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텐트 메고 떠난다…걸어서 10분 집앞으로!

캠핑족 위한 아파트 어디?

캠핑시즌이다. 오는 휴가철도 역시 대세는 캠핑. 건설사들이 캠핑 열풍에 맞춰 캠핑장 주변에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아예 캠핑장을 갖춘 단지도 선보이고 있다.




캠핑을 즐기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캠핑족’.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2011년 100만 명을 넘긴 국내 캠핑 인구는 올해 2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을 줄 모르는 레저 열풍과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 때문에 캠핑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캠핑용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800억원 규모였던 캠핑용품 시장은 올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캠핑의 매력에 푹 빠져들자 아웃도어·레저용품 업체들과 자동차 업체들은 물을 만났다.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오토캠핑장과 캠핑파크 등 캠핑장을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캠핑장 인근 ‘힐링 단지’ 잇달아 분양
천혜의 자연환경 언제든 즐길 수 있어

건설사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캠핑장은 꽉꽉 찬다. 예약이 어려울 정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건설사들은 캠핑장 주변 아파트로 ‘손님’을 끌고 있다. 마음 놓고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캠핑장 주변에 들어서는 ‘힐링 단지’들이다.


삼송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A9블록에 ‘삼송 호반베르디움’을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서삼릉 야영장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게 특징이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있는 서삼릉 야영장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캠핑장으로 약 20동 규모로 운영된다. 오래 자란 나무들이 많아 캠핑장 전체적으로 그늘이 많은 편이다. 원래 청소년야영장으로 운영되는 곳으로 TV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촬영지로 유명해졌다. 텐트 1동 1박 이용료(4인 기준)는 2만5000원. 타프를 치면 5000원이 추가된다.

삼송 호반베르디움는 총 353가구(전용면적 84~109㎡) 규모로 구성됐다. 전용 84㎡는 계약이 완료됐고, 현재 109㎡ 잔여물량이 남은 상태다. 단지와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이용해 2개 정거장만 이동하면 은평뉴타운이 위치해 사실상 서울 생활권과 다름없다. 삼송택지개발지구는 서울시청에서 14㎞ 정도 떨어져 있다. 서울 서북부(은평뉴타운)와 일산신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통일로 등이 이용 가능해 뛰어난 서울 도심 접근성을 갖고 있다. 

수지 신봉센트레빌 = 경기 용인시 신봉도시개발지구 5·6블록에 분양 중인 ‘수지 신봉센트레빌’은 시메온농원캠핑장이 차로 12분 거리에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 있는 시메온농원캠핑장은 50개 사이트와 6개 계수대, 거품식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췄다. 평일 1박은 2만1000원, 주말(공휴일)은 2만6000원이다. 어린이 전용 수영장이 있어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149㎡ 총 940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회사보유분 149㎡ 잔여물량을 분양 중이다. 이 면적은 할인 받으면 5억원 대에 매입이 가능하다. 용인 부촌에 해당되는 신봉센트레빌은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서수지IC와 인접해 있고 신분당선 연장으로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다. 단지 40%가 녹지로 이루어져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뛰어난 조경시설과 커뮤니티 시설로 매경 ‘살기 좋은 아파트’ 우수상을 수상했고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광교 참누리 = 울트라건설이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A31블록에서 분양하는 ‘광교 참누리’는 광교호수공원 캠핑장이 걸어서 25분 거리에 위치한다. 기존 원천저수지 및 신대저수지 일대에 조성된 광교호수공원의 사업비 총 1160억원, 약 202만㎡의 면적으로 일산호수공원의 2배 규모를 자랑한다. 2010년 6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 3월 개장했다. 
공원엔 가족단위 휴양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가족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가족캠핑장은 오토캠핑 26면, 캐러반 7면 등 총 33면의 2만2000㎡ 규모다. 캠핑장엔 피크닉장, 초화원, 완충녹지 등이 있다. 면적 408㎡, 지상 1층 규모의 부속건물에 식기세척장, 화장실, 샤워시설 등도 마련했다.
광교 참누리는 전용 59㎡, 총 356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2, 3단지 잔여물량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59㎡로만 설계돼 광교신도시 내에서 소형 아파트로 공급된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가 차로 5분 내면 진입이 가능하다.


계양 센트레빌 = 인천 계양구 귤현동 ‘계양 센트레빌’은 걸어서 10분만 가면 두리생태공원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 아라뱃길에 있는 두리생태공원 오토캠핑장은 총 53개 사이트를 칠 수 있다. 탁 트인 공간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두리생태공원엔 물꽃광장, 버드나무습지대, 야생초화원, 은행나무산책길 등이 조성돼 있다.


