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름값…‘흥행 보증’ 브랜드타운이 뜬다

분양 핫 트렌드

가을 분양이 절정이다. 모델하우스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시각과 함께 집값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을 분양 절정…모델하우스마다 ‘북적’
2000가구 넘는 대단지 아파트 인기몰이

브랜드타운이 대세다. 브랜드타운이란 같은 지역에 같은 브랜드의 아파트 단지가 2개 단지 이상 몰려있거나 단지규모가 2000가구가 넘는 곳을 말한다. 부동산 즐겨찾기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브랜드타운은 지역 대표 아파트, 즉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평형이 골고루 배치돼 수요가 꾸준한데다 시세도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요즘과 같은 불황기일수록 브랜드타운으로 내집마련을 노려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음은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타운이다.

집값 하락 위험 
상대적으로 낮아

▲위례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10월 높은 관심과 인기가 검증된 위례신도시에서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와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 2개 단지 1659세대를 분양한다. 지난 2일 복정역 인근 견본주택에서 동시 공개됐다. 대우건설은 이번 위례신도시 분양을 통해 지난해 분양한 송파 푸르지오(위례신도시 A1-7블록, 549세대)를 포함, 총 2208세대로 위례신도시 최대의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위례신도시는 강남과 가장 맞닿아 있어 모든 생활 프리미엄을 같이 누릴 수 있는 강남권 대체신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송파대로·서울외곽순환도로·탄천로 등의 광역 도로망이 가깝고,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마천역·우남역(신설)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췄다.
특히 서울 경전철 사업이 재추진되며 위례신도시 노선이 추가됨에 따라 강남권과 대중교통 접근성이 더욱 향상되어 분양 열기가 고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정법조타운(예정), KTX 수서 역세권 개발(예정) 등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위례신도시엔 중심상업지구인 ‘트랜짓몰’이 조성돼 기본적인 생활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고, 인근 롯데월드·롯데마트·이마트·가락시장·가든파이브·삼성서울병원·현대아산병원 등 기존에 있던 다양한 생활편의시설과도 가깝다. 위례신도시 내에 19개의 초·중·고교가 신설될 예정으로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위례신도시는 풍부한 녹지공간에 창곡천과 장지천이 흐르는 친환경 신도시로 꾸며지고 있다. 청량산과 탄천을 연결하는 생태공원과 4.4km의 친환경 순환 산책로가 조성돼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

▲상도엠코 애스톤파크 = 현대엠코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상도엠코 애스톤파크’를 특별 분양한다. 지하 5층, 지상 12?20층 16개 동 88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59·84·120㎡형으로 구성됐다. 현대엠코는 계약금 정액제를 도입했다. 59㎡형과 84㎡형은 2000만원, 120㎡형은 3000만원이 적용된다. 120㎡형엔 시스템 에어컨을 무상으로 설치해 준다. 여기에 중도금 이자후불제와 계약조건 보장제도 제공한다. 
이번 분양 물량은 지난 8월 입주가 시작된 882가구 중 조합분 일부 가구다. 현대엠코가 2010년 10월 전 가구를 분양한 ‘상도 엠코타운’(1559가구)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두 단지를 합치면 전체 2441가구에 달하는 현대엠코 브랜드타운이 된다. 현대엠코는 “두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면 2441가구의 대규모 ‘엠코타운’이 조성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엠코는 주택시장 트렌드에 맞춰 ‘세대 구분형 평면’을 일부 적용했다. 이 평면은 아파트 공간 일부를 구분해 2세대 이상이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별도의 욕실과 주방을 설치해 세대별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다. 각 세대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만큼 직접 거주하면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 특히 ‘복층형 1층 세대’는 1세대가 2개 층을 활용함과 동시에 전용 정원과 독립 현관이 제공된다. 입주민은 높은 천정고를 통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조경면적은 전체 대지면적의 30.9%에 달한다. 단지 뒤편엔 약 26만여㎡의 근린공원이 둘러싸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지상은 공원·놀이터 및 녹지로 꾸몄고,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배치했다.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강남·용산·여의도가 인접해 있다. 남부순환도로·88올림픽대로가 가깝고,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단지 내 입점했다. 단지 내 상현초등학교는 서울형 혁신학교이고 지하철 7·9호선을 이용해 세화여중·고, 경기고, 서울대, 노량진학원가 등을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더샵 레이크시티 3차 = 포스코건설은 1118가구 규모의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876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78%를 차지한다.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동암지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2?23층 17개동에 72㎡ 122가구, 84㎡ 754가구, 99㎡ 242가구의 5개 타입 총 1118가구로 구성됐다. 

마지막 기회! 
10월 분양 집중

앞서 지난 4월 분양한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2차’, 2004년 분양한 ‘더샵 레이크사이드’를 더하면 32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이룬다. 레이크시티 2차의 경우 최고 10.95대 1, 평균 1.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올 상반기 천안·아산 지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분양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단지 바로 옆 음봉중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2016년엔 단지 인근에 월랑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이전으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단지에서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KTX 천안·아산역과 갤러리아백화점·롯데마트가 인근에 있다. 해발 294m의 연암산과 문화광장·산책로 등을 갖춘 월랑저수지가 단지 옆이다. 단지에서 연암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조성된다.
단지 주변에 업무·산업시설이 몰려 있어 배후 주거 수요가 넉넉하다는 평이다. 2만8000여명이 근무하는 세계 최대 LCD관련 산업단지인 삼성디스플레이시티(460만㎡)가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시티 2단지(210만㎡)가 2015년 완공되면 상주 인구만 8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도 가깝다. 

