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오는 26일 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일 마감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야권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연일 세간의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두 진영은 여론조사 질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적합합니까'와 '누가 경쟁력있습니까'라는 문항을 놓고 문 후보 측은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 측은 '경쟁력'을 묻는 조사에서 각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들은 안 후보보다 문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을 조사 대상에서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도 양측의 밀고 당기기가 예상된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간 줄다리기는 흡사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후보 간의 야권단일화를 연상케 한다. 당시 단일화에선 여론조사 문항과 시점 그리고 역선택 방지 등이 중요한 이슈로 작용했었다.
먼저 여론조사 문항에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이회창 후보에 대항할 후보'란 표현을, 정몽준 후보 측은 '이회창 후보에게 경쟁력 있는 후보'란 문항을 고집했었다.
결국 양측은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 후보'라는 문구에 합의한 바 있다.
10년 전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여론조사 문항과 함께 여론조사 시점 역시 야권 단일화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2년 대선 당시 직장인들의 지지층이 많았던 노 전 대통령 측은 휴일을, 주부 지지층이 두터웠던 정 후보 층은 평일 낮시간대를 선호했다. 진통 끝에 여론조사는 주말인 토요일(11월24일)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실시됐다.
아울러 박 후보 지지자들이 문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역선택 방지 여부 역시 관심거리다.
2002년 대선 당시 2개 기관을 통한 여론조사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은 월드리서치 조사에서 38.8%의 지지를 얻어 37.0%의 정 후보를 불과 1.8%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당시 이 기관이 실시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 조사 결과가 최근 2주간 지지율 평균인 30.4%보다 낮은 28.7%로 조사돼 쉬운 상대를 고르려는 성향인 역선택이 나타났다고 보고 해당 결과는 무효처리 됐다.
이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역선택을 방지하고자한 합의 내용에 따른 것이다.
반면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46.8%를 얻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유효 기준을 통과한 평균 32.1%를 넘어서며 유효한 결과로 인정돼 노 전 대통령이 제16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당시 정 후보는 42.2%의 지지를 얻어 노 전 대통령에게 오차범위(±2.13%) 를 넘어서는 4.6%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과연 문재인-안철수 후보 진영이 10년 전 교훈을 통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박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