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름값…‘흥행 보증’ 브랜드타운이 뜬다

분양 핫 트렌드

가을 분양이 절정이다. 모델하우스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시각과 함께 집값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을 분양 절정…모델하우스마다 ‘북적’
2000가구 넘는 대단지 아파트 인기몰이

브랜드타운이 대세다. 브랜드타운이란 같은 지역에 같은 브랜드의 아파트 단지가 2개 단지 이상 몰려있거나 단지규모가 2000가구가 넘는 곳을 말한다. 부동산 즐겨찾기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브랜드타운은 지역 대표 아파트, 즉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평형이 골고루 배치돼 수요가 꾸준한데다 시세도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요즘과 같은 불황기일수록 브랜드타운으로 내집마련을 노려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음은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타운이다.

집값 하락 위험 
상대적으로 낮아

▲위례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10월 높은 관심과 인기가 검증된 위례신도시에서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와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 2개 단지 1659세대를 분양한다. 지난 2일 복정역 인근 견본주택에서 동시 공개됐다. 대우건설은 이번 위례신도시 분양을 통해 지난해 분양한 송파 푸르지오(위례신도시 A1-7블록, 549세대)를 포함, 총 2208세대로 위례신도시 최대의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위례신도시는 강남과 가장 맞닿아 있어 모든 생활 프리미엄을 같이 누릴 수 있는 강남권 대체신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송파대로·서울외곽순환도로·탄천로 등의 광역 도로망이 가깝고,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마천역·우남역(신설)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췄다.
특히 서울 경전철 사업이 재추진되며 위례신도시 노선이 추가됨에 따라 강남권과 대중교통 접근성이 더욱 향상되어 분양 열기가 고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정법조타운(예정), KTX 수서 역세권 개발(예정) 등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위례신도시엔 중심상업지구인 ‘트랜짓몰’이 조성돼 기본적인 생활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고, 인근 롯데월드·롯데마트·이마트·가락시장·가든파이브·삼성서울병원·현대아산병원 등 기존에 있던 다양한 생활편의시설과도 가깝다. 위례신도시 내에 19개의 초·중·고교가 신설될 예정으로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위례신도시는 풍부한 녹지공간에 창곡천과 장지천이 흐르는 친환경 신도시로 꾸며지고 있다. 청량산과 탄천을 연결하는 생태공원과 4.4km의 친환경 순환 산책로가 조성돼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

▲상도엠코 애스톤파크 = 현대엠코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상도엠코 애스톤파크’를 특별 분양한다. 지하 5층, 지상 12?20층 16개 동 88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59·84·120㎡형으로 구성됐다. 현대엠코는 계약금 정액제를 도입했다. 59㎡형과 84㎡형은 2000만원, 120㎡형은 3000만원이 적용된다. 120㎡형엔 시스템 에어컨을 무상으로 설치해 준다. 여기에 중도금 이자후불제와 계약조건 보장제도 제공한다. 
이번 분양 물량은 지난 8월 입주가 시작된 882가구 중 조합분 일부 가구다. 현대엠코가 2010년 10월 전 가구를 분양한 ‘상도 엠코타운’(1559가구)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두 단지를 합치면 전체 2441가구에 달하는 현대엠코 브랜드타운이 된다. 현대엠코는 “두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면 2441가구의 대규모 ‘엠코타운’이 조성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엠코는 주택시장 트렌드에 맞춰 ‘세대 구분형 평면’을 일부 적용했다. 이 평면은 아파트 공간 일부를 구분해 2세대 이상이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별도의 욕실과 주방을 설치해 세대별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다. 각 세대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만큼 직접 거주하면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 특히 ‘복층형 1층 세대’는 1세대가 2개 층을 활용함과 동시에 전용 정원과 독립 현관이 제공된다. 입주민은 높은 천정고를 통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조경면적은 전체 대지면적의 30.9%에 달한다. 단지 뒤편엔 약 26만여㎡의 근린공원이 둘러싸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지상은 공원·놀이터 및 녹지로 꾸몄고,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배치했다.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강남·용산·여의도가 인접해 있다. 남부순환도로·88올림픽대로가 가깝고,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단지 내 입점했다. 단지 내 상현초등학교는 서울형 혁신학교이고 지하철 7·9호선을 이용해 세화여중·고, 경기고, 서울대, 노량진학원가 등을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더샵 레이크시티 3차 = 포스코건설은 1118가구 규모의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876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78%를 차지한다.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동암지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2?23층 17개동에 72㎡ 122가구, 84㎡ 754가구, 99㎡ 242가구의 5개 타입 총 1118가구로 구성됐다. 

마지막 기회! 
10월 분양 집중

앞서 지난 4월 분양한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2차’, 2004년 분양한 ‘더샵 레이크사이드’를 더하면 32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이룬다. 레이크시티 2차의 경우 최고 10.95대 1, 평균 1.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올 상반기 천안·아산 지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분양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단지 바로 옆 음봉중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2016년엔 단지 인근에 월랑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이전으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단지에서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KTX 천안·아산역과 갤러리아백화점·롯데마트가 인근에 있다. 해발 294m의 연암산과 문화광장·산책로 등을 갖춘 월랑저수지가 단지 옆이다. 단지에서 연암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조성된다.
단지 주변에 업무·산업시설이 몰려 있어 배후 주거 수요가 넉넉하다는 평이다. 2만8000여명이 근무하는 세계 최대 LCD관련 산업단지인 삼성디스플레이시티(460만㎡)가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시티 2단지(210만㎡)가 2015년 완공되면 상주 인구만 8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도 가깝다. 

