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여는 모델하우스마다 사람들 ‘북적북적’

천안·아산에선 지금…

가을 분양이 한창인 요즘 천안·아산 지역이 부상하고 있다. 모델하우스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청약경쟁도 가히 폭발적이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떴다방까지 등장했다.


대규모 산업시설 밀집…인구 꾸준히 늘어
신규 주택 수요로 새 아파트 공급 봇물

천안·아산 지역이 뜨는 이유는 대규모 산업기반 시설이 밀집해 있어서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인 천안 동남구 인근엔 천안공업단지, 천안유통단지,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 백석산업단지, 천안 제2산업단지, 천안 제4지방산업단지 등이 있다.

견본주택 문전성시
매매·전월세 강세

충남 아산시는 세계 최대의 LCD 단지인 탕정 삼성 디스플레이 산업단지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삼성반도체, 삼성코닝정밀소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천안·아산 지역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형성되면서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비해 새 아파트 공급은 부족해 신규 주택 수요로 한동안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업기반이 확대되면서 집값도 꾸준히 올랐다.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천안 아파트값은 올 들어 1.47% 올랐다. 아산시도 0.73% 올랐다. 전셋값은 천안시가 1.61%, 아산시가 0.81% 뛰었다. 
KB부동산알리지의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기준 천안 아파트값은 2010년 9월보다 30.87%, 올 들어서만 2.68% 뛰었다. 천안 아파트 전셋값은 3년 전보다 46.73%, 올 1월부터 9월까진 3.57% 상승했다. 인근 지역인 아산 아파트값은 3년 전보다 28.68%, 올 초보다 2.32% 올랐다. 전세가격은 2010년 9월 대비 53.96%, 올 1월 대비 4.9%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4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천안·아산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1개 단지·5583가구에 달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순위내 청약을 끝냈다. 앞으로도 분양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천안·아산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이다.
▲더샵 레이크시티 3차 = 지난 11일 문을 연 포스코건설의 ‘더샵 레이크시티3차’견본주택엔 주말동안 2만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앞서 4월 공급된 ‘더샵 레이크시티 2차’도 최고 10.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올 상반기 천안·아산 지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분양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레이크시티 3차는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876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78%를 차지한다.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동암지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2?23층 17개동에 72㎡ 122가구, 84㎡ 754가구, 99㎡ 242가구의 5개 타입 총 1118가구로 구성됐다.
단지 바로 옆 음봉중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2016년엔 단지 인근에 월랑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이전으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단지에서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KTX 천안·아산역과 갤러리아백화점·롯데마트가 인근에 있다. 해발 294m의 연암산과 문화광장·산책로 등을 갖춘 월랑저수지가 단지 옆이다. 단지에서 연암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조성된다.
단지 주변에 업무·산업시설이 몰려 있어 배후 주거 수요가 넉넉하다는 평이다. 2만8000여 명이 근무하는 세계 최대 LCD관련 산업단지인 삼성디스플레이시티(460만㎡)가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시티 2단지(210만㎡)가 2015년 완공되면 상주 인구만 8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도 가깝다.
포스코건설은 “단지 인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시설의 근로자가 많아 주거 수요는 꾸준하다”며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은 젊은 층으로 대단지 브랜드 타운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올들어 11개 단지에 5583가구 분양
일부 제외하고 대부분 순위 내 청약

▲엠코타운 더 퍼스트 =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충남 천안지역에선 처음으로 동남구 신부동에 ‘현대엠코타운 더 퍼스트’ 987가구를 분양한다. 엠코타운은 북일고 옆 옛 남영나일론 부지 3만9385㎡에 지하 2층, 지상 11?25층 아파트 12개동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 기준 59㎡ 376가구, 74㎡ 339가구, 84㎡ 272가구 등 소형 중심으로 구성됐다. 
수도권 전철 두정역, 천안시외버스터미널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천안IC가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입지하고, 천안동서대로 등 쾌속 도로망도 인접한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이 아파트는 중대형에서 적용되던 4베이 구조로 설계, 아파트의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고 겨울철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다.
인근에 단국대·호서대·상명대·백석대·공주대 등 6개 대학이 밀집해 있고, 천안북일고·북일여고·두정중·신부초 등 5개 초중고교가 있다. 신부동 학원타운이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대형백화점·대형마트·영화관·축구센터·종합병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삼성 디스플레이 단지와 3개 산업단지가 인근에 위치 개발압력이 높은 곳이다.
현대엠코는 “지역주택조합 사업방식으로 공급되면서 공동구매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3.3㎡당 710만원대 가격을 책정,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최고 100여만원 이상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모집조건은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일 현재 천안시, 아산시를 포함한 충청남도·대전시·세종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으로, 입주시까지 무주택자이거나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주만 가능하다.  현대엠코는 향후 인근에 아파트 5500여 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은 대규모 엠코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불당 지웰푸르지오 = 신영과 대우건설은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불당신도시에 ‘천안 불당 지웰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아산탕정지구 1-A4 블록에 들어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8층, 7개동 총 68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84㎡ 356가구, 99㎡ 326가구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3.3㎡당 800만원 후반대. 99㎡의 경우 3억4000만?3억500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당신도시는 천안 불당·백석·신방동 및 아산시 탕정면 일원 512만㎡에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다. 삼성전자 탕정LCD 산업단지가 인접해 배후 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KTX 천안아산역과 가까워 서울역까지 40분대에 도착이 가능하다. 장항선과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내년엔 천안?세종?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수도권 전철 연장구간 건설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천안?당진간 고속국도도 2015년 개통된다.

