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유혹하는 아파트 떨이 세일

막 오른 가을 분양대전

가을 분양대전의 막이 올랐다.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건설사들은 ‘필승’결의를 다지고 있다. 전국에 분양 물량을 속속 선보이며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9?11월 전국서 89개 단지 7만775가구
44개 단지 3만7544가구 수도권에 집중

본격적인 이사철이다. 올 가을 분양대전의 막이 올랐다.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앞 다퉈 아파트 분양 물량을 쏟아낼 태세다. 건설사들은 8·28 대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늘어난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다.

건설사 필승 결의 대거 쏟아낼 태세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89개 단지에 7만775가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44개 단지에 3만7544가구가 분양된다. 5대 광역시는 22개 단지에 1만5849가구, 지방은 23개 단지에 1만7382가구가 공급된다.
월별로는 9월이 42개 단지에서 4만1657가구가 분양 예정으로 가장 많다. 10월은 30개 단지에 1만8875가구가 공급된다. 11월엔 17개 단지에 1만243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다음은 주요 건설사들이 선보이는 단지들이다.


▲역삼자이 = GS건설은 서울 강남 노른자위에서 신규 물량 공급에 나선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6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인 ‘역삼자이’다. 지하 3층?지상 최대 31층 3개동 408가구 규모로 공급되는 역삼자이는 59㎡ 104가구, 84㎡ 156가구, 114㎡ 148가구 등 총 408가구 규모다. 이중 114㎡ 8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아파트 3개동 및 근린시설로 구성된 역삼자이는 100% 지하주차 및 전체 동 필로티 설계를 적용한다. 단지 내 내 576㎡ 규모의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쾌적한 단지가 될 전망이다. 역삼동 일대는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분당선 한티역 구간의 도성초 사거리를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재건축이 이뤄져 왔다. 역삼자이는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강남구 역삼동에 GS건설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이’아파트이자, 역삼동 일대 마지막 재건축 단지다.
GS건설 분양관계자는 “8·28 부동산 대책을 계기로 내집 마련을 계획하는 실수요 고객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이번 부동산 시장 회복 분위기에 맞춰 아파트 분양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모델하우스, 인허가 등 모든 일정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청수 꿈에그린 = 한화건설은 천안시 동남부권의 신흥 주거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는 청수지구에 ‘천안 청수 꿈에그린’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에서 지상 26층 높이의 7개동에 86㎡(이하 전용면적) 416가구, 88㎡ 24가구, 90㎡ 28가구 등 모두 468가구로 이뤄진 단지다. 입주는 2015년 하반기 예정이다. 
청수지구는 공공기관과 각종 업무시설이 입주하는 종합행정타운으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다. 종합 행정타운으로 조성이 되는 만큼 교통 여건도 편리하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접근이 용이하고, KTX 천안아산역과 서울 지하철 1호선 천안역이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한화건설은 이 단지에 천안 최초로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도입해 무인 교통관리 서비스, 원격 검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입주민의 주거 편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친환경 요소도 주목할 만하다. 청수지구는 호수공원과 천안삼거리 공원 등 녹지가 전체 부지의 27.4%로 조성돼 도심 속에서도 자연 친화적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단지 내 체험형 쉼터와 놀이터 2개소, 복합 운동공간, 테마 휴게공간 등도 마련된다. 교육과 육아에 관심이 가구를 위해 맘스 카페, 테마 놀이터, 보육시설, 경로당, 피트니스가든 등이 들어서는 별도의 건물도 조성된다.


▲아산 더샵 3차 = 포스코건설은 9월 중 1118가구 규모의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아파트를 공급한다.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동암지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2?23층 17개동에 72㎡ 122가구, 84㎡ 754가구, 99㎡ 242가구의 5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876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78%를 차지한다.
단지 바로 옆 음봉중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2016년엔 단지 인근에 월랑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이전으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단지에서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또 천안·탕정산업단지가 위치하며, 단지 맞은편 탕정면에는 세계 최대 LCD 관련 산업단지인 삼성디스플레이시티가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분양한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2차’와 2004년 공급된 ‘더샵 레이크사이드’와 함께 총 3202가구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완성하게 된다. 레이크시티 2차의 경우 최고 10.95대 1, 평균 1.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올 상반기 천안·아산 지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분양 단지로 평가 받고 있다.

