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경찰 검찰개혁 우려, 왜?

수사 우선권 두고 잇단 충돌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대한 타 수사기관의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중수청의 ‘수사 우선권’을 두고 선거범죄 중립성과 공정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는 경찰에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행정안전부에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중수청 출범 전부터 법안에 대한 수정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은 오는 10월2일 출범한다. 보완수사권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와 경찰의 우려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직접 행정안전부에 중수청의 ‘수사 우선권’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관련 법안 수정이 반영되면 검찰개혁 속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례적
견해 전달

공수처와 경찰은 지난달 12∼26일 중수청법 제정안 입법 예고 기간 동안 소관 부처인 행안부에 각 4쪽, 7쪽 분량의 의견서를 냈다.

경찰청은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중수청에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기보다 사건 경합 시 영장을 먼저 신청한 기관에 우선권을 인정하는 것이 국민 권익 보호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형사소송법 197조의4엔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기 전 동일한 범죄 사실에 관해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신청한 경우엔 해당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을 계속 수사할 수 있다’고 돼있다.

경찰청은 중수청의 수사 범위인 ‘9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국가 보호·사이버 범죄)’를 두고는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인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를 중심으로,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수사가 필요한 범죄 유형을 일부 추가하는 게 중수청의 설립 취지에 부합할 것”이라며 ‘선거·마약·사이버 범죄’를 짚었다.

선거·마약범죄는 “전국적으로 발생하며 즉각적 대응이 필요한 특성상 현장 수사가 핵심인데, 일부 지방 거점에만 설치될 중수청이 수사하기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사이버 범죄에 대해선 “개념이 모호해 일반 국민이 중수청 직무 범위를 알기 어렵고, 향후 시행령 개정으로 범위가 무한히 확장될 우려도 있다”고 짚었다.

경찰청은 특히 “선거 관리의 주무 장관인 행안부 장관이 선거범죄 수사까지 지휘한다면 선거의 중립성·공정성 시비를 야기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중수청 법안 59조 ‘검사와의 관계’ 중 수사 개시 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통한 검사 통보 의무, 검사의 입건 요청권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수청이 공소청의 영향 아래 있게 된다면 중수청의 독립성과 수사 밀행성 약화가 우려되고, 수사 기밀이 외부에 유출될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경찰부터 문제 제기 “영장으로 판단해야”
9대 범죄 아닌 부패·경제에 집중 의견도

경찰청과 공수처는 공통적으로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한 중수청 법안 58조 2항과 3항을 문제 삼았다. 2항은 ‘다른 수사기관은 중대범죄를 인지한 즉시 중수청장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인지 통보 의무, 3항은 ‘중수청장이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해 중수청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면 해당 기관은 응해야 한다’는 수사 우선권에 대한 내용이다.

경찰청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수사기관 간 통보·이첩 등 이른바 ‘핑퐁’으로 시일이 추가로 소요되면 범죄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행안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의견서에서 “중수청은 다른 기관이 수사하던 사건을 가져간 뒤(이첩 요청), 다시 원래의 기관에 재이첩(임의적 이첩)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사건이 핑퐁 될 경우 사건 관계인의 혼란과 권익침해가 예상되는데, 중수청은 공수처보다 직무 범위가 매우 광범위해 핑퐁 되는 사건도 대폭 증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중수청이 직접 수사 여부를 검토하는 동안엔 수사가 사실상 어려워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공수처가 우려하는 방향도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수처는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수청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수사 기밀
유출 우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 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입법 예고를 통해 수렴한 의견 검토 등을 거쳐 조만간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회 제출 시기는 미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타 수사기관의 의견 표명은 단순한 권한 조정이 아니라 형사사법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성격이 짙다.

본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중심으로 시작된 검찰개혁 논의는 세 갈래가 핵심이었다.

구조 자체
재설계해야

첫째,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추가로 축소할 것인가. 둘째,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구조로 갈 것인가. 셋째, 권한 이관 이후 통제와 책임 구조를 어떻게 재정비할 것인가다. 표면적으로는 ‘권한 분산’이라는 명분이 앞선다. 그러나 실제로는 권력기관 간 권한 배분을 다시 짜는 작업이다.

수사권은 단순 행정 권한이 아니다. 범죄 혐의를 인지하고 압수수색과 체포 등 강제수사를 개시하며,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은 국가 권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행사되는 영역이다. 그 권한의 배분은 민주주의 권력구조의 문제와 직결된다. 검찰의 권한을 줄인다는 것은 곧 다른 기관의 권한을 늘린다는 의미다.

이미 한 차례 대대적 수사권 조정이 있었다. 경찰은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확보했고, 검찰은 직접수사 범위가 대폭 축소됐다. 공수처도 출범해 고위공직자 범죄를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 개편을 논의하는 배경에는 ‘구조적 미완성’이라는 인식이 자리한다.

여권에서는 검찰이 여전히 기소권과 보완수사 요구권을 통해 실질적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검찰은 “이미 상당한 권한을 이양했고, 국가 범죄 대응 체계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맞선다.

공수처는 애초 검찰개혁의 상징적 산물이었다. 고위공직자 범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일부 사건에 대해 기소권까지 행사하는 구조는 검찰 권한 분산의 핵심 장치였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 실망은 컸다. 정치적 논란과 실적 평가라는 이중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공수처는 더 많은 사건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권력형 비리 수사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줄어들면 공수처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이는 조직 위상 강화로 해석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부담이 적지 않다.

공수처도 범위 두고 ‘교통정리’ 필요 의견
보완수사권 문제 해결 안 됐는데 갈팡질팡

첫째는 인력과 전문성 문제다. 대형 경제범죄나 금융범죄, 복합적 권력형 사건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현재 조직 규모와 경험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수사관 증원과 예산 확보가 병행되지 않으면 권한 확대는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는 정치적 독립성 문제다.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기관은 항상 정치적 해석의 중심에 선다. 권한이 커질수록 외부 압력도 커진다.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제도 신뢰는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셋째는 기소권 구조다. 공수처는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갖는다. 수사·기소 완전 분리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이 구조를 어떻게 재설계할지 명확하지 않다. 자칫 사건 처리 과정에서 권한 충돌과 지연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권한 확대 이전에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단기간 내 급격한 기능 확대는 오히려 조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담을 느끼는 건 공수처만이 아니다. 경찰이 맡아야 할 경제·금융범죄, 대형 부패 사건 등 고난도 영역이 추가될 수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책임은 늘어나는데 통제 구조는 그대로”라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과 기소 통제권이 유지되는 한, 책임과 권한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완전 분리가 아니라면 이중 통제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포렌식, 국제 공조 수사, 회계 분석 등 전문 분야 역량 강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제도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 국가수사본부 체제가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대형 사건 대응 능력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개혁 논의가 감정적·정치적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으려면 결국 법리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구상은 직관적으로는 단순해 보인다. 수사는 경찰이나 독립 수사기관이 맡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한다는 구조다.

커지는
부담감

공수처와 경찰은 공식적으로는 ‘입법 사항’이라는 입장을 유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산이 복잡하다. 권한 확대는 위상 상승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실패의 책임도 커진다. 특히 대형 정치 사건에서 판단이 엇갈릴 경우 기관 신뢰는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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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