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공개 직후부터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그러나 국내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해외에서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논란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여성 비하'부터 '소포모어 징크스'까지 의외의 뒷말도 적지 않다.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의 돌풍이 무섭다. 뮤직비디오 공개 4일 만에 유투브 누적 1억뷰를 돌파한 싸이는 빌보드 음원차트인 핫 100에 첫 주 12위로 랭크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차트에서 7주간 2위에 머물렀던 싸이는 이번 '젠틀맨'으로 빌보드 정상 등극을 다시 한 번 노리고 있다.
최단기 1억뷰 돌파
'젠틀맨'의 성공 이면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뮤직비디오가 있다. 제목과 반대되는 콘셉트인 이 뮤직비디오는 신사답지 않은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 주인공이 폭소를 자아낸다. 특히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을 차용, 가수 가인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선보인 싸이는 '젠틀맨' 뮤직비디오(이하 무비)에서 범상치 않은 연기 내공(?)을 뽐냈다.
장안의 화제인 이 무비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선정성을 근거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이디 @habz****는 "이번 무비는 강남스타일 그 이상"이라며 "젠틀맨의 진정한 무기는 무비 속에서 보여주는 싸이의 '똘끼'였구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아이디 @Smart******는 "젠틀맨 무비를 보면 한국에서 성공했던 것들을 모아놓은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외국인들은 처음 보는 것일 수 있어 한국적인 콘텐츠가 세계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이디 @Artist****는 "젠틀맨 무비를 직접 보니 신나고 웃긴 부분이 많아서 좋다"며 "음악성으로 딴죽 거는 분들에게는 음악의 마더·파더인 교향곡을 추천합니다"라고 '젠틀맨'을 옹호했다.
그러나 아이디 @6ty***는 "너무 시끄러운데다 같은 음만 계속 반복되는 후크송이 지루하다"며 "이 무비가 인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이어 아이디 @zizi****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듯 젠틀맨 무비에서 가장 거슬리는 건 장난으로 가장된 여성혐오"라며 "재미를 위한 연출인건 알지만 보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디 @helloge******는 "젠틀맨이 여성비하? 여자인 내가 보기에는 그냥 어린애 장난과 다름없다"며 "원래 남자가 여자한테 신사적이니까 그걸 거꾸로 해서 풍자한 것이고, 나중에는 여자인 가인이 다 복수하지 않냐"고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자 아이디 @wooss******는 "젠틀맨은 싸이의 데뷔곡인 '새'와 비슷하게 여자 탓하는 내용으로 짜여있다"며 "강남스타일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곡 구성도 평범하고, 무비마저도 성추행을 조장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myto****도 "아이들이 보고 따라 해서는 안 될 장면들이 너무 많다"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는 선정적인 무비를 그저 좋게만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아이디 @Alb***는 "강남스타일과 달리 젠틀맨은 거부감이 드는 게 있다"며 "여자만 잔뜩 나와 성적인 장난을 부각시킨 것도 있고, 중의적으로 야한 장면도 생각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이디 @jkim**은 "젠틀맨 무비는 (성적으로) 경직된 한국인들보다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싸이가 20대를 미국에서 보낸 탓인지 북미권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아메리칸파이류의 개그 코드를 영상 안에 녹여냈다"고 분석했다.
신곡 무서운 상승세…단숨에 빌보드 12위
'견인차' 뮤직비디오 두고 적잖은 뒷말도
여러 면에서 '젠틀맨'은 싸이의 전작인 '강남스타일'과 비교되고 있다. 칭찬 일색이었던 '강남스타일'과 달리 '젠틀맨'은 국내 여론의 호된 검증을 받고 있다. 미국은 점령했지만 아직 국내에서의 '젠틀맨'은 '강남스타일' 이상의 신드롬으로 이어지지 않고 않다.
이에 대해 아이디 @jinma****는 "전작의 흥행은 후속 작품의 창작을 어렵게 하는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싸이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어느 정도 이겨내고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 @Take5*****도 "싸이의 신곡이 빌보드 싱글차트 12위에 랭크된 건 대단한 일"이라며 "강남스타일의 인기까지는 못 갈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 한국말로 꾸준히 노래하는 싸이의 뚝심은 인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더했다.
아이디 @yeonwa***** 역시 "처음에는 강남스타일의 아류인가 했는데 들을수록 중독된다"면서 "현재 싸이의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아이디 @beau***는 "한국 팬들은 싸이의 젠틀맨이 강남스타일 때보다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결과만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외국 팬들은 '강남스타일보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도 꽤 선전했다는 격려를 한다"며 "이것이 문화 선진국과 우리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kile***는 "젠틀맨이 별로라거나 강남스타일과 똑같다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더 대단한 걸 바란걸까"라며 비난 여론에 '돌직구'를 날렸다.
수많은 옹호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이디 @ddol***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강남스타일 때는 곳곳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젠틀맨에서는 그런 포인트가 없었다"며 "이건 마치 데뷔작으로 뜬 영화감독이 다음 편을 블록버스터로 만들었을 때의 불편함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제2의 강남스타일
이처럼 젠틀맨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한 가운데 영화평론가 최광희는 자신의 트위터(@cinemAgora)에 촌철살인의 트윗을 남겼다. 그는 "싸이의 '젠틀맨'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지에 대한 언론의 실황 중계가 시작됐다"며 "이제 싸이는 (그냥) 가수가 아니라 김연아가 됐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