8·28 대책 효과 기대감 ‘업’ 
당초 계획보다 공급물량 늘려

9월에 가장 많아 대세는 중·소형


▲호계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9월 중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555-13번지 일원의 옛 LS전선 공장 부지에 들어서는 ‘안양 호계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안양 호계 푸르지오는 총 410가구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201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상 18층 아파트 총 8개동에 59㎡ 225가구, 74㎡ 76가구, 79㎡ 2가구, 84㎡ 105가구, 84㎡ 펜트하우스 2가구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으로만 이뤄진 단지다. 일반분양하는 201가구는 59㎡ 65가구와 74㎡ 38가구, 84㎡ 98가구로 구성됐다.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금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금정역이 수도권 광역급행열차(GTX) 정차 예정지로 선정돼 향후 트리플 역세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또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와 서울외곽순환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석수IC, 평촌 IC 등을 이용해 경기도 내·외곽 지역과 과천·분당·강남 등 강남권으로 진입이 쉬운 입지 특성을 갖췄다. 
단지에서 도보 통학이 가능한 거리에 호원초등학교와 호계중학교가 위치해 있고, 평촌고·백영고·동안고·부흥고 등이 명문 학교가 학군 내에 있다. 홈플러스가 도보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있고, 안양시청·청소년문화관·만안경찰서 등이 가깝다. 시행사 마진이 포함되지 않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만큼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송파 힐스테이트 = 현대건설은 11월 위례신도시 내 송파지구에 주상복합 송파 힐스테이트 490가구를 분양한다. 위례신도시 C1-1 블록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9층 8개동 총 490가구 규모로, 전 평형이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가구가 맞통풍이 가능한 판상형 평면으로 구성돼 주상복합 아파트의 고급스러움에 생활의 편리함까지 더할 계획이다. 전 세대 남향 배치로 쾌적한 주거 환경을 자랑한다. 외관 디자인 특화 설계 등으로 입주민들에게 주거 만족도와 자부심을 한층 높여줄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대형 차량 및 초보운전자를 배려해 기존 단지들보다 더욱 넓어진 ‘확장형 주차공간’을 설계했다. 사람 중심의 보행 네트워크인 휴먼링(4.4㎞ 친환경 보행 네트워크) 내에 위치해 산책·조깅·자전거 등의 여가생활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에 속한 송파 힐스테이트는 생활편의성은 물론 교통접근성이 우수하다. 단지 인근으로 마천뉴타운을 비롯해 장지 택지개발지구, 문정법조타운, 동남권유통단지 등 대규모 개발계획지구가 인접해 있다.
지하철 8호선·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과 5호선 거여역이 위치해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송파 IC와 인접해 있고, 분당수서간 도시화고속도로·동부간선도로·성남대로 등을 이용 가능하다.

▲신동탄 SK뷰 = SK건설은 경기 화성시 반월동의 ‘신동탄 SK뷰 파크’ 잔여 가구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 지상 15?25층의 25개동 규모로 59㎡ 349가구, 84㎡ 1214가구, 101㎡ 306가구, 115㎡ 98가구 등 총 1967가구로 구성됐다. 전체 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가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 85㎡ 미만의 중소형 주택으로 설계됐다. 3.3㎡당 분양가가 평균 888만원으로 모든 세대가 4·1 부동산 대책에 따른 5년간 양도세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지 중앙에 연면적 5000㎡에 이르는 대규모 커뮤니티 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자연채광 수영장과 어린이전용 운동기구를 갖춘 피트니스센터 등이 들어선다. 특히 최대 140여명의 어린이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시립 어린이집이 설립된다. SK건설은 커뮤니티 센터에도 스터디룸·방음레슨실 등이 복층으로 구성된 도서관과 영어 도서관을 건립, 자녀교육에 특화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위례 엠코타운 = 현대엠코는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 A3-7블록에서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를 공급 중이다. 지하 2층, 지상 15?24층 13개동 규모 전용면적 95?101㎡로 총 970가구가 공급된다. 분양가는 3.3㎡당 1680만원 선이다. 
분양 관계자는 “인근지역인 송파구의 3.3㎡당 평균시세가 2100만원, 판교는 2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분양가”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중에서도 중심부에 입지해 신도시의 기반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위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문화·예술·쇼핑콘텐츠의 중심지 ‘트랜짓 몰’이 인접해 있다. 가든파이브, 롯데백화점 잠실점, 이마트, 가락시장 등 기존 편의시설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송파대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탄천로 등이 가깝고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마천역, 신설역인 우남역을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단지 북측으로는 초·중·고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연산 서희스타힐스 = 서희건설이 시공 예정인 연산 서희스타힐스는 638세대 75.87㎡, 84.75㎡, 84.98㎡의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지하철 1·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이 도보거리에 있다. 연산교차로가 인접해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에 부산시청, 연산병원, 홈플러스 등이 자리하고 있는 복합행정타운과 최고 상권을 누릴 수 있는 중심에 위치해 있다. 또 배산과 바로 연결되는 단지 내 산책로는 배산을 내 집 정원처럼 누릴 수 있어 에코 힐링 아파트로의 장점도 갖추고 있다. 

‘사통팔달’기본 첨단 시설 자랑

인근에 국민체육센터, 휘트니스 센터, 수영장 등도 있어 문화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연동초교·연산중학교가 있고, 인근에 연제 중·고교와 부산외고 등이 있어 자녀교육에 탁월한 학군을 자랑한다. 
연산 서희스타힐스는 3.3㎡당 620만원대부터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가 수준이다. 가격이 낮아질 수 있었던 것은 요즘 뜨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일반 주택사업과는 달리 집을 지으려는 세대주들이 모여 조합을 결성해 조합이 사업 주체가 된다. 직접 땅을 사서 짓기 때문에 땅값을 PF로 충당해 추가되는 금융비용만큼 공급가격이 올라가는 일반 아파트보다 공급가격의 거품이 빠지고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 요즘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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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