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등록으로 본 18대 대선후보 면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2.03 11:43:11
  • 댓글 0개

오른쪽, 왼쪽 모두 여성이 접수했다

[일요시사=정치팀] 제18대 대통령선거 주자들이 최종 확정됐다. 인원은 총 7명. 기호도 배정됐다. 이미 알고 있는 후보도 있지만, 처음 보는 인물도 있다. 예비후보 등록 당시 보이지 않았던 인물은 두 명. 모두 여자다. 이들의 직업을 보면 대통령선거 기탁금 3억원을 납부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달 26일 마감된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기록을 <일요시사>가 꼼꼼히 살펴보았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는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을 이틀 앞둔 지난달 23일 밤 전격 사퇴했다. 이건개 전 대선후보는 지난달 22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레이스 밖으로 내려왔다. 박찬종 변호사는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는 데 그쳤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기탁금 마련 어려워"

예비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박 후보와 묘한 긴장감을 유지했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본선 등록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이 장고 끝에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마음먹고 일보 후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하며 단일화 가도에 합류했다. 이로써 심 전 후보는 야권진영의 정치적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하게 됐다.

신림동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박광수 예비후보는 3억원에 달하는 기탁금 납부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이들은 각각 다른 사연과 전략으로 본선행을 포기했다. 그리고 최종 결선주자들이 출발선에 올랐다.

하지만 박 후보와 문 후보를 제외한 후보가 대통령선거에 당선될 확률은 사실상 희박하다. 여론도 '군소후보'와 '무명후보'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예상됐던 후보 중 절반이 각각 양 진영에 합류했으며, 중도로 분류되는 강지원 무소속 후보와 진보진영의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영향력도 미미하다는 평이다.

이미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기호 3번의 이 후보는 야권단일화 구도에 합류하지 못해 이대로 '정치적 미아'에 놓일 처지다.

기호 6번의 강 후보는 진작 대선 출마를 선언한 케이스다. 강 후보는 박-문 양측에서 러브콜을 받지 못했지만, 한결같이 '정책선거'를 외쳐 '정치인 강지원'을 각인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기호 4번의 박종선 후보는 올해 나이 84세로 최고령 대선후보다. 그는 '현재 있는 대학의 20%를 정리한다' '한자 사용을 일상화 한다'는 등의 독특한 선거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후보가 있다. 노동계의 김소연·김순자 후보가 그들이다. 이들의 대선후보 등록으로 ‘진보좌파’의 영향력과 여권신장의 단면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이들의 등장 배경과 이들이 외치는 구호도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김소연 후보는 정리해고법 개정과 필요성에 대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대한 명확한 검증 등 7개 항을 중심으로 법 개정'의 입장을 밝혔는가 하면, '정리해고제도' 폐지를 위해 투쟁하겠다는 답변이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고졸 학력자, 대학교 청소노동자 눈길 끌어
진보운동계 영향력, 여권 신장 나타낸 대선

김순자 후보도 "정리해고에 대해 비정규직, 희망퇴직, 권고사직 등으로 밀려난 노동자들부터 즉각 현장으로 복귀시키고, 자본의 해외도피 등으로 현장 복귀가 어려울 때는 별도의 조치를 강구하겠다"라고 밝혀 구체적으로 그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기호 5번의 김소연 후보는 올해 42세다.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그는 정화여자상업고등학교를 나왔으며 직업은 노동자로 등록돼 있다. 그는 금속노조기륭전자분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김소연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미 6개월 정도 진보정치에 대한 논의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대선에 출마하게 된 것이다. 문-안 후보 모두 정치적으로만 노동문제를 거론해 직접 대선후보로 나서게 됐다. 노동계를 대변할 정치인이 없다고 판단했다. 노동정치가 무너졌다는 데 모두 공감했고, 많은 사람과 뜻을 같이했다"라고 출마 이유를 말했다.

김소연 후보는 대선 후 현장 중심의 노동적 계급정당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권단일화 합류에 대해서는 일축했으며 완주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호 7번의 김순자 후보는 올해 나이 57세로 울산이 현주소다. 그는 현재 울산과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 울산과학대 지부장을 맡고 있다. 김순자 후보는 올해 있었던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후보자로 출마한 이력이 있다.

김순자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노동조합 결성조차 못 한 노동자들이 많다. 그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돕는 것.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출마계기를 밝혔다.

"기탁금 3억원을 마련하기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순자 후보는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과연 대통령후보로 등록할 수 있을까 걱정이 참 많았다. 하지만 주위의 시민이 돈을 모아주시고, 집 담보까지 잡혀가면서 도와주시는 분도 있었다. 책임감이 크다"라고 답했다.

김순자 후보는 비정규직 철폐, 노동시간 주35시간, 최저임금제 상한선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소외계층 대변해

비록 '소수점'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들은 소외된 국민을 대변하고 있다.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는 "청소 세재와 약품을 다루는 게 가장 힘들다. 제품의 특성상 독성이 매우 강해 오랫동안 일하면 눈이 실명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보상이나 안전대책이 없어 큰 문제다"라고 토로했다.


'꼭 할 말이 있어서' 3억원의 거금을 내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유력후보들은 자세를 좀 더 낮추고 이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