지역 랜드마크로 불황기에도 수요 꾸준
고른 평형에 시세 안정…내집마련 기회

포스코건설은 “단지 인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시설의 근로자가 많아 주거 수요는 꾸준하다”며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은 젊은 층으로 대단지 브랜드 타운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 금호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 평택현촌 도시개발사업지구 4-1블록, 15-1블록 일대에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을 분양하고 있다. 2009년 서울 한남동 ‘한남 더 힐’ 분양 이후 5년 만에 첫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다.
전용 67?113㎡ 총 2215가구로, 평택지역에 단일브랜드 최대 규모다. 30개 동 2개 단지로 구성된다. 1단지는 지하 1층?지상 23층 21개 동에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67?84㎡ 중소형이 1591가구다. 2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9개 동에 전용 84?113㎡ 624가구로 구성됐다.
전 가구 남향 위주로 배치해 일조권이 뛰어나다. 4Bay, 알파룸 등을 적용한 신평면 설계가 특징. 단지 전면으로 소사벌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조망감이 뛰어 나다. 
평택지역은 삼성 고덕단지, LG 디지털파크, 신세계 복합쇼핑몰 및 미군부대 이전, KTX 평택역 신설 등 여러 가지 개발호재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곳이다. 현촌지구는 인근 용이지구와 더불어 용죽지구 신흥지구 소사지구 등 개발이 완료되면 1만4000여 가구가 입주해 평택을 대표하는 고급 신흥 주거타운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금호건설은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은 평택에서 2000가구가 넘는 최초 단지”라며 “평택 현촌, 용이 등과 어우러진 신흥 주거단지로 신세계 복합타운과 삼성 LG 등 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택지역 단일 브랜드 최대 규모 단지에 걸맞게 평택 최대 규모 커뮤니티 시설(약 6280㎡)도 선보인다. 평택시 최초로 사우나 시설과 함께 호텔식 게스트룸이 조성된다. 골프연습장, 다목적룸, 대형 독서실, 탁구장, 멀티미디어실, 스튜디오, 코인세탁실, 키즈카페, 휘트니스센터, 커뮤니티파크 등도 갖췄다. 경부고속도로 안성IC와 국도 38호선이 인접해 있어 수도권 접근이 편리하다. 수서-평택을 오가는 KTX 지제역이 2015년 완공되면 20분대에 서울에 접근할 수 있다.
단지 전면으로 4만5000㎡ 공원이 조성된다. 인근에 용이초교, 평택대학교 등 교육시설이 위치해 교육 여건이 뛰어나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키즈파크 등이 들어서는 신세계복합쇼핑몰이 조성될 예정이다.

▲인천 SK스카이뷰 = SK건설은 인천 남구용현학익지구 2-1블록에 ‘인천 SK스카이뷰’를 10월 중 분양한다. 총 3971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 브랜드타운이다. 지하 2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26개 동으로 이뤄진다. 이중 78%가 84㎡ 이하 중소형이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59㎡ 806가구와 84㎡ 2293가구, 96㎡ 290가구, 101㎡ 229가구, 110㎡ 156가구, 114㎡ 136가구, 127㎡ 61가구로 구성된다. 전체물량 모두 일반에 분양된다. 2-1블록은 SK건설이 땅을 가지고 시행과 시공을 책임지는 자체사업장이다.
SK건설은 “인천 SK스카이뷰는 4000가구에 육박하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올해 첫 분양단지”라며 “84㎡ 이하 중소형이 78%에 달해 높은 인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인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가 가깝고 2014년 개통 예정인 수인선 용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앞에 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학, 인천지방법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인천항만과도 가깝다.

전용 84㎡ 이하 
실수요자 선호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 삼성물산은 서울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8개 동 총 77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59㎡ 168가구, 84㎡ 377가구, 114㎡ 96가구, 임대 132가구로 구성된다. 이중 일반분양은 전용 59㎡ 74가구, 84㎡ 143가구, 114㎡ 50가구 등 총 267가구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 이하 물량이 전체 81%를 차지한다.
단지가 한강과 인접해 다양한 수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현석나들목을 통하면 걸어서 5분 만에 한강시민공원을 갈 수 있다. 조망을 최대한 살린 남동·남서향 배치로 각 동에서 한강 및 밤섬 조망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대흥역 사이에 위치해 두 역을 모두 걸어서 이용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 서강로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마포대교, 서강대교 등을 통해 도심권, 여의도, 강남권 등 업무지역으로 손쉽게 출근할 수 있다. 

▲한강센트럴자이 = GS건설은 김포시 장기동 일대에 ‘한강센트럴자이’3503가구를 10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84, 105, 116㎡ 등 세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 인근에 김포도시철도 장기역(가칭)이 2018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생길 예정이며 반경 1km내에 가현초교, 고창중, 장기고 등이 있다. 허산, 솔래공원 등이 가깝다. 이웃한 한강신도시와 김포 풍무동 상권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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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