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싸이 '젠틀맨 열풍' 허실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4.26 18: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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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수록 중독" vs "볼수록 불쾌"

[일요시사=사회팀]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공개 직후부터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그러나 국내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해외에서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논란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여성 비하'부터 '소포모어 징크스'까지 의외의 뒷말도 적지 않다.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의 돌풍이 무섭다. 뮤직비디오 공개 4일 만에 유투브 누적 1억뷰를 돌파한 싸이는 빌보드 음원차트인 핫 100에 첫 주 12위로 랭크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차트에서 7주간 2위에 머물렀던 싸이는 이번 '젠틀맨'으로 빌보드 정상 등극을 다시 한 번 노리고 있다.

최단기 1억뷰 돌파

'젠틀맨'의 성공 이면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뮤직비디오가 있다. 제목과 반대되는 콘셉트인 이 뮤직비디오는 신사답지 않은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 주인공이 폭소를 자아낸다. 특히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을 차용, 가수 가인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선보인 싸이는 '젠틀맨' 뮤직비디오(이하 무비)에서 범상치 않은 연기 내공(?)을 뽐냈다.

장안의 화제인 이 무비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선정성을 근거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이디 @habz****는 "이번 무비는 강남스타일 그 이상"이라며 "젠틀맨의 진정한 무기는 무비 속에서 보여주는 싸이의 '똘끼'였구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아이디 @Smart******는 "젠틀맨 무비를 보면 한국에서 성공했던 것들을 모아놓은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외국인들은 처음 보는 것일 수 있어 한국적인 콘텐츠가 세계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이디 @Artist****는 "젠틀맨 무비를 직접 보니 신나고 웃긴 부분이 많아서 좋다"며 "음악성으로 딴죽 거는 분들에게는 음악의 마더·파더인 교향곡을 추천합니다"라고 '젠틀맨'을 옹호했다.

그러나 아이디 @6ty***는 "너무 시끄러운데다 같은 음만 계속 반복되는 후크송이 지루하다"며 "이 무비가 인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이어 아이디 @zizi****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듯 젠틀맨 무비에서 가장 거슬리는 건 장난으로 가장된 여성혐오"라며 "재미를 위한 연출인건 알지만 보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디 @helloge******는 "젠틀맨이 여성비하? 여자인 내가 보기에는 그냥 어린애 장난과 다름없다"며 "원래 남자가 여자한테 신사적이니까 그걸 거꾸로 해서 풍자한 것이고, 나중에는 여자인 가인이 다 복수하지 않냐"고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자 아이디 @wooss******는 "젠틀맨은 싸이의 데뷔곡인 '새'와 비슷하게 여자 탓하는 내용으로 짜여있다"며 "강남스타일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곡 구성도 평범하고, 무비마저도 성추행을 조장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myto****도 "아이들이 보고 따라 해서는 안 될 장면들이 너무 많다"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는 선정적인 무비를 그저 좋게만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아이디 @Alb***는 "강남스타일과 달리 젠틀맨은 거부감이 드는 게 있다"며 "여자만 잔뜩 나와 성적인 장난을 부각시킨 것도 있고, 중의적으로 야한 장면도 생각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이디 @jkim**은 "젠틀맨 무비는 (성적으로) 경직된 한국인들보다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싸이가 20대를 미국에서 보낸 탓인지 북미권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아메리칸파이류의 개그 코드를 영상 안에 녹여냈다"고 분석했다. 

신곡 무서운 상승세…단숨에 빌보드 12위
'견인차' 뮤직비디오 두고 적잖은 뒷말도

여러 면에서 '젠틀맨'은 싸이의 전작인 '강남스타일'과 비교되고 있다. 칭찬 일색이었던 '강남스타일'과 달리 '젠틀맨'은 국내 여론의 호된 검증을 받고 있다. 미국은 점령했지만 아직 국내에서의 '젠틀맨'은 '강남스타일' 이상의 신드롬으로 이어지지 않고 않다.

이에 대해 아이디 @jinma****는 "전작의 흥행은 후속 작품의 창작을 어렵게 하는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싸이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어느 정도 이겨내고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 @Take5*****도 "싸이의 신곡이 빌보드 싱글차트 12위에 랭크된 건 대단한 일"이라며 "강남스타일의 인기까지는 못 갈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 한국말로 꾸준히 노래하는 싸이의 뚝심은 인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더했다.

아이디 @yeonwa***** 역시 "처음에는 강남스타일의 아류인가 했는데 들을수록 중독된다"면서 "현재 싸이의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아이디 @beau***는 "한국 팬들은 싸이의 젠틀맨이 강남스타일 때보다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결과만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외국 팬들은 '강남스타일보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도 꽤 선전했다는 격려를 한다"며 "이것이 문화 선진국과 우리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kile***는 "젠틀맨이 별로라거나 강남스타일과 똑같다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더 대단한 걸 바란걸까"라며 비난 여론에 '돌직구'를 날렸다.

수많은 옹호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이디 @ddol***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강남스타일 때는 곳곳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젠틀맨에서는 그런 포인트가 없었다"며 "이건 마치 데뷔작으로 뜬 영화감독이 다음 편을 블록버스터로 만들었을 때의 불편함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제2의 강남스타일

이처럼 젠틀맨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한 가운데 영화평론가 최광희는 자신의 트위터(@cinemAgora)에 촌철살인의 트윗을 남겼다. 그는 "싸이의 '젠틀맨'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지에 대한 언론의 실황 중계가 시작됐다"며 "이제 싸이는 (그냥) 가수가 아니라 김연아가 됐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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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