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싸가지' 걸그룹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7.23 09: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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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컸다고…초심 잃었나

[일요시사=사회팀] 백화점 안내원과 스튜어디스, 걸그룹 연예인의 공통점은? 바로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통념은 종종 크고 작은 논란을 야기한다. 특히 많은 부와 명성을 거머쥔 젊은 여자 연예인의 경우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미디어에 노출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요구 받는다.



지난 16일, 걸그룹 씨스타의 효린은 이른바 '정색논란'에 휩싸였다. 서울 강남에서 열린 팬 사인회 현장을 녹화한 동영상이 화근이었다.

팬들이 보고 있다

동영상 속 효린은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린 팬들에게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그들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비교적 성의 있게 팬들을 대한 다른 멤버들과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논란을 부추긴 건 효린의 육성 해명.

그는 "차에서 자다 나와 아까는 멘붕이었다"며 "기분이 안 좋았던 건 아니니까 걱정은 하지 마시고요"라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어 "어떻게 사람이 365일, 24시간 웃기만 하겠어요. 그러니까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표정이 없었던 걸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효린의 의도와 달리 이 영상이 온라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그의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닉네임 사랑***은 "솔직히 말해 연예인도 사람인지라 매일 웃을 수 없는 건 인정하지만 지금의 인기에 감사하는 그런 고마움이 효린에겐 없는 것 같다"며 "얼마 전까지 너희가 무명이었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닉네임 아우디**도 "이제 좀 컸다고 초심을 잃었나보네"라며 "스타가 될수록 겸손해야 하는데 스타병에 걸린 것 같다"고 효린을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효린은 시스타 공식 트위터(@sistarsistar)를 통해 "팬 사인회 일로 의도치 않게 실망스럽게 해드린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합니다. 실제로 팬 여러분들과 함께했던 그 자리는 저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팬 분들과 허물없이 지내면서 말한 행동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자 닉네임 브*는 "사과했다고 팬들은 또 감싸주겠지"라며 "저런 행동은 솔직한 게 아니라 기본자세가 안 돼 있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보는 눈들로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프로의식과 팬들에 대한 예의가 더 필요했다"는 설명이었다.

논란의 시작은 효린의 태도였지만 문제가 확대된 건 역시 말의 힘이 컸다. 최근 걸그룹 멤버 중에선 부적절한 말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3일 걸그룹 f(x) 멤버 설리는 한 방송에서 중국어로 욕설을 내뱉었다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같은 날 방영된 SBS <런닝맨> 녹화분에서 '2013 아시안 드림컵' 경기를 관람하던 중 "차xxx"라고 말해 팬들을 경악시켰다. "차xxx"는 중국 현지에서 상대를 모욕할 때 사용하는 심한 욕설이다.

설리의 욕설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그러자 SBS 제작진 측은 지난 16일 "편집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해명을 내놨다. 설리의 욕설을 사전에 편집하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란 설명. 하지만 한 번 불붙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더불어 욕설을 한 설리가 해당 말의 뜻을 전혀 몰랐고, 단순히 따라한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이자 네티즌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효린·설리 등 걸그룹 태도·발언 도마
"연예인도 사람" vs "인성이 어디가나"???


닉네임 허**는 "난 설리가 의미를 모르고 썼건 알고 썼건 간에 공적인 방송에서 그런 말을 한 자체로 사과를 해야 맞다고 본다"며 "제작진이 해명하기 바쁘고 당사자는 아무 말 없는 그런 태도가 더 문제가 아니겠느냐"고 일침을 놨다.

닉네임 ryk*****도 "차xxx, 이거 중국에서도 꽤 센 욕인데 설리가 몰랐을 리는 없고…. 공인으로서 실수 했으면 제대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거들었다.

몇몇 네티즌들은 '충격' '소름' 등의 단어를 써가며 설리의 욕설 동영상을 편집해 공유했다. 그러나 설리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동영상 전체 맥락 상 설리가 타인을 향해 욕설을 한 건 아니었기 때문.

닉네임 Lei***는 "카메라가 꺼진 상황에서 누가 설리한테 중국어 욕이 뭐가 있냐고 물어봤어. 그래서 이런 게(차xxx) 있다고 (설리가) 대답했더니 마치 (설리가) 대놓고 누군가를 욕한 것처럼 몰아가는 꼴이 뭐냐"고 동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설리가 사실과 다른 부분 때문에 괜한 욕을 먹고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닉네임 zzimk*****는 "방송에 나온 이미지는 전부 가식인 거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있냐"면서 "일부 연예인들 싸가지 없다는 거 웬만한 팬들은 다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께 설리가 소속된 f(x)를 촬영했던 한 광고업계 종사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빅토리아, 루나만 호감. 크리스탈, 설리 비위맞추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글을 올려 순탄치 않았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자신의 미니홈피에 f(x) 사진을 올리며 "설리, 크리스탈은 애들이 기본조차 안 돼 있고, 빅토리아는 실물이 훨씬 예뻤으며 루나는 역시나 싹싹하고 가장 예뻤다"고 적어 걸그룹 인성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세간의 평가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게 연예인이라 남모를 고충도 있겠지만 평소 발언과 태도에 더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게 업계의 중평이다.

프로의식 어디갔나

앞서 걸그룹 티아라는 '화영 왕따 사건'을 통해 많은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동료 멤버를 향한 성숙하지 못한 발언과 태도가 거듭 드러나면서 '해체론'까지 고개를 들었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도 마찬가지. 지난 5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무심코 던졌던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는 말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트위터 아이디 @ji_e***는 "아이돌에게 인성까지 바라는 건 아직 젊은 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닐까"라며 일련의 논란에 대해 씁쓸함을 전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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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