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한광옥 새누리당 국민대통합 수석부위원장 직격인터뷰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1.13 10: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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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욕하는 건 친노인사들 뿐, 그들은 욕할 자격도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한광옥 새누리당 국민대통합 수석부위원장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동교동계 원로이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다. 그는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대를 성사시킨 대선승리의 숨은 주역이며, 지난 2002년 대선 때는 국민경선제를 최초로 도입,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그의 새누리당 행을 놓고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진 이유다. 과연 한 부위원장의 새누리당행에는 어떠한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또 다가오는 대선에 그가 미칠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일요시사>가 그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난 10월 5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거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온갖 비판이 쏟아졌다.

입당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3년 나라종금 의혹 당시 중수부장으로 자신을 구속 기소한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이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박 후보의 중재 끝에 두 사람의 갈등은 봉합되었지만 한 부위원장으로서는 억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 터. 그럼에도 그는 박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묵묵히 감내하겠다고 말한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킹메이커였던 그가 이번에도 전설을 이어 갈 수 있을까?
다음은 한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새누리당 입당과정에서 안대희 위원장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잘 봉합이 된 건가요? 현재 안 위원장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 저는 그런 일은 벌써 잊었습니다. 저는 '해불양수'라는 철학을 가지고 정치를 해 왔습니다. 바다는 어떤 물이라도 다 수용한다는 뜻으로 짠물이나 더러운 물이나 다 수용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마음을 열어놓고 정치를 해왔으며, 또 그런 소신을 관철시키기 위해 입당을 결행했습니다.

-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호남공략 선봉에 서게 됐습니다.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비책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 득표를 예상하십니까.
▲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꾸준히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이 8%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박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이번 선거의 가치로 삼고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인사 대탕평책, 그리고 호남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한 것에 대한 호남인들의 화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의 지지율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 아무리 그래도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호남이 소외될 거라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 지금까지 박 후보가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해 온 만큼 호남인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으로 믿습니다.

-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무척 바빠지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 부위원장께서 단순한 얼굴마담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현재 캠프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 제 정치인생을 되돌아보면 늘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 왔습니다. 제 정치이력에는 감투만 차지했던 경력은 없습니다. 저는 국민대통합을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했습니다. 국민대통합은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행동과 정책을 보여줄 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현재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100% 국민대통합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안대희 위원장과의 갈등은 벌써 잊어 "문제없다"
호남공략의 선봉 "대선서 20% 득표는 무난할 것"

- 만약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박근혜 정권하에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저는 지역, 이념, 계층, 세대 간의 화합을 통해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그 바탕위에서 우리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했습니다. 집권 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대통합과 남북통일을 위해 헌신하고 싶습니다.

-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했습니다. 이에 대해 평가하신다면.
▲ 이번 합당은 이념보다는 지역적으로 통합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이번 합당은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가치 있는 일입니다.

- 일각에선 박 후보의 무차별적인 끌어안기가 당내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무차별적인 끌어안기'라는 표현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지금까지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으로 나뉘어 대립하며 많은 상처를 입어왔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은 국민들의 상처를 이용해 표를 챙기려고만 할 뿐 이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박 후보는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뿐 입니다.

- 박 후보 진영이 너무 비대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박 후보가 대선승리 후 이들을 모두 기용한다면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을 것이고 이들을 버린다면 '토사구팽'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 후보는 인사문제에 대해 '대탕평책'을 약속했습니다. 인사문제와 관련해 어느 특정지역이나,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널리 골고루 등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국가의 공직을 선거의 전리품처럼 나누어주지 않겠다는 박 후보의 의지가 담긴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캠프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필요한 인재를 우선 등용하면 됩니다.  


- 정치권에서는 한 부위원장님에 대해 '통합의 메시아' 또는 '배신자'라는 극단적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는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치를 펼쳐왔다고 자부합니다.  DJP연대, 노사정 위원회 설립, 민화협 창립, 국민경선제 최초 도입 등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주위에서 저를 '통합의 메시아'라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저를 '배신자'로 평가하는 것은 주로 친노인사들인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저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 분들은 친노 패권주의에 빠져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분열주의로 인해 결국 권력을 빼앗긴 분들입니다.

- 박 후보 캠프에 몸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혹 자신을 내친 친노계에 대한 복수 아닌가요.
▲ 정치는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지 개인의 '한풀이'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친노세력의 전횡에 대해서는 역사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지역, 이념, 세대, 계층 간의 갈등과 반목을 넘어 국민대통합을 이룬 바탕위에서 남북통일을 이루고 세계로 나아가는 일에 헌신하고자 입당했습니다.

"자리 바란 것 아니다, 필요한 인재 우선 등용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 나의 국민통합행보 기뻐하실 것"

- 어떤 점에 반해 박 후보를 돕겠다고 결심했습니까.
▲ 박 후보는 1979년 10.26 당시 아버지의 유고소식을 듣고 첫마디가 "전방은요?"라며 국가안보를 먼저 걱정했다고 합니다. 원칙이 확고하고 국가를 향한 소명의식과 침착함이 돋보이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당 전 박 후보에게 세 가지 약속을 받았습니다. 첫째는 공직인사에 대해 대탕평책을 펼칠 것, 둘째는 남북통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 것, 셋째는 국민대통합을 위해 노력해 줄 것입니다. 그것이 박 후보를 돕기로 결정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 만약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한 부위원장님의 선택을 어떻게 평가하실까요.
▲ 고 김대중 대통령의 유훈은 '용서와 화해'였습니다. 김 전 대통령께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피해자였음에도 대통령이 된 뒤에 박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을 지원했습니다. 그것은 영남권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진심으로 역사와 화해하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후보를 "영호남 화합의 적임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영호남 화합을 위해 노력하셨는데 제가 생전에 못다 이루신 국민대통합을 위해 일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할거라고 믿습니다.

- 박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 국민대통합입니다. 국민대통합의 과제는 박 후보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우리 사회는 불안하고 갈등요인이 많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한국의 갈등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4위이며, 이로 인한 낭비는 약 3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라고 합니다. 이 비용만 줄이더라도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앞당겨진다고 합니다. 박 후보가 이번 선거의 가치를 국민대통합으로 정하고 갈등해소를 위해 노력 중인 이유입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지금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향후 한 발짝도 선진강국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이 같은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대한민국이 100% 국민대통합을 이루어 남북통일을 이루고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아야 합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한광옥 수석부위원장 프로필>

▲ 제11, 13, 14, 15대 국회의원
▲ 김대중 평민당 총재 비서실장
▲ 청와대 비서실장
▲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 통일미래연구원 이사장
▲ 민주당 상임고문
▲ 정통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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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