계양 센트레빌은 1425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 2층~지상 15층에 전용면적 84~145㎡의 다양한 면적으로 구성됐다. 
1단지 715가구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2·3단지 710가구는 7월 입주 예정이다. 1단지는 분양이 완료됐고, 2·3단지에 잔여물량이 남아 있다. 공항철도 및 인천 지하철 1호선 더블 역세권으로 계양역과 귤현역이 인접해 있다. 노오지JC, 계양IC, 서운JC가 인접해 있어 서울역은 25분대, 강남까지는 30분대에 진입 가능하다. 인근 경인 아라뱃길이 완전 개통됨에 따라 조망과 운동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자전거 전용 주민 커뮤니티공간인 바이크스테이션과 가구당 2대꼴인 2700대 규모의 실내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강동역 신동아파밀리에 =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분양 중인 ‘강동역 신동아파밀리에’는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이 차로 10분 내 위치에 있다. 강동구가 운영하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둔촌동 일자산자연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4인용 텐트 48개 동이 설치돼 있는 가족캠핑장과 8개 동 오토캠핑장을 갖췄다. 입장료는 2만원(4인 기준 오토캠핑장 2만1000원). 텐트와 매트리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그릴 등 야영장비는 대여가 가능하다. 구는 숲 이야기가 있는 그린웨이 걷기, 일자산 야간 숲길여행 체험, 굿바이 아토피 숲체험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동역 신동아파밀리에는 지하철 5호선이 단지 지하로 연결되는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다. 지하 4층~지상 최고 41층 3개 동으로, 전용면적 94~107㎡ 총 230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2개 동과 상업·업무시설 1개 동으로 구성된다. 지상 20층짜리 상업·업무시설에는 상가와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예정. 주거시설 1층에 필로티를 마련했다.단지에서 지하로 연결된 지하철 5호선 강동역을 통해 광화문, 종로, 여의도 등은 물론 한 정거장 지나 8호선 천호역을 이용하면 잠실, 강남 등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올림픽대로, 천호대교 등이 가까워 서울 도심이나 외곽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현재 선착순에 한해 동·호수를 지정, 계약하고 있다.  

동탄 이지더원 = 캠핑족을 위한 단지도 눈에 띈다. EG건설은 동탄2신도시 A9블록에 총 642가구 규모의 ‘동탄 이지더원’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12개 동, 총 642가구다. 전용면적은 59㎡와 84㎡로 구성된다.
이 단지의 특징은 친환경 웰빙단지란 점이다. 무봉산과 근린공원, 신갈저수지를 잇는 자연 인프라와 함께 길-마당-마루-언덕-동산의 단지 내 1.5㎞ 에코그린웨이 등과 가깝다. 단지에는 툇마루 등 전통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조경이 꾸며진다.
특히 각 가구별로 지하에 약 3㎡의 스토리지(입주자 전용창고)를 제공한다. 실내에서 보관하기 어려운 부피가 큰 4계절 용품, 스키, 스노보드, 캠핑장비 등 레저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레저용품을 차에서 굳이 세대 안으로 들여올 필요 없다.

송도 더샵 마스터뷰 =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 F21·22·23-1블록에서 공급하는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골프장과 서해 조망권을 앞세워 단지 곳곳 조경을 골프코스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페어웨이를 연상시키는 잔디광장, 자연속 동화를 테마로 한 어린이 놀이터, 골프코스의 호수를 닮은 야외 어린이 풀장 등으로 구성했다. 
중앙은 오픈 스페이스로 만들어 높은 녹지율로 개방감과 리조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텃밭과 캠핑 체험존을 마련해 어른에게는 휴식과 전원생활의 기쁨을, 아이들에게는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힐링’트렌드를 반영해 단지 내에 다양한 콘셉트의 정원도 들어선다. 무려 12개의 정원을 만들어 각 블록별로 가로수길의 테마 식재인 단풍나무, 참나무, 메타세콰이어 등을 조성했다. 각각의 정원들은 고유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 폭넓은 휴식의 경험을 제공한다.
더샵 마스터뷰는 전용 72~196㎡ 총 1861가구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72196㎡의 8개 타입으로 나뉜다. 국제업무지구(IBD)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 단지이다.


해운대 우림필유 =부산엔 캠핑장이 딸린 아파트가 처음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아파트는 회사 소유의 자연녹지도 입주민 전용 공간으로 무상 제공한다.
금광건설은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우림필유’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송정동 주공아파트 인근 2만1800㎡ 용지에 건립되는 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26층 5개 동 규모. 전용면적 59㎡형 282가구와 74㎡형 54가구, 84㎡형 71가구 등 모두 407가구로 구성된다. 단지 내 조경면적 일부를 친환경 텃밭으로 꾸밀 예정이다.

특히 눈길이 쏠리는 곳은 캠핑장. 입주민들이 언제든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길 수 있도록 단지 내에 텐트용 목재데크가 설치된다. 이곳은 편백나무 등이 무성한 숲으로 자연쉼터로 즐길 수 있다. 전기와 수도시설도 연결해 입주민들이 친환경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광건설은 회사 소유의 자연녹지 4157㎡를 입주민 전용 공간으로 무상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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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