지역 랜드마크로 불황기에도 수요 꾸준
고른 평형에 시세 안정…내집마련 기회

포스코건설은 “단지 인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시설의 근로자가 많아 주거 수요는 꾸준하다”며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은 젊은 층으로 대단지 브랜드 타운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 금호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 평택현촌 도시개발사업지구 4-1블록, 15-1블록 일대에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을 분양하고 있다. 2009년 서울 한남동 ‘한남 더 힐’ 분양 이후 5년 만에 첫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다.
전용 67?113㎡ 총 2215가구로, 평택지역에 단일브랜드 최대 규모다. 30개 동 2개 단지로 구성된다. 1단지는 지하 1층?지상 23층 21개 동에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67?84㎡ 중소형이 1591가구다. 2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9개 동에 전용 84?113㎡ 624가구로 구성됐다.
전 가구 남향 위주로 배치해 일조권이 뛰어나다. 4Bay, 알파룸 등을 적용한 신평면 설계가 특징. 단지 전면으로 소사벌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조망감이 뛰어 나다. 
평택지역은 삼성 고덕단지, LG 디지털파크, 신세계 복합쇼핑몰 및 미군부대 이전, KTX 평택역 신설 등 여러 가지 개발호재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곳이다. 현촌지구는 인근 용이지구와 더불어 용죽지구 신흥지구 소사지구 등 개발이 완료되면 1만4000여 가구가 입주해 평택을 대표하는 고급 신흥 주거타운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금호건설은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은 평택에서 2000가구가 넘는 최초 단지”라며 “평택 현촌, 용이 등과 어우러진 신흥 주거단지로 신세계 복합타운과 삼성 LG 등 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택지역 단일 브랜드 최대 규모 단지에 걸맞게 평택 최대 규모 커뮤니티 시설(약 6280㎡)도 선보인다. 평택시 최초로 사우나 시설과 함께 호텔식 게스트룸이 조성된다. 골프연습장, 다목적룸, 대형 독서실, 탁구장, 멀티미디어실, 스튜디오, 코인세탁실, 키즈카페, 휘트니스센터, 커뮤니티파크 등도 갖췄다. 경부고속도로 안성IC와 국도 38호선이 인접해 있어 수도권 접근이 편리하다. 수서-평택을 오가는 KTX 지제역이 2015년 완공되면 20분대에 서울에 접근할 수 있다.
단지 전면으로 4만5000㎡ 공원이 조성된다. 인근에 용이초교, 평택대학교 등 교육시설이 위치해 교육 여건이 뛰어나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키즈파크 등이 들어서는 신세계복합쇼핑몰이 조성될 예정이다.

▲인천 SK스카이뷰 = SK건설은 인천 남구용현학익지구 2-1블록에 ‘인천 SK스카이뷰’를 10월 중 분양한다. 총 3971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 브랜드타운이다. 지하 2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26개 동으로 이뤄진다. 이중 78%가 84㎡ 이하 중소형이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59㎡ 806가구와 84㎡ 2293가구, 96㎡ 290가구, 101㎡ 229가구, 110㎡ 156가구, 114㎡ 136가구, 127㎡ 61가구로 구성된다. 전체물량 모두 일반에 분양된다. 2-1블록은 SK건설이 땅을 가지고 시행과 시공을 책임지는 자체사업장이다.
SK건설은 “인천 SK스카이뷰는 4000가구에 육박하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올해 첫 분양단지”라며 “84㎡ 이하 중소형이 78%에 달해 높은 인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인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가 가깝고 2014년 개통 예정인 수인선 용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앞에 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학, 인천지방법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인천항만과도 가깝다.

전용 84㎡ 이하 
실수요자 선호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 삼성물산은 서울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8개 동 총 77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59㎡ 168가구, 84㎡ 377가구, 114㎡ 96가구, 임대 132가구로 구성된다. 이중 일반분양은 전용 59㎡ 74가구, 84㎡ 143가구, 114㎡ 50가구 등 총 267가구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 이하 물량이 전체 81%를 차지한다.
단지가 한강과 인접해 다양한 수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현석나들목을 통하면 걸어서 5분 만에 한강시민공원을 갈 수 있다. 조망을 최대한 살린 남동·남서향 배치로 각 동에서 한강 및 밤섬 조망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대흥역 사이에 위치해 두 역을 모두 걸어서 이용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 서강로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마포대교, 서강대교 등을 통해 도심권, 여의도, 강남권 등 업무지역으로 손쉽게 출근할 수 있다. 

▲한강센트럴자이 = GS건설은 김포시 장기동 일대에 ‘한강센트럴자이’3503가구를 10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84, 105, 116㎡ 등 세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 인근에 김포도시철도 장기역(가칭)이 2018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생길 예정이며 반경 1km내에 가현초교, 고창중, 장기고 등이 있다. 허산, 솔래공원 등이 가깝다. 이웃한 한강신도시와 김포 풍무동 상권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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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