중소형 중심 구성
수도권 접근 용이

특히 녹지율이 25%에 이른다. 여가·휴식·놀이·운동공간 등 친환경 테마공원이 다양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주변에 우수한 생활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천안시청과 종합운동장, 갤러리아백화점, 이마트,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CGV 등이 가깝다. 단지 앞으로 초·중학교도 들어설 예정이다. 공원 조망이 가능한 피트니스센터와 가족캠핑장, 북카페, 코인세탁실 등도 마련된다.


▲우방 아이유쉘 = SM그룹은 충남 천안시 불당동에 160가구의 ‘우방 아이유쉘 트윈팰리스’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17층에 210㎡ 32가구, 228㎡ 16가구, 255㎡ 32가구, 256㎡ 16가구, 263㎡ 32가구, 270㎡ 32가구로 대형 위주로만 구성된 프리스티지 단지다. 
천안시청이 단지와 인접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등 대형 쇼핑시설도 가깝다. 복합문화공간인 CGV천안펜타포트, 와이몰 등을 통해 문화와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교육시설도 집중해 있어 자녀가 있는 수요자들에게 최상의 교육여건을 제공한다.
KTX 천안아산역이 차량으로 5분 거리고, KTX는 서울까지 34분이면 도착한다. 봉서산이 아파트 앞에 위치해 입주자는 조망권과 웰빙 프리미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고품격 로비라운지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GX룸, 독서실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옥상정원, 썬큰가든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통해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했다. 
중앙 정수시스템, 자동 환기 시스템, 친환경 마감재를 적용했다. 시스템도 유비쿼터스 아파트로 홈 네트워크를 비롯해 통합보안시스템 등이 설치된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주거민과 비주거민들의 접촉 및 진·출입로를 구분했다. 주차 공간 역시 상가 및 비주거 주차장과 입주민 주차장을 구분해 보안성 및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 효성은 충남 천안시 차암동 3산업단지 내에 ‘스마일시티 효성해링턴 플레이스’1318가구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7?26층, 15개동 전용면적 51?84㎡의 중소형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600만원대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전 가구가 정남향 판상형으로 설계돼 통풍과 채광이 우수하고 단지 내에 조성된 근린공원을 따라 생태하천이 흘러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인근엔 2산업단지, 4산업단지, 백석산업단지, 천안유통단지 등이 있어 직장 가까이 거주를 원하는 근로자들에게 최적의 입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할인마트와 백화점, 병원, 시청, 구청 등 생활편의 시설이 가깝다. 경부고속도로 천안IC, KTX천안아산역, 종합버스터미널, 두정역 등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교통망도 뛰어나다. 지구 내에 삼성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신설되고 환서초교, 오성중, 환서중, 두정고 등 4개 초중고가 차로 5?10분 거리에 있다.


▲아산 반도유보라 = 반도건설은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동 1019번지 일원에 ‘아산 반도유보라’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면적 59㎡의 전 세대 소형 단일 평형으로, 총 650가구로 구성된다. 한강신도시, 양산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에서 분양한 바 있는 반도건설은 ‘세상에서 가장 크게 누리는 59㎡ 평면’이란 콘셉트를 내세워 지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선보인 59㎡-4베이 평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방 3개와 거실이 일직선으로 놓이는 4베이 구조로 설계된 59㎡는 확장 시 최대 사용공간이 90㎡에 달한다. 주택 양면이 개방돼 채광과 통풍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도건설은 “선택이 가능한 가변형 공간 구성으로, 작게 사서 넓게 쓰는 주거 공간이 적용되어 많은 아산 시민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유보라는 아산시의 중심에 위치해 교육, 생활, 자연 환경까지 모두 갖춘 3박자 입지를 자랑한다. 단지 가까이 초중고교가 인접하다. 특히 아산시 최초로 YBM과 연계한 ‘단지 내 영어마을’을 선보일 예정이다. 입주민들의 자녀들을 위해 단지 내에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 탕정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교통이 편리하다. 관공서와 교육문화센터, 대형마트가 인접한 생활 인프라와 더불어 단지 인근에 위치한 온천천 복개하천 생태조성사업이 완료되면 다양한 수변공간 및 야외공연장, 자전거 체험장 등으로 쾌적한 녹색자연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현대차, LG…
배후 주거수요 넉넉


▲천안 비즈타워 = 동아토건은 충남 천안 제3산업단지 B2블록에 ‘천안 비즈타워’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계약면적 31㎡ 414가구로 조성된다. 천안 최초로 입주 지정일 후 1년간 월 40만원의 임대료를 보장하는 ‘임대가 확정보장제’를 실시한다. 
단지 내엔 운동시설, 피트니스센터, 바비큐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고, 보안 강화를 위해 여성 전용층도 배치한다 반도체, 전자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는 천안 제3산업단지와 주변의 제2·4산업단지를 통틀어 유일한 소형 오피스텔이라 공실 위험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