인 중문단지 일대에 위치해 관광인프라로 가득한 최적의 호텔입지를 자랑한다”며 “또 주요간선도로 및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과 인접해 있어 사통팔달의 대중교통망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엠스테이 제주 = 순수 국내 호텔 브랜드 엠스테이는 ‘M-STAY(엠스테이) 호텔 제주’를 분양한다. 앞서 시행사인 에스알디는 안정적인 수익보장을 위해 세성글로벌관광 및 북경관광공사와의 중국관광객 유치 사업합작, 엠스테이 제주 호텔 객실 가동율 70%를 책임지는 MOU를 체결했다.
분양조건을 살펴보면 연 7일 객실 무료이용,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연 11%의 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이다. 현대아산이 시공을 맡은 이 호텔은 총 면적 2569㎡ 부지에 연면적 1만7867㎡, 지하 3층?지상 10층, 전용면적 21?99㎡로 구성됐다. 총 330실 규모다. 호텔 내 수영장, 연회장, 마사지센터, 회의실, 카페,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이 포함된다.
서귀포 앞바다와 인접해 서귀포항 및 바다 조망이 가능한 호텔은 인근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외돌개, 올레 6·7길, 문섬 등 관광자원을 배후로 하고 있다. 제주도 내 주요관광명소인 한라산국립공원, 중문관광단지, 표선해변, 섭지코지, 성산일출봉 등과의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서귀포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서귀포시청 1청사를 비롯해 시민회관, 의료원 및 도립공원, 소나무공원 등 각종 공공편의시설과 공원 이용이 편리하다. 또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도 가까워 국도와 지방도를 통한 탁월한 교통망도 갖추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일반적인 오피스텔·도시형 주택의 평균 수익률이 5% 수준인 데 반해 분양형 호텔은 휴양과 레저생활을 하면서 10% 이상까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업시티 제주비치 = 코업호텔네트워크는 제주시 함덕에 ‘코업시티호텔 제주비치’를 분양한다. 이 호텔은 지하 2층?지상 8층의 총 269실 규모다. 호텔로는 특이하게 객실 이용자들이 간단하게 조리가 가능하도록 주방을 설치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객실은 지중해의 테마를 3가지 디자인 콘셉트로 구성된다. 일반 호텔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연출됐다.

분양형 호텔 투자처로 주목
탁월한 입지와 풍부한 호재

제주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인 함덕 해수욕장에 위치한다. 전면부는 물론 대다수의 객실에서 오션뷰 가 가능하다. 함덕은 문화, 관광, 힐링의 명소로서 함덕 서우봉해변, 정주항, 대명리조트 등이 인접해 있어 제주시의 명소들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입지로 손꼽힌다. 
교통 또한 매우 편리하다. 제주공항(차량 약 15분 거리)과 여객선 터미널 모두 인접해 있으며 1118번 도로와 연결하여 서귀포시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한 사통팔달의 요지다. 계약금 10%, 중도금 60% 무이자, 실투자금 대비 연 11%대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스타케이 서귀포 = GS계열사 코스모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은 호텔식 소형아파트 ‘비스타케이 서귀포’도 분양된다. 서귀포시 법환동에 들어서는 비스타케이 서귀포는 지하 2층?지상 10층 1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 15.12?47.48㎡의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8개 타입 총 146실 구성됐다. 
옥상층엔 서귀포 월드컵경기장과 서귀포 앞바다, 범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마천루 수영장과 바비큐파티장, 노천카페, 카페테리아, 비즈니스센터, 레스토랑 등 차별화된 호텔급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객실 인테리어는 빌트인 풀퍼니시드 시스템으로 TV, 매립형 에어컨, 냉장고, 쿡탑, 렌지후드, 조리대 등이 구비된다. 호텔급 품격은 물론 고급 펜션 수준의 취사도 가능하다.
시행사 측은 10년간 위탁운영을 맡으며 5년간 확정수익을 보장할 예정이다. 연 수익금 1년치를 선금으로 지급해주며, 계약금 100% 환불보장제도 실시한다. 또 계약자가 원하는 경우에 완공 5년 후부터는 시행사가 환매도 보장한다. 계약자에겐 연 30일 객실 무료 이용권과 제주도 왕복항공권 매년 6매, 제주도 내 골프장 정회원 대우 등의 특별혜택이 주어진다.
▲디아일랜드 마리나 = 한국자산신탁은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앞에 ‘디아일랜드 마리나’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8층 1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 24.02?29.96㎡ 140실 4개 타입, 31.21?37.96㎡ 29실 5개 타입, 53.52?59.77㎡ 43실 4개 타입, 64.08㎡ 1실 1개 타입, 70.78㎡ 1실 1개 타입, 92.82㎡ 1실 1개 타입 등 총 215실로 구성돼 있다.

객실 무료 이용 등 
풍성한 특별혜택도 

단지 내엔 수영장과 유아풀, 카페테리아, 비즈니스 센터 등 특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냉장고, 주방가구, 천정형 에어컨, 전기쿡탑, 랜지후드, TV 등 고급 빌트인 풀 옵션 시스템도 제공된다.
분양 관계자는 “건축법상 업무용 오피스텔로 지어져 종부세와 양도세는 물론, 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받지도 않고 소유 개수에도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발호재와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성산일출봉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10만명을 포함해 약 290만명이 다녀간 제주도 내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꼽힌다. 인근에 섭지코지, 우도, 신양해수욕장, 만장굴을 비롯해 아시아 최대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인접해 있고, 올레 2길도 단지 바로 앞을 가로지른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 마리나항만과 해양레저시설 등이 들어서는 ‘오션 마리나시티’ 개발계획도 잡혀 있는데, 디아일랜드 마리나는 이 사업의 최고 수혜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오션 마리나시티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항 일원 138만㎡ 부지에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사업비 7000억원을 투입해 ‘해양복합 마리나 항만지구’와 ‘해양도심지구’로 